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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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는 아름답다. 감격으로 흘리는 눈물도 예쁘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는 모습은 더욱 당당하다. 그 모습을,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집에서 대합실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도 덩달아 푸근하다. 그렇게 연아와 우리는 하나가 된다. 벅찬 감동이 전국을 휩쓸고 지나가는 때 이런 생각이 스친다. ‘동계올림픽의 금메달은 하룻만에 딴 것이 아니다. 또 혼자의 힘으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이정수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김연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예상을 뒤엎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우리의 자랑스런 아들, 딸과 동생들. 그들은 삶을 즐기면서도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겁내지 않고 도전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어려운 여건을 탓하지 않는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실패해도 슬픔의 눈물은 잠시일 뿐이다. 다음 기회를 위해 다시 힘찬 도전을 시작한다. 겁 없이 도전하고
# "엣지있게 후회없이 즐겨!"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에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 선수의 미니홈피에 걸려 있던 글이다. 지금은 "힘들었던 만큼 이제 즐겨!"로 수정됐는데 '즐겨!'는 한국을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끌어올린 '88올림픽 키즈'의 강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의 빙상 역사를 새로 썼다는 모태범과 이상화, 그리고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김연아는 이른바 '개발연대' 세대와 분명 다르다.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개인보다 집단,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 부모세대와 달리 상대적인 풍요로움과 서구화한 체형을 기반으로 개성과 스타일을 따진다. 경기를 즐기겠다는 여유와 자신감도 돋보인다. 그렇다고 선진국의 무수한 경쟁선수에 비해 '기본'을 소홀히 한 것도 아니다. "성공이라는 못을 박으려면 끈질김이라는 망치가 필요하다"는 모태범의 다짐이나 노란 굳은살이 선명한 이상화의 '황금발'은 이번 금메달에 들인 땀을 가늠케 한다.
새장의 문을 열어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장 안에 있던 새가 날아갈까, 아니면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는 새가 새장으로 날아 들어올까. 이런 문제를 내면 십중팔구는 안쓰러운 표정을 하고 쳐다본다. 너무도 당연한 것을 ‘왜 묻느냐’와 ‘제 정신이냐’를 묻는 눈길이다. 새장의 새가 훨훨 날아갈지언정 하늘을 나는 새가 새장으로 스스로 날아 들어올 리가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당연한 일도 경제현실에선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자본자유화를 두고 하는 말이다. 외국자본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막지 않고 자유롭게 국경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외국자본이 필요할 때 들어와서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현실은 정반대다. 한국 경제가 잘 돌아갈 때는 외국자본이 과도하게 들어와 주식과 채권 및 부동산을 사들여 가격을 지나치게 높임으로써 거품을 만든다. 그리고 상황이 어려워져 외국자본이 정작 필요할 때는 오히려 한꺼번에 빠져나가 멀쩡한 한국경제를 위
매출 2조원 규모의 금호타이어가 난파선이 됐다. 스스로의 힘으로 타이어 만들 고무조차 살 수 없는 신세가 됐다. 회사 주인은 백기를 들었다. 은행들에게 살려 달라(워크아웃) 요청했지만 노조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그룹 리스크’때문에 망했다고 할 수 없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등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무너졌지만 금호타이어는 자체 패망 원인을 안고 있었다. 오히려 금호타이어의 실패가 그룹에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얹어줬다고 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성적표를 보면 처참하다. 매출액 1조9428억 원, 영업손실 1992억원, 당기순손실 6146억원. 