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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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강남으로 오겠다고 난리인데 세금 무섭다고 집 팔 사람이 있겠어. 집값이 아무리 안 올라도 세금낸 만큼은 오르겠지." "우리 형님은 대치동 집 팔아서 분당신도시 아파트 분양받아 들어갔다가 지금 얼마나 후회하는지 몰라. 이번에 큰 아들 결혼하는데 무조건 강남에 집부터 사야한다고 벼르더라구." 봄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던 주말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미용실. 차례를 기다리는데 옆 자리에 앉은 중년 여성들의 대화 내용이 들려왔다. 정부 대책, 강남 집값, 세금 등에 대한 의견 및 정보 교환이 한창이었다. 3.30대책 발표 후 강남 아파트 시장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강남 일반아파트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정부의 재건축 및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강남 아파트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실제로 강남권 대부분 아파트는 3.30대책 후에도 원래의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때를 놓쳐 후회하지 말고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자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런데 만약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명의도용 사태를 지켜보며 드는 생각이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명의도용 논란에 휘말렸다.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가 대규모 명의도용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룬 지 채 2달도 안돼서다. 지난 10일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누군가 네이버에서 의도적으로 회원들의 명의를 조직적으로 도용했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 게시글로 올라왔다. 이어 '자신과 자신의 가족명의가 도용됐다'는 댓글들이 터져 나왔다. 확인결과, 조직적인 명의도용이 있었다는 주장은 '억측'이었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명의도용 피해는 사실로 밝혀졌다. 이유야 어찌됐든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에서조차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 흉내를 내고 다녔다는 얘기다
프랑스, 그 중에서도 파리는 젊은 여성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유럽 도시 중 하나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들어 가보면 몽테뉴의 애비뉴 등 파리 곳곳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거리 풍경 사진들이 빼곡히 올라와 있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선진국이며 문화대국인 프랑스에 대한 기본적인 동경심과 높은 신뢰가 우리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까르푸 인수전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을 살펴보면 시각이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한국까르푸는 올해 초부터 롯데쇼핑, 신세계, 홈플러스, 이랜드 등 주요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매각의사를 타진했다. 올해 초 1차 비딩에서 몇몇 업체를 탈락시킨 까르푸는 4개 업체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아 2차 비딩에 이르게 됐다. 13일 까르푸는 우선협상대상자로 4개 업체를 다시 지정했다고 밝혔다. 2차비딩 때 치열하게 경합했던 업체들이 사실상 '꼭지점 댄스'를 춘 격이다. 결과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갔다. 이에대해 유
"올해안으로 외국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확신한다"(2005년 4월. 취임 100일 후) "상반기 내 국내 첫 외국기업 상장을 이룰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KRX)의 기업공개(IPO)도 올해 안에 완료하겠다"(2006년 1월. 취임 1주년) 이영탁 KRX이사장의 야심찬 포부다. 그러나 국내 몇 안되는 '미래예측 전문가'로 불리는 이 이사장의 예측이 번번히 빗나가고 있다. 중국·베트남 등 외국기업 상장의 경우 상반기는 커녕 하반기에도 어렵지 않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RX의 IPO문제도 재정경제부의 유보적 입장 속에서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IPO 회의론'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그러던 이 이사장이 이번에는 새로운 과제를 들고 나왔다. "올해 중 Comply or Explain(준수 또는 설명)제도의 도입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2006년 4월. 기업지배구조개선 국제 심포지엄) Comply or Explain제도란 기업지배구조의 모범규준을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황사를 씻어내리던 지난 10일 아침, 미니버스 한 대가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을 출발했다. 시화공단에 위치한 한 벤처기업에게 '초기 기술사업화펀드 투자기업 1호' 지정서 전달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배차된 차량이었다. 답답한 길 상황으로 예정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한 일행은 바로 지정서 전달식과 간단한 인삿말을 나누고 행사를 마쳤다. 그 후 벤처기업 대표의 안내로 공장 방문을 시작했다. 지금껏 취재 과정에서 봐 왔던 기존 공장 견학과는 너무나 달랐다. 야속한 표현일 지 몰라도 '볼 만한 거리'가 없었다. 첨단소재 개발업체인 이 기업은 고가의 장비를 들여놓을 여력이 되지 못해 연구실을 다른 업체들와 함께 쓰고 있었다. 또 회사의 자체 실험실은 외관상 고등학교 과학실험실의 수준을 크게 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단촐했다. 현장을 보며 끊임없는 의문이 머리속을 맴돌았다. "겉으로 볼품없는 이 기업에어떻게 산업은행이 투자를 결심할 수 있었을까?"
