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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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경제운용방향과 한국형 뉴딜정책으로 통하는 종합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종합투자계획은 수렁에 빠진 경제를 건저내고 일자리 창출에 획기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왔었다. 하지만 이날 정부가 밝힌 계획에는 추후 추진 일정만 나와 있을 뿐 앙고에 해당하는 투자규모가 얼마인지가 나와있지 않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대목인 재원 조달계획도 두루뭉실하게 돼있다. 3개월 이상 논쟁에 휩싸이는 산고끝에 탄생한 정책이 고작 이정도인가 하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돼있다. 도표 없는 경제학 교과서요, 그림 없는 그림책이 된 셈이다. 숫자 제외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계획 추진을 위한 법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숫자부터 밝히면 신빙성도 없고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국민연금 동원에 대해 김근태 복지부 장관이 공개 반박했을 때 재경부 고위 관료가 "(연기금 논쟁은)실체없는 유령과의 전쟁같다"고 말한 것처럼 실체없는 유령같은 정책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종합투자계
지난 26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전 9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해저에서 리히터 규모 9.0의 강한 지진과 함께 초대형 해일(쓰나미)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남아시아 지역에서 3만 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되고, 수백 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늘고 있다. 해일은 진앙에서 5700㎞ 떨어진 아프리카 소말리아까지 덮쳤다. 피해국만 무려 8개국에 달했다. 남아시아 대재앙은 지진보다는 해일에 따른 피해였다. 해일로 바닷물이 범람, 급류에 집과 차가 떠내려갔고, 수많은 사람들이 익사했다. 몰디브는 수도의 3분의 2가 물에 잠겼다. 해안가 절경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의 인명 피해도 컸다. 타이 푸켓 등지를 찾은 한국인 2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은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지질학자들은 예보만 제대로 했어도 이같은 참혹한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며 인도양 지역 국가들이 해일 예보시스템 마련에 무관심해 화를 자초했다고 입을
"세계 시장에 나가 싸워야 하는 대표선수의 발목을 잡는 게 현 정부의 정책이다" '시장 개혁 3개년 로드맵'이 발표된 지난해말 나온 재계의 푸념이다. 그 푸념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를 기본틀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을 본 재계의 눈에 정부는 사기를 복돋우기는커녕 꺾는 집단으로 비쳐진다. 근저에는 과거와 다르다'는 인식이 깔려 있고 스스로 변화했다는 자신감도 베여 있다. 그러나 구체성이 떨어진다. 합리성을 최고 선(善)으로 치는 경제에서 '나 달라졌으니 믿어달라'는 말을 받아들이라는 것부터가 일단 무리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 총수의 친인척을 중심으로 분석해 내놓은 '재벌 소유 구조'. 논리를 전개한 형태만 다를 뿐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으며 계열사가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결론은 그대로다. '달라졌다'는 재계와 '달라진 게 없다'는 정부 사이의 공방은 끊이질 않는다. 그 사이 정작 그들이 외치는
부동산 '개혁입법'이 좌표를 잃은채 표류하고 있다.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를 골자로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및 중개업자의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를 담은 ‘부동산 중개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목이 묶인채 2개월 이상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시기가 상당기간 늦춰지는 것은 물론이고 내용도 당초보다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법안은 부동산 투기를 막고 조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1년 이상 의욕적으로 추진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왔다. 하지만 막판 고비인 국회 문턱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바닥으로 떨어진 주택경기가 발목을 끌어당기는 데다 시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시행방식으로 인해 이해관계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조합원이 얻는 막대한 불로소득의 일부를 환수해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에 쓰겠다는 개발이익환수제의 입법취지에는 대다수 수요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임대아파트를 짓
올 여름 원자력연구소 등 주요 국가기관들이 중국 해커들에게 해킹을 당한데 이어 이번에는 국가과학기술 개발의 핵심중추기관들이 아마추어 해커들에게 당해 망신을 샀다. 국회 의원연구모임인 디지털포럼 주도로 이뤄진 ‘국가기관 모의해킹’에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이 초보수준인 대학생 해커 동아리에 의해 뚫린 것. 연이어 해킹사고를 당하면서도 국가기관들이 여전히 해킹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정부 관계자들의 보안 소프트웨어(SW)에 대한 무지가 한 몫하고 있다. 공공기관에 보안관련 SW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정부 구매 담당자들의 예산절감 논리에 밀려 턱없이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나마 업체들의 애로를 가장 잘 알아준다는 정보통신부조차 보안 SW를 정가의 절반 수준에 구입하고 있고, 국가과학기술의 총괄부처인 과학기술부는 개당 3만원이 넘는 보안 SW 정품을 불과 200원에 들여와 쓰고 있다. 업체들이
12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거리로 나왔다. '쪽방' 주민들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고 수백포기의 김장김치를 버무렸다. 노숙자들에게 국밥을 퍼주고 굵은 땀을 흘리기도 했다. 삼성, 현대차, LG,SK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모두 작년보다 성금 기탁액을 늘렸다.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통신비를 줄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하면서도 성금액을 작년에 비해 배로 늘린 기업도 있고 조명 시간을 조절하며 에너지 절약을 하고 있는 한 기업은 복지 후원 프로그램을 위해 이달에만 10억원을 썼다. 오랜 경기 부진에 기업들도 지치고 예민해져 있다. 그러나 우울하고 불안한 시기에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깊이 새기고 있는 것 같다. 아예 '이웃과 함께 하는 주간'을 선포한 기업도 있고, 자원봉사를 위해서라면 이 달 한달 회사일을 빼먹어도 좋다며 직원들의 등을 떠미는 기업도 있다. 매년 연말이면 되풀이되곤 하지만, 올 겨울 기업들의 '이웃돌아보기'는 이렇게 유난히 뜨겁고 진지해 보인다. 시