경쟁사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2조 8119억, 영업이익 3484억을 기록, 매출이 6.3%, 순이익이 36.8% 늘었다. 경기 침체로 실적이 나빴다고 변명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업계에는 기술력이 최강이라는 평가도 있다. 민항기용 타이어도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거기 아니면 거기 근처에 있겠지..." 장안의 화제작 '추노'에서 조선 팔도 최고의 추노꾼 대길이 도망노비의 갈 길을 내다보며 한 말이다. 인생사, 다 거기서 거기라는 운명론이 느껴지는 말인데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격돌은 두 사람의 운명이 '거기 아니면 거기 근처'의 정해진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 준다. 단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대회전(大會戰)의 단초가 '강도론'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라는 게 의외일 뿐이다. 두 사람의 대립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것은 '뼛속까지 실용주의자' '죽어도 원칙주의자'라는 개인적 특성의 불협화음이 불러온 갈등이 아니다. 경선 과정의 진흙탕 싸움의 앙금 역시 부차적 요인에 불과하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충돌은 권력의 속성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전두환과 노태우, 노태우와 김영삼, 김영삼과 이회창, 김대중과 김종필 등 1인자를 밟고 올라서려는 2인자와, 2인자를 견제하려는 1인자의 대립은 역대
지난달 30일 영국의 한 주간지가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표지모델로 등장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때문이다. 한 손에 '아이패드'를 들고 웃는 잡스는 마치 한 손에 성서를 들고 있는 예수를 연상시켰다. 표지 머릿기사도 '잡스의 성서'(The Book of Jobs)였다. 이 주간지는 애플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태블릿PC '아이패드'의 혁신성을 강조하기 위해 예수의 형상을 패러디한 잡스를 표지모델로 내세운 것뿐이겠지만 과연 스티브 잡스가 예수에 비견될 정도로 시대를 뒤집는 인물인지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그는 분명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물이다. 1984년에 내놓은 '매킨토시'는 텍스트 기반의 PC사용환경을 '그래픽'(GUI)으로 전환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줬고, 2001년에 내놓은 MP3플레이어 '아이팟'은 터치 인터페이스의 보편화를 이끌었다. 2007년에 내놓은 3세대(3G) '아이폰' 역시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방식으로
돼지들에게 또 미안한 일이 생겼다. 지난해 여름 멕시코에서 괴질이 발병하자 '스와인 플루(Swine Flu. 돼지독감)'로 명명해 애꿎은 돼지들만 욕 먹게 하더니 또 ‘돼지들(PIGS)’ 때문에 세계가 시끄럽다고 난리이다. 돼지와 전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진 신종플루 사태처럼 이번에도 돼지는 자신의 이름을 도용당한 채 수난을 겪는다. 돼지 못지 않게 당혹스러운 곳은 돼지라고 거론되는 국가들이다. 이른바 ‘PIGS'는 이전 골드만삭스가 주목되는 신흥시장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첫 이니셜을 따 ’BRICs'로 부른 것과 같은 신조어이다. 유럽국중 가장 먼저 금융위기의 제물이 된 아일랜드를 비롯해 위기과정에서 국가 재정적자와 채무 문제가 부각된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을 특정하는 용어이지만 통상 동병상련인 유럽국가들의 현 위기 상황을 대변하는 단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주로 증권가 보고서 등에 오르내리던 이 용어가 일반에 노출된 시점은 지난해 11월 ‘두바이 사태’ 당
얼마 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아들과 딸이 각각 고등학교와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어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을 챙겨 갔다. 돌연 잡스를 선택한 데는 거창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때마침 '아이폰' 열기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아이들에게서 '아이팟터치 조르기'도 당하고 있어서였다. 숙소로 가는 길에 너스레를 떨며 "심심하면 읽어보라"고 연설문을 건네자 아이들은 예상대로 달가워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분량은 고작 A4용지 4쪽이었으나 모처럼 책상에서 벗어나는 마당에 웬 과제물이냐는 투였다. 아마도 나 역시 그런 처지였다면 반응이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정작 잡스의 연설을 곱씹어 읽은 것은 나였다. 연설이 이뤄진 2005년에도 접한 내용이었는데 이번에는 새롭게 다가왔다. 몇 차례 망설임 끝에 아들에게 사준 '아이팟'이 '편의성이 조금 뛰어난 MP4이거나 게임기 아니냐'는 선입관을 깨버린 때문이다. 무선랜이 설치된 공간에선
