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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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 2019년 7월이었다. 손정의(마사요시 손)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정부 고위 인사들을 앉혀놓고 한 강연의 주제는 AI(인공지능)였다. 세계는 인터넷 시대를 거쳐 AI 시대를 맞았다고 했다. 한국이 초고속인터넷에서 세계 1등을 하며 정보통신 강국으로 거듭났지만 AI는 다소 늦은 상태라고 지적하며 교육과 정책, 투자, 예산 등을 통해 AI를 전폭적으로 육성하라고 조언했다. 당시 상황을 보도한 뉴스1 기자는 '문 대통령은 크게 감명했다'고 기사에 덧붙였다. 5년 반이 흐른 지금 그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AI의 영역은 넓어졌다. 대화형 AI 서비스인 챗GPT가 등장해 지식기반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더니 AI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반도체업체가 주목받았다.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기술은 AI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AI를 이용
손자병법은 기만술을 기반으로 한다. 의도를 감추고 상대를 속여 승리를 쟁취하는 법을 다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책을 탐독하고 그에 따른 전략과 전술을 실행해왔다. '미치광이' 전략도 그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의 방식은 상대방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긴 뒤 시간을 주면서 자신이 원하는 카드를 꺼내놓게 하는 것이다. 백악관이 지난 13일 서명한 상호무역과 관세각서 발표문에 '국제거래의 기술'(the art of international deal)이라는 표현을 쓴 데서 알 수 있듯 국가간 협상을 게임처럼 여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술'은 지기(知己)로부터 비롯된다. 압도적 군사력뿐만 아니라 기축통화와 금융시스템, 석유와 식량의 자급자족, 통신과 반도체 공급망 등 미국의 힘을 명확히 인식한다는 의미다. 그 힘을 제대로 쓰면서 미국 이익의 극대화를 시도한다. 이 같은 지향점을 담은 슬로건이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다. 백악관이 "중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신생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LLM(거대언어모델)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고비용·고성능'이란 AI모델의 성공방정식을 '저비용·고성능'으로 뒤바꿔놓으면서다. 최근엔 정보유출 문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딥시크 차단에 나서면서 이용자가 크게 줄었지만 딥시크 쇼크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취임식날 '딥시크 모멘트'와 마주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725조원 규모의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지난 10일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우리도 다시 AI 경주에 참여하겠다"며 160조원 규모의 '유럽판 스타게이트' 구상을 내놓았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일부 미친 규제를 없애고 이를 둘러싼 환경을 단순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중심의 AI 패권
서울 강남 아파트는 보유하고 있으면 반드시 가격이 올라간다는 '강남 불패 신화'가 있다. 최근엔 미국 주식은 보유하고 있으면 반드시 오른다는 '미국 주식 불패 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일까지(결제일 기준 1월6일~2월10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49억784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화 가치로 6조9444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인 14억210만달러에 비해 3.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2년 전인 2023년 같은 기간의 5억6146만달러에 비해서는 8.8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가 악재로 하락할 때 더 사는 공격적인 저가 매수의 양상을 보인다. 지난 1월27일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의 급부상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1월23~29일 주간 순매수 규모는 17억7895만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머니투데이가 2022년 1월부터 국
# 암울한 진단으로 시작한다. 대한민국은 희망적이지 않다. 정치적 문제 때문은 아니다. 비상 계엄·탄핵 등 일련의 사태에 감춰졌을 뿐 위기는 심각하게 존재해왔다. 모르는 이는 없다. 다 아는 3대 위기다. 우선 구조화된 저성장이다. 연 2% 성장조차 어렵다. 소비는 최악을 갱신한다. 3년 연속 소비가 줄었다. 성장이 멈췄고 그나마 돈은 부동산에 묶여 있다 보니 쓸 돈이 없다. 자영업은 직격탄을 맞는다. 반도체(삼성·SK), 자동차(현대·기아차), 방산(한화) 등이 돌아가며 수출 숫자를 간신히 만들 뿐이다. 재정은 자기 몸을 건전하게 챙기느라 성장에 관심이 없다.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도 있으면 작은 희망을 품어보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두 번째 위기다. 인터넷 시대엔 흐름에 올라탔고, 스마트폰 시대엔 한발 늦었어도 곧 따라붙었던 대한민국이다. 산업혁명을 뛰어넘는, AI 혁명의 시대에서 철저히 소외된다. 트럼프 시대는 2개의 위기를 증폭시킨다. 4년이 아닌 그 이상, 세계 질서를 주도
12.3 계엄사태 여파로 우리나라의 정치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미일 동맹을 유달리 강조했었던 각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후임에게 자리를 넘겨줬고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 이후 국회의 탄핵으로 권한을 정지당한데 이어 구속 상태다. 새로운 리더십 하의 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는 대일 무역적자 해소와 관련해 1조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상호 관세 설정 등 유화책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일본과의 교역에서 1000억달러(약 146조원)가 넘는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을 겨냥한 관세 발표로 금융시장을 초토화시키는 등의 위력을 과시했던 그는 '일본에 관세를 부과하느냐'