증권관련 불공정거래 조사 기관인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가 갑자기 부산해졌다. 그동안 외국계펀드의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시장이 떠들썩할 때 절간같더니 윤증현 금감위원장이 한 마디하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영국계 헤르메스투자운용은 이달초 기업인수.합병(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삼성물산 경영진을 압박하더니 돌연 지분을 처분, 38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헤르메스는 삼성물산에게 보유 계열사 주식 처분 등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삼성물산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심지어 언론까지 활용, M&A 위험성을 부각시키더니 급작스럽게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M&A 재료와 언론을 통해 주가를 띄운 뒤 차익을 챙겨 달아난 전형적인 '먹고 튀자'식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국내 슈퍼개미나 시세조종 전력자들의 수법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금감원과 거래소 실무자들은 이때까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주 초 삼성차 채권단이 삼성생명 지분 매각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받아든 기자는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통상적인 관례를 깨고 채권단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했다고만 발표했지, 우선협상 대상자가 누구인지는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날 아침 머니투데이 보도를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가 제일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한 미국계 사모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야 의문이 해소됐다. 보험업계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니 비공개였구만. 요즘 같은 때 사모펀드에 삼성생명을 넘긴다는 사실이 공개되면 여론 악화로 딜이 성사되기 힘들지'라는 말들이 오갔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외국 사모펀드에 대한 반감이 깊어졌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심보 때문인지는 몰라도 외국펀드들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수백억, 수천억원씩 벌어가는 모습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외국자본들은 저점매수 고점매도 전략으로
지구 반대편의 인구 1억8000만명의 새로운 거대시장 브라질이 태동하고 있다. 브라질은 이미 지난해 중국, 인도, 러시아와 더불어 브릭스(BRICs) 국가로 선정되며 그 위상을 떨쳤지만, 너무 먼 거리로 인해 한국인에게 브라질의 급속한 발전은 그다지 크게 와 닿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브라질 경제는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역동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명한 경제지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8일자 기사에서 브라질 경제가 최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의 백화점들은 쇼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며, 브라질 증시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라질 경제 지표도 개선되고 있고, 해외 주요 기업들도 브라질 투자에 잔뜩 열을 올리고 있다.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5%를 넘어서며 10년래 최대 성장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성장세는 당분간 시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 기업인들과 금융가들도 브라질이 더 이상 외부 환경에 취약한 국가가 아니라면서, 경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참여정부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10개월 전. 시장은 열광했다. 그의 능력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무엇보다 그만의 '카리스마'는 어지러운 경제 상황에 지친 이들에게 기댈 언덕으로 받아들여졌다. '주니치의 태양' 선동렬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게임 분위기가 바뀌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과 비견되기도 했다. 신용불량자 대책, 중소기업종합대책 등 맥을 짚는 이 부총리의 초기 행보는 '이제 뭔가 자리를 잡는구나'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기대와 환호도 잠시. '이 부총리가 흔들린다'는 소문이 퍼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갈등설, 사퇴설, 경질설, 개각설 등 온갖 설(說)의 중심에 이 부총리가 놓여 있다. 그 과정에서 이 부총리의 자산인 '카리스마'는 조금씩 무너졌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불확실성이 시장의 의구심 속에서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해소 노력을 하지 않았다. 투수가 흔들리는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거나 애매한 말로 혼란스럽게 했다
을유년(乙酉年) 새해를 맞는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는 '유동성' 확보다. 각 연구기관마다 쏟아내는 전망을 감안할 때 2005년은 올해보다 경기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택시장의 경우 공급은 이어지더라도 체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수요가 이를 받쳐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조짐을 보여온 입주난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래부진은 물론 낮아진 담보대출비율로 인해 자금줄이 막혀 입주 아파트들마다 난리다. 중도금은 물론 잔금도 들어오지 않아 업체들도 애를 먹고 있다. 건설업계가 줄도산했던 지난 94, 95년을 연상케할 정도다. 업체들의 도산은 관련 산업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건설업체가 흔들리면 실업자가 대량으로 늘어난다. 이런 점에서 외생변수에 의한 줄도산은 막아야 한다. 그러나 옥석은 구분돼야 한다. 저가수주 덤핑 등을 일삼으며 외형 늘리기에만 급급해 리스크에는 전혀 대비하지 않는 기업까지 인위적으로 보호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이런 업체
"억울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벙어리 냉가슴 앓는 거죠." 최근 LG 계열사 임원들의 말수가 급격히 줄었다. 물론 행동도 조심스러워 졌다. 이유는 산업은행을 중심으로한 채권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LG카드 증자 때문이다. LG 계열사 한 임원은 "LG전자 등이 LG카드의 기업어음(C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했던 올해 초 사외이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자진 사퇴해 사상 초유의 경영권 공백이 일어나는 진통을 겪었다"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 재연될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LG는 '끝까지 책임을 지라'는 채권단의 논리를 일면 이해하면서도, 언제까지 시장의 논리에 반하는 정서법이 통용돼야 하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LG카드의 부실화가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에 상당히 어려움을 준 것은 인정하지만, 이미 LG는 채권단과 체결한 모든 약정을 이행한 상태라는 것이다. 만약 추가 증자에 참여할 경우 '회사 이익을 저버리는 의사결정'이라는 논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