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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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에 감염된 피로 만든 약이 또다시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정부와 제약회사들은 열처리나 화학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에이즈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장을 사용했더라도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식약청과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됐거나 오염 우려가 있는 혈액은 약품 제조에 쓰지 못하도록 정한바 있다. 문제는 예외 경우다. 약의 재료로 사용되기 전 발견되면 전량 폐기해야 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약은 계속 유통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열처리나 화학 처리를 하기 때문에 혈액 속 에이즈나 간염 바이러스가 죽는다는 것이 예외 규정의 이유다. 선진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렇게 하고 있으며 이들 혈액제제로 인해 에이즈나 간염에 걸린 사례도 아직 없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에이즈 감염 혈액제제의 안전성은 아직 학계나 법정에서 논란중이다. 학계는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도, 또
헬스기구 판매회사인 C사의 대표이사는 바이오 업체를 인수한다고 밝힌 뒤 보유지분의 60%정도를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72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C사는 지분매각 공시를 토요일에 했다. 아무도 알지 못한채 지나치기를 바랬을까? 리포팅툴 업체인 P사는 사장의 누나, 어머니, 처형 등이 주가급등을 틈타 보유 지분을 장내매각했다. 매각금액은 각각 다르지만 전체금액은 24억원 5000만원에 달한다. P사는 주가급등으로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조회공시를 요구받기도 했고 이상급등종목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무선정보단말기 생산업체인 H사의 대표이사도 보유지분 3.72%를 장매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10억원. 이밖에 금액은 작지만 미생물발효기 생산업체인 K사 부사장 역시 보유지분을 매각해 3억8700만원을 취득했다. 시설관리 용역회사인 H산업 대표이사의 친인척도 3억원에 해당하는 지분을 매각했다. 대표이사나 사장의 친인척이라고 주식을 팔 지 말라는 법은 없다. 유통주식이 적은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매각이
"한국사람의 힘, 한국증권이 보여드립니다." 1일 오전 7시부터 첫 전파를 타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협병후 첫 광고 문안이다. 광고가 나가고 2시간 뒤 한국증권은 지리한 노조파업을 끝내는 실마리를 풀어냈다. 한국증권 노사는 밤샘협상을 통해 이날 오전 9시께 극적으로 협상에 타결했다. 한투노조가 옛 동원증권과의 합병을 반대하며 파업에 들어간지 5개월만이다. 6월1일 합병후로도 3개월이 지났다. '잃어버린 시간'에 비하면 잠정합의안은 초라했다.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끌었는지 설명해주지 못했다. 300%의 성과급 지급,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프로그램 가동, 본인 희망에 따른 직무전환 등이다. 지난 7월중순 노사가 거의 합의수준에 도달했던 안과 별 차이가 없다. 어쩌면 그때 서로 더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는지 모른다. 문제는 감정적인 대응이었다. 노조는 동원을 노조를 억압하는 '악덕자본'으로 몰아부치며 새주인을 자극했고, 회사측은 이에 발끈해 협상조건을 거꾸로 되돌렸다. 노사 모두
"마치 제3세계국가가 된 것 같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의 80%가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의 한 자선병원 간호책임자가 한 말이다. 무더운 날씨에 병원의 전기가 끊기고 비상용 발전기도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 참담한 일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카트리나로 인한 인명 피해가 1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도로 침수 등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많아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수로 인해 산업화학물과 오물이 뒤섞이면서 후진국형 전염병 창궐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규모는 26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가 미국을 강타했던 때의 21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복구비용도 천문학적일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내처럴 디재스터(natural disaster)인 셈이다. 내처럴 디재스터가 이코노믹 디재스터(economic disaster)로 진화할 조짐이다. 카
"우려했던 것과 달리 1가구2주택자 수가 훨씬 적어 다행이다." 행정자치부 고위관계자가 지난 29일 '세대별 주택 보유 현황' 자료를 설명하던 도중 던진 말이다. 정부의 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뒷받침할 중요한 통계를 내놓는 데 따른 중압감이 자연스럽게 표출됐다.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대책의 하나로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을 정한 상태였지만 제대로 된 통계가 없는 탓에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행자부가 이번에 집계한 1가구2주택자는 72만2000여 가구로, 2003년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앞서 전년도 재산세 부과 자료를 근거로 산출된 158만가구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중과의 '타깃'으로 지목된 서울과 경기지역의 2주택자는 전체 가구의 1.5%에 못미치는 26만여 가구로 조사됐다. 전국 3주택 이상 보유 가구는 전체의 1%에 못미치는 16만5126가구에 불과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종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제공될 뿐 그
31일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온 나라가 뜨겁다.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와 공청회 등을 통해 얻은 내용을 토대로 마무리 손질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두 달 동안 부동산 세제 강화 및 거래 투명화, 강남 대체 미니신도시 개발, 공공택지 공영개발, 중대형 임대주택 공급 등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세금을 무겁게 매겨 거품을 거둬내는 동시에 가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다. 부동산 시장은 폭풍전야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 매도자도, 매수자도 촉각을 세우고 있을 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보유세 실효세율을 1%로 올리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먼 중산층이나 서민들까지 세금이 얼마나 오를지 몰라 불안해 하고 있다. 세금을 올리면 단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세금 강화 정책을 놓고 발표 전부터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조세 저항은 물론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소비