일자리 창출이 새해 최고의 화두다. 경제가 회복돼도 실업은 개선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Recovery)'이 정착되고 있다. 일자리는 경제성장은 물론 중산층 확산으로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도 필수적인 요소다. 다행히 정부는 일자리 만들어 내는 것을 올해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살아나는 경제회복의 싹을 부러뜨리지 않기 위해 ‘출구전략’도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업에게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투자를 늘려주도록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실업급여 신청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청년 실업문제도 개선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 대책이 근본문제를 집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면 불확실한 미래에 성공의 씨앗을 보고 도전하는 기업가가 많아서 투자와 창업이 늘어야 하고, 그런 기업가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창조적 파괴’를 통해 경제발전이 이뤄진다고 갈파한 슘페터는 기
"아이폰 안쓰세요?"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디지털산업을 담당하는 정보미디어부장이 구형 터치폰을 들고 다니는 게 의아했던 모양이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들어 "'아이폰'으로 바꿨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난다. KT가 애플의 '아이폰'을 국내에 공급한 지 80여일 만에 25만대를 팔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다. 신문지면에도 '아이폰' 기사가 넘쳐난다. 며칠 전에는 '신형 아이폰'이 나온다는 한 외신보도에 인터넷이 하루종일 들썩거렸다. 결국 이 보도는 근거없는 억측으로 밝혀져 '신형 아이폰'에 대한 관심은 가라앉았다. '아이폰 신드롬'의 단면이다. 사실 '아이폰'이 국내에서 시판된 것도 구매를 갈망하는 소비자들 덕분이었다. '아이폰'의 국내 시판을 가로막는 법·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것도 소비자들이고, 중국처럼 무선랜(와이파이) 접속기능이 차단되지 못하도록 여론몰이를 한 것도 소비자들이다. 내 기억엔 지금까지 그 어떤 휴대폰(스마트폰)도 이처럼 강력하게
맹위를 떨치던 한파가 아이티 강진이 터지자 신기하게도 싹 가셨다. 서로 상관이 없을 듯 싶지만 오묘한 자연 섭리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추위 참 강하고, 오래도 지속됐다. 생고생했다는 군시절에도 영하 20도 안팎의 날씨는 한해 3~4일정도 지나면 풀리곤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특히 새해 첫 출근날이던 4일 맛본 눈보라는 타지에서 경험한 '블리저드' 를 연상시켰다. 이렇게 긴 시간 지속된 강추위는 평생 첫 경험이었다. 그러니 '미니 빙하기(Mini Ice Age)' 논란까지 불거질 법도 했다. 독일 킬대학 모이브 라티프 교수 등이 주장한 이 학설에 따르면 해류의 변화로 지구가 온난화에 상관없이 20~30년간 빙하기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의 해류가 주요인이라는데 반대편에 놓인 한국과 중국 등도 된통 한파에 당하는 것은 좀 '억지' 이론처럼 들린다. 실제로 상온의 플로리다 오렌지 농장주들이 냉해를 입는 동안 같은 미국의 태평양 연안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였다. 원래 추워
뉴욕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 한주를 처음으로 서울에서 보냈다. 15년전쯤 처음 미국을 경험했을 때만해도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시골'로의 귀향 같았다. 세계 최선진국 생활에 대한 아쉬움과 시스템에 대한 부러움, 그리고 질 좋은 첨단 가전제품을 이삿짐에 바리바리 싸 들고 들어오는게 보통이었다. 이제는 세상 많이 바뀌었다. 냉전붕괴 이후 단일 초강대국으로 지위를 강고히 했을지 모르지만, 밖으로의 오만에 취해 있는 동안 안에서는 적어도 보통 미국인들의 삶은 오히려 쇠락해졌다는게 피부로 느껴진다. 질 낮은 공공서비스, 속 터지게 만드는 'I don't care(나 몰라라)'식 사회 시스템에 쌓여온 피로감으로 인해 한국으로의 귀향은 '선진국'으로 돌아오는 안도감 그 자체였다. 그래도 여전히 미국이 한 수 위라고 느낀 게 없지는 않다. 눈 치우기이다. 어떤 이들은 귀국 환영 '서설(瑞雪)'이라고 너스레 인사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파트 단지내에 수북히 쌓인 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