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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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립이 첨예하다. 이 대표가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비판했다가 '약자 혐오'란 역풍에 직면하자 선량한 시민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온당하냐고 재반박하는 식의 논쟁이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주장은 명료하다. 장애인의 이동권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불편을 겪지 않을 권리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윤석열 당선인의 저상버스 확대 공약을 만들었다며 문제는 전장연의 잘못된 시위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나아가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소수자가 절대 선(善)은 아니라며 소수자의 문제를 말하지 못하게 틀어막고 성역화하는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여기서 질문 하나. 장애인의 이동권은 중요한가? 그렇다. 시민들의 출근길 이동권은 중요한가? 그렇다. 그렇다면 이 둘이 부딪혔을 때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각자 처한 입장과 생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정답은 없다. 사회에는 답을 내리기 어려운 이해관계 충돌이 많
'국방부 이전 20일, 대통령집무실 리모델링 30일' 윤석열 당선인이 밝힌 용산 대통령집무실 이전 50일 시간표다. 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테스크포스)도 이에 맞춰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 정부가 지난 25일까지 예산 지원을 확정했다면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5월 10일부터 용산에 입주할 수 있다는 구상도 이 스케줄에서 비롯됐다. 현 정부가 '안보 불안'을 이유로 예산 지원을 거부하면서 결국 이 계획은 어그러졌다.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린다"고 선언한 윤 당선인은 한동안 현재의 통의동 집무실에서 임시로 국정을 살펴야 한다. 인수위 측은 용산 집무실 입주 시점을 6~7월로 예상한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즉시 예산을 확보해서 이전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윤 당선인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게 될 건설사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50일 시간표'는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일반 아파트 내부 수리도 견적에 따라 보름 이상은 걸
A, B, C, D, E, F까지였다. 그 다음이 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얘기다. GTX 공약은 서울 도심 반경 70㎞를 넘는 춘천까지 노선을 연장하는 것부터 수도권 순환선인 '노선 F' 신설까지 대선 기간 연일 떠들썩 했다가 정작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꾸려진 후에는 쏙 들어갔다. 주택 공급과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관련 논의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비단 GTX 뿐만이 아니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검토 우선순위에서 GTX를 포함해 철도, 도로, 항공 등 교통 부분은 빠진 것처럼 보인다. 지난주 국토교통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도 이 같은 측면이 드러났다.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업무보고 시간은 대부분 250만호 주택공급 계획, 재건축 등 시장규제 완화 등 부동산 공약에 할애됐다. 교통 관련 논의는 사실상 입도 뻥끗 못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 분야가 포함된 인수위 경제2분과에 교통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 전문·실무위원 21명
증시를 짓누르는 악재는 여러 개다. 금리 인상, 환율 상승, 대어(LG에너지솔루션) 등장으로 꼬인 수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내외 변수는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다. 때론 '불확실성 해소'라는 반대편 재료가 되기도 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짜증을 키우는 요인은 다른 데 있다. 지난해 5월, 코스피200·코스닥150 대표지수 종목에 한해 재개된 공매도다. 악재가 걷히고 상승 탄력을 받을라치면 어김없이 공매도가 등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 대표 선수가 됐고 카카오게임즈 등도 공매도 세력의 일방적 사랑을 받는 종목이다. 공매도 부분 재개 1년이 다가오는데 논의 수준은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 '외국인 먹튀' 등 뻔한 레파토리가 되풀이된다. 그러면서 개미들은 '공매도 폐지'를 외친다. 공매도 필요성을 말하고 싶은 금융당국은 여전히 '눈치보기' 모드다.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까' 입조심한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CCS(탄소포집저장) 사업이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지만 아직 초기단계고 냉정히 말하면 다같이 동일한 시작점에 있다. 정부의 적극성이나 제도, 인프라 구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기술 수준은 유사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탄소중립 시대를 열기 위한 열쇠로 꼽히는 CCS 사업에 도전장을 낸 한 대기업 경영진의 말이다. 모두가 비슷한 수준이라 안심해도 된다는 말로 읽히진 않는다. 오히려 이제 막 커갈 신사업인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눈치 싸움과 투자·기술 개발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에너지 패러다임 변혁기에 고만고만한 시작점에 선 물밑 경쟁이 어디 CCS뿐일까. 수소, 이차전지, 폐자원 순환 등 곳곳에서 암투가 벌어진다. 수준이 비슷하다는 건 뛰고 있는 여건과 환경에 따라 경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정부의 지원, 제도 마련, 인프라 구축이 얼마나 빠르게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크게 앞지를 수도, 크게 뒤처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과
"잘 하시겠죠. 그보다 더 좋은 분이 오시긴 어렵지 않을까요." 이창용 IMF(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 금융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난 24일 청와대는 이 국장을 신임 한은 총재 후보로 낙점했다고 발표하면서 윤석열 당선인 측과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0분 후 윤 당선인 측에선 한은 총재 인사를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감사원 감사위원 후보자 지명 등을 놓고 신구 권력간 신경전이 이어진다. 겉으로는 '협치'를 내세웠지만 한은 총재 지명을 두고 양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중앙은행 수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힘겨루기하는 장면이 국민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문제는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그에 따른 환율·유가 급등, 5개월 연속 3%대 물