검찰의 현대차 수사가 저 멀리 미국 남부 조지아주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조지아주의 대표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com)은 5일자 1면 머릿기사로 "현대차 스캔들로 수년래 조지아주 경제에 최고 성공작에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12억달러를 들여 기아차 공장을 짓기로 주정부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월말 소니 퍼듀 조지아주 주지사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애틀랜타에서 자동차 공장 설립 계약서를 교환했을 때만 해도 조지아주는 기아차 공장으로 인한 고용 효과에 들떠 있었다. 기아차 공장 설립으로 이 지역에 4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대차가 비자금 및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조지아주의 떠오르는 '희망'이었던 기아차 공장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당초 정의선 기아차 사장은 26일 정몽구 회장과 함께 기아차 조지아 공장 착공식을 열기로 했으나 정의선 사장에 출국금지가
지난5일 오전 11시 서울 반포동. 기획예산처 브리핑룸이 모처럼 붐볐다. 주로 오찬간담회를 활용하던 변양균 기획처 장관이 1시간 전 브리핑을 자청한 때문이다. 이날 브리핑을 통보한 게 1시간 전인 오전 10시. 그야말로 '긴급'이었다. 하지만 소재가 정부 재정지출 통계에 관한 모 일간지 보도였던 탓에 기자들은 대부분 노트북을 놔둔채 수첩만 들고 브리핑룸으로 향했다. 변 장관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그가 쏟아낸 발언은 단순한 해명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것이었다. "국가 기본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다" "거짓통계 보도에는 악의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 "위조지폐처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뒤를 이어 기획처 고위 관리는 "범법 행위"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상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6일) 오전 변 장관이 다시 긴급 브리핑을 자청했다. 하지만 브리핑 내용은 전날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모 일간지의 통계는 틀렸고, 우리 통계가 맞다"는 게 요지였다. 해당 일간지에 공개토론회
노모를 모시고 사는 한모씨(59세·성남)는 지난달 31일 판교 33평형 주공 분양아파트 청약 접수 결과를 보고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신청 타입의 노부모 우선 공급분 5가구에 대한 접수 결과 5명이 청약, 당첨이 확실시 됐기 때문이다. 그의 청약저축 납입액은 600여만원. 한모씨는 "'판교 입성'은 꿈도 못꿨다"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기를 너무 잘했다"고 싱글벙글이다. 수도권 거주자를 상대로 한 청약에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수도권 거주 5년 무주택자(납입액 1700만원 이상)를 대상으로 청약을 접수한 결과 일반 공급은 1.09대의 1의 경쟁률을 보인데 반해 전체 공급 가구의 10%선인 노부모 우선 공급은 0.27대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공 관계자는 "1500만원 이상을 납입하고도 떨어지는 일반 청약자가 수두룩하겠지만 노부모 부양 청약자는 1100만원선에도 당첨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부모 우선 공급 대상은 청약저축을 2년 이상 부은 1순위자 가운데
휴대폰 보조금이 부분 허용된지 열흘째. 대리점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모두 "그것 밖에 안되냐"며 불만이다. 이들에게 보조금은 이동통신 회사들이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의무부담금이 정도가 됐다. 이용자 약관에 보조금 지급금액을 명시해 놓고 1년6개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가입자에게 모두 주도록 했으니 이런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보조금은 통신업체의 마케팅 수단이지 가입자의 후생을 높이기 위한 의무 부담금이 아니다. 마케팅 수단은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거둬가기 위해 뿌려두는 ‘밑밥’같은 것이다. 물론 어디에 밑밥을 뿌릴 것인지는 기업이 판단한다. 가입자 후생 차원에서 이통사의 이익을 가입자에게 환원하는 제도라면 요금인하라는 수단을 써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국가로부터 허용받은 주파수와 정부의 진입장벽을 무기로 이익을 얻었으니 요금을 내려 소비자 후생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보조금 부분허용 제도가 마케팅 수단을 소비자 편익을 위한 의무 부담금으로 바꿔 놓았다. 최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기아차,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위원장들은 기세등등했다. 4일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만난 그들은 회사측에 대해 "비상경영 방침과 과장급 이상 임금동결 선언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들은 "회사측이 불법적으로 비자금 조성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더 엄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회사 비리혐의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를 19일 양재동 본사 앞에서 갖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와 같은 내용의 선언문을 낭독한 후 기자들을 향해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노사관계가 왜 불신이 심하고, 또 노조가 왜 전투적인가에 대해 더 이상 질문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회사가 이같은 불법을 저지르면서 비상경영이라는 명목으로 노조를 억압하고 임금을 동결하려고 하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회사의 이같은 비리 때문에 단체협약 등 노사협상에서 노조가 회사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조항 신설 등을 요
"자본시장 통합법의 핵심은 IB(투자은행)나 자산관리가 아닌 금융업 간 판매력의 싸움입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누가 많이 만들어 누가 가장 많이 팔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입니다." 증권업계의 화두인 자본시장 통합법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증권맨과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정부가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겠다고 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B나 자산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내세우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고객의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본시장 통합법은 증권 및 자산운용회사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통합법은 상품개발의 포괄주 방식을 허용하고 증권과 자산운용 및 선물업의 벽을 허물도록 하고 있다. 각종 규제에 묶여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내지 못한 것은 과거의 일이 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상품을 얼마든지 만들어 자유롭게 팔 수 있
"민영화를 위해 주가를 떨어뜨려야 하는 비극적 운명의 CEO가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지난 1월18일 황영기 우리금융 회장의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 황 회장은 민영화를 앞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 LG카드를 인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은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2개월여 후. 황 회장은 결국 '비극적 운명의 CEO'가 돼야 할 판이다. 지난달 29일 최대주주인 예보와 정부는 LG카드를 무리하게 인수하지 말라는 의사를 우리금융측에 공식 전달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사실상 우리금융의 인수전 참여를 만류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반대 논리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민영화를 앞둔 금융기관의 덩치가 더 커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은 황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 2004년 3월말 7조원에서 2년이 지난 현재 15조5000억원을 넘었다. 우리금융의 시장가치를 취임기간 중 2배 이상으로 늘렸으니 황 회장은 LG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