# 우리나라 행정규제기본법은 '규제'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특정한 행정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국가와 지자체라는 방대한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선 규제가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는 규제를 만들고, 공무원은 '규제 서비스'를 운영한다. 규제는 합리적일수도,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 규제의 기준이나 조건을 어떻게 정할지가 관건이다. 그만큼 다루기 어렵다. # 규제는 관(官)의 힘이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 대런 애쓰모룰루, 제임스 로빈슨의 차기작 '좁은 회랑'에는 아프리카 국가인 콩고민주공화국 사람들의 농담이 담겨있다. 이 나라는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후 지금까지 6차례 헌법이 개정됐고 그때마다 제15조는 변하지 않았는데, 그건 바로 '알아서 해결하라'였다고. 다시 확인하지만 이는 농담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적절한 농담'이라고 꼬집는다. 국가는 마땅
"계엄이 뭐예요?" "무엇이 그렇게 급한 거래요?"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한 아이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두 달이 돼 간다. 다행히 비상계엄 이후 우려했던 많은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제 분야에서는 외국인들이 썰물처럼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것이란 걱정이 나왔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원/달러 환율이 급속도로 올랐지만 선방하고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일반 시민들의 '일상'도 지켜지고 있다. 평소처럼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출근하고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 수 있어 다행이다. 밤에 두려움에 떠는 일도 없다. 아이도 계엄 이튿날 별일 없이 학교에 갔으니 자신의 일상이 지켜지고 있음을 몸소 기억할 것이다. 아직은 아이에게 계엄사태 이후 대한민국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순항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 순항의 필수조건은 무엇보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야 한다'일 것이다. 그래야 훗날 아이에게
"우리는 번영할 것이고, 자랑스러울 것이고, 강해질 것이고, 그 어느 때보다 승리할 것입니다. 우리는 정복당하지 않을 것이고, 위협받지 않을 것이고, 깨지지 않을 것이고,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래는 우리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황금기는 막 시작됐습니다." 반전은 없었다. 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를 재천명했다. "미국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를 상징하는 'MAGA(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구호와 연결되며 세상을 향한 선전포고가 돼버렸다. 전 세계의 이목이 그의 '입'과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다보니 당초 25만명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행사는 황제 대관식에 비유되며 안팎으로 시끌벅적하게 치러졌다. VIP석은 일찌감치
대한민국 수장이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체포·구속 등으로 이어지면서 행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고 정부의 주요 사업은 대부분 미뤄지거나 불투명해졌다. 인사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부 부처의 경우 주요 실·국장급 공석이 장기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태들과 상관없이 수장공백이 만연한 조직이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1년 이상 공석인 경우도 많다. 만성질환처럼 오래된 관행이 돼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등 과학기술계 기관장 선임 얘기다. 통상 어느 조직이나 수장의 임기가 다가오면 최소 3개월 전부터 새로운 수장을 선임하거나 재선임을 위한 과정을 추진한다. 미리 추진하지 않으면 수장이 없는 조직이 될 수 있고 결국 조직의 중요한 결정이나 사업들이 미뤄지는 등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계는 처음 이곳을 접한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만큼 수장 선임에 '
지난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별연설을 통해 차기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한 "큰 우려"를 표했다. 과두정치를 우려했고, 미디어 기능 약화 속 권력 남용을 걱정했다. 트럼프 주변이 충성도 높은 인사로 채워지고 사업가 일론 머스크의 권력이 커진 데 대한 견제다. 트럼프에 다가가려는 메타가 SNS 팩트체크 기능을 없앤 점도 꼬집었다. 4년 전 취임한 바이든은 동맹을 챙기고 국제기구에 복귀하는 등 트럼프와 다른 길을 걸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그렇지는 않았다. 그도 트럼프의 운영 방식을 일부 받아들였다. 주로 동맹국 아닌 중국을 겨냥했지만 '국가안보'를 내세워 여러 가지 무역통제 정책을 꺼냈다. 임기 말에는 같은 이유로 동맹국 기업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거래를 막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2018년 3월 다수 국가의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추가관세 조치를 내린 것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조사해보니 철강·알루미늄 수입 상황이 국가안보 위협
#1.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였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찰스 디킨스가 남긴 역작 '두 도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런던과 파리 두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대문호는 프랑스 대혁명의 잔혹성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단두대로 대표되는 무자비한 학살극에 그는 혐오감을 드러낸다. 그렇다고 디킨스가 대혁명의 당위를 부정한 건 아니다. 혁명 전 '앙시엥 레짐'(구체제) 당시 프랑스 민중들의 비참한 삶에도 그는 연민의 시선을 던진다. 역사가 토마스 칼라일의 사료를 토대로 쓴 이 소설에서 디킨스가 개탄한 건 혁명 자체가 아닌 혁명 과정의 야만성이었다. 아무리 혁명의 명분이 순수해도 피에 굶주린 이들이 혁명의 깃발 아래 자행하는 야만적 보복까지 정당화할 순 없다. #2.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에 대한 일련의 각주다." 영국 철학자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의 말이다. 서양 철학의 어떤 줄기든 플라톤이란 뿌리에 빚지고 있음을 부인할 순 없다. 그러나 현대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