'K푸드, K라면, K소주, K만두, K맥주, K뷰티, K패션, K팝, K리그, K방역' 10년 이상 기사를 작성하며 썼던 K(KOREA) 파생어다. 설명할 필요 없이 모두 한국산임을 강조한 표현이다. 세계에 한국 문화가 퍼지고 제품 수출이 늘면서 'K~'는 자긍심의 의미로 쓰였다.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이 6억7000만 달러를 넘어 최대치를 경신했을 때나 K팝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국 제품 선호도가 올라갔을 때 'K~'는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K를 향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됐다. K푸드를 다룬 최근 기사에 "그만 좀 K K 거려라!!! 무슨 K K K 냐!!" "K좀 붙이지 마라" 등의 날 선 댓글이 달린 게 단적인 사례다. 이를 촉발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COVID-19) 발발로 시작된 'K방역'으로 짐작된다. 정부·여당이 방역 자신감을 보였지만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면서 K방역을 비꼬는 반응이 널리 퍼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신년
삼국지 촉한의 승상 제갈공명은 북벌에 나서기 전 황제에게 전쟁의 명분과 당위성을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 유명한 '출사표'다. 출사표에서 명분 만큼이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내정 담당' 인선이다. 공명은 동윤, 비위, 곽유지, 상총 등 자신이 전투에 나가있을 동안 나라 살림을 맡아줄 이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그들의 세평을 보고하는 데 긴 문장을 남겼다. 전투는 군사력만으로 결정나지 않는다. 일선에서 전투부대가 잡념 없이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보급도 원활해야 하고, 무엇보다 나라 안이 안정돼있어야 한다. 이른바 내정의 중요성이다. 나라가 어지러우면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병참도 혼란에 빠진다. 최근 한국을 대표하는 IT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글로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창업자 이해진과 김범수가 직접 지휘봉을 들었다. 각 그룹은 라인과 픽코마로 일본을 정벌하고, 이제 유럽과 북미 등 거대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두 창업자 역시 내정을 챙기기
"정부 초기 모습을 보면 정부 임기 말을 알 수가 있다고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국민의 눈 높이에서 문제를 풀어가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대통령 취임식까지 꼭 50일 남은 인수위 활동에 '윤석열 정부'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각오가 와닿는 대목이다.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인수위는 연일 최고치를 찍고 있는 코로나19(COVID-19) 방역 대책과 이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글로벌 안보 위기 속 남북관계, Y(윤석열)노믹스 등 진영과 정파를 뛰어넘는 과제와 마주해야 한다. 특히 청와대 이전을 필두로 정부 조직 개편, 총리를 비롯한 부처 장·차관 등 조각 등도 핵심 과제다. 이런 난제를 앞에 두고 인수위가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위주로 꾸려진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인수위 측은 "당선인의 경륜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인사 원칙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 서울과 경기, 인천을 합친 수도권 인구(2596만명)가 사상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2582만명)를 앞질렀다. 당시 통계청이 발표한 서울 전입 사유를 보면 직업을 찾아 전입한 사례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교육이 꼽혔다. 젊은 세대들이 나홀로 직업이나 학교를 찾아 서울로 이동한 사례도 특징으로 나왔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서울공화국'을 해소하자며 각종 정책이 쏟아지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꿈을 안고 탄생한 세종특별자치시부터 전국 11개 혁신도시에 이르기까지 지방을 살리기 위한 구체적인 결과물도 나왔다. 거의 모든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옮기고, 공공기관들도 지방으로 이전했다. 정부와 공공기관 이전 기간엔 수도권 유입도 잠시 둔화했지만 지방 이전이 마무리된 이후부턴 다시 더 나은 일자리와 교육환경을 찾아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발길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거의 20년간 이뤄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수
"경험을 선사합니다." 명품 광고에서나 보던 문구가 요즘엔 모든 마케팅의 핵심이 되고 있다. 소폭 할인보다 재밌는 경험을 쫓는 2030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경험 마케팅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체험형 매장이나 스포츠 브랜드의 마라톤 대회처럼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리곤 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경험을 통해 상품의 기능, 효과를 강조하기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즐길 수 있는 가'하는 것이다. 2030들의 눈길을 끌어 인터넷 상에서 이슈가 재생산되길 바라는 것이다. 코로나19(COVID-19)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대면활동이 줄어 들면서 SNS는 2030세대의 놀이터가 됐다. 얼굴 한번 보기 힘든 회사 동료보다 함께 취미를 나누는 랜선친구가 가깝다. 쇼핑업체들은 '콘텐츠 커머스'를 내놓고 편의점, 화장품 기업들은 NFT(대체불가토큰) 한정판매를 위시한 이벤트에 나선다. 수프라, BCC 등 메타버스 세계관을 도입하는 패션업체들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뮤직카우는 원작자에게 사들인 음악저작권을 특정 회사에 위탁한 뒤 '음악 저작 청구권'의 형태로 변형하고 이를 지분으로 쪼개 1주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만든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쪼갠 저작 청구권을 경매처럼 매입하거나 이용자간 거래할 수 있다. 선풍적 인기를 끌자 비슷한 유형의 조각성 투자 플랫폼이 등장했고 금융당국은 이 플랫폼과 상품의 성격을 고민에 빠졌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성 검토위원회를 만들어 증권성 여부를 심사했고 뮤직카우는 그 첫 대상이 됐다. 법률가, 교수, 자본시장업계 전문가 등은 증권성이 높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적으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공식 의결하는 순서만 남았다. 문제는 성격 규정이 아니라 시간 소모와 이후 대응이다. 뮤직카우가 '증권'이 되면 자본시장법 대상이다. 이에 따르면 미인가 증권판매 영업행위를 해 온 기업이 된다. 투자한 80만명 회원들도 나름 '범법자'가 된다. 금융당국은 유예기간과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을 만들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