"아까부터 지켜보니, 적잖은 분들이 무선 랜(LAN)에 접속했네요. 잠시 후 참가자들 중 한 분을 직접 해킹해보겠습니다" 지난 27일 한국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CONCERT) 워크샵이 개최된 제주 P호텔 대강당. 이 자리에서 '해킹시연'을 맡은 언더그라운드 해커가 자신의 차례가 되자마자 던진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기자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무선랜 접속 상황을 손금보듯 파악하고 있던 그가 참가자의 노트북을 해킹하는데 걸린 시간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일명 세션 하이재킹(session hijacking)이란 공격기법을 시연한 것. 이 기술은 무선랜 서비스와 노트북 PC간에 이루어지는 통신정보인 세션을 가로채, 사용자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해당 노트북PC와 동일한 접속 권한을 갖게 된다. 시연은 이 단계로 끝났다. 그러나 세션 하이재킹에 성공하면 공격자는 서버와 사용자 사이에 오가는 모든 정보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세션 중에 임의의 명령을 삽입, 모든 권한을 획득하는 것도 어렵지
현대차 노조가 11년 연속 파업을 단행했다. 대기업 노조의 파업이 연속되면서 우리 사회는 파업 피로감에 힘겨운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도 이를 의식했는지 부분파업을 통해 그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 '11년 연속'이라는 결과가 의미하는 맹목성 때문에 노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노동전문가들은 올 파업은 '예정된 수순'대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십수년간의 투쟁으로 노련해질 대로 노련해진 노조는 결국 극단으로 치닫기 보다 어느 정도 힘을 과시한 뒤 준비한 카드를 꺼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노조는 원하는 바를 밝히고 회사로부터 얻어낼 방법을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모습이다. 민주노총 금속연맹 차원의 공동파업이 26일로 예정됐고, 현대차 노조가 그 중심에 서 있다. 현재 노조의 요구사항 가운데 경영권 관련 내용은 회사측과 의견을 좁힐만한 분위기가 아니다. 그러나 노조가 원하는 건 '경영권 일부'가 아닌 것 같다. 한 노동전문가는 "노조는 추석전까지 잔
"안 그래도 신용제공 때문에 은행권으로 법인 손님이 몰리는데, 수시입출금상품까지 사라지면 증권사가 법인 영업을 어떻게 합니까. 증권사는 뭐 먹고 살라고..." 24일 점심 식사 자리에서 한 증권사 영업본부장이 속내를 털어놓는다. 정부가 23일 법인MMF(초단기투자금융)에 9월 중으로 익일환매제 시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심경이다. 법인MMF 투자자가 오늘 오늘 환매를 신청하면 내일 자금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2004년에 제정된 간접투자자자산운용업법은 2007년까진 MMF에 익일환매제를 도입하겠다고 못박았다. 또 MMF를 법인용과 개인용으로 나눴다. 2003년 LG카드 사태 때와 같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LG카드 부도로 채권 시장이 마비되자, 정보력이 높은 법인 고객은 먼저 알고 MMF에서 돈을 빼냈다. 반면 일부 개인 고객은 남아 있다가 MMF를 환매하지 못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에 일각에선 증권사가 일부 법인에 미리 정보를 줬다는
지난 6월9일 저녁 한국은행 본점 식당에서 열린 한은 창립기념행사. 분위기가 무르익자 직원들의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노래를 부를 사람들이 무대 앞에 모였는데 한 사람이 눈에 띈다. 작달막한 키의 김태동 금융통화위원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가요 반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위원은 자두의 '김밥'이라는 요즘 노래를 불렀다. 가사 외에 음정 박자 모두 서툴렀지만 끝까지 즐겁게 노래를 마쳤고 직원들의 유쾌한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 위원 하면 떠올리는 단어는 '파격'이다. 돌출 행동과 튀는 발언으로 언론에도 자주 등장한다. 23일에도 김 위원의 파격이 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이날 공개된 지난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김 위원은 6명의 금융통화위원(의장 포함시 7명) 가운데 유일하게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4용지 두장 분량의 인상해야 할 이유 10가지를 꼼꼼히 설명했다. 이날 채권 시장은 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요동을 쳤다. 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내년 1월말 퇴임하는 가운데 차기 의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벤 버난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 로렌스 린지 전 백악관 경제수석 보좌관,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교수의 4파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차기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 중 여성의 이름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비록 그린스펀의 후임으로 여성이 지명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앞으로 여성 FRB 의장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FRB 의장이 될 가능성 있는 여성으로 크리스틴 포브스 메사추세츠공대(MIT) 이코노미스트, 수잔 슈미트 비스 FRB 위원, 수잔 M 필립스 전 FRB 위원, 조이스 장 JP 모간 이코노미스트, 앤 크루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등을 꼽았다. 보수적인(?) 땅 미국에서 특히
지난 19일 재정경제부는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대책 토론회를 열었다. 기자들의 의견도 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다는 한 기자는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처음에는 엄청난 대책을 쏟아낼 듯이 폼을 잡다가 최근에는 '선의의 피해자'를 언급하며 예외 규정을 계속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의 예외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주말부부도 2주택을 갖고 있다면 집값 상승을 염두에 둔 것인데 왜 '선의'이냐는 주장이다. 물론 정반대로 정부 대책의 강도가 너무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음날 장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모님은 최근 여의도에 주상복합을 한 채 분양받아 계약금을 냈다. 물론 은행 대출을 받았다. "2009년 보유세 실효세율이 1%로 강화되는 등 강경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대출 이자 등을 고려하면 손해일 텐데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남들 부동산으로 돈 버는 거 보시고 당신도 나서서 3대1 경쟁률에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