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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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4일 평양을 전격 방문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 기자들의 송환 협상이 그에게 주어진 일차 임무이다. 그가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하자, 북측은 온갖 예를 갖춰 그를 맞이했다. 전 미국 대통령이자 현 미 국무장관의 남편을 대하는 예우이지만 배려가 남달라 보인다. 화동의 꽃다발이 전해지고 도열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김계관 외교부상 등이 환히 웃으며 영접했다. 이로 미뤄 지난 3월 중국 접경지에서 붙잡힌후 평양에 4개월째 억류중인 두 여기자의 석방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런데 이를 위해 전직 미국대통령이 움직였다는 것은 태산명동 서일필격이다. 뭔가 더 큰 그림을 기대케하는 대목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이날은 마침 오바마 대통령의 48번째 생일이다. 모종의 시나리오 냄새가 난다. 북측도 꿍꿍이가 있어 보인다. 특히 영접 인사중 김 부상의 존재가 눈길을 끈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 미국과 제네바 핵협상, 뉴욕 미사일 협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최
이틀 전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이동전화 요금 국제비교 자료를 놓고 말들이 많다. 소보원은 몇 가지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우리나라 이동전화 요금이 비싸다'고 주장했다. 제시된 근거 자료는 메릴린치에서 1분기 보고서로 작성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요금자료를 분석해 국가별 순위를 매겨놓은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동전화 음성통화료는 OECD 26개국과 이스라엘, 홍콩, 싱가포르를 포함한 29개국 가운데 14위다. 이 가운데 음성통화량이 비슷한 15개국 비교에서도 우리나라 요금이 가장 비싸다. OECD 8개국과 홍콩, 싱가포르를 포함한 10개국의 음성통화료를 비교한 자료에서도 가입자당 매출액(ARPU)과 음성통화매출액(MOU×RPM)은 1위다. 소보원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날 소보원 자료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한마디로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라는 것이다. 단순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를 단순비교하면서 오
세상에 바뀌어 있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병든 사람의 얼굴은 평온하고, 병간호하는 사람의 얼굴은 피곤하다. 슬픈 자의 얼굴은 평상심을 찾았는데, 슬픔을 준 자의 얼굴이 되레 슬프다. 그림을 그린 자의 해설은 마냥 게으르고, 그림을 보는 자의 눈은 하릴없이 바쁘다. 두려운 것은 산짐승이 아니라, 사람이요, 사람보다 두려운 것이 마음이다. 물은 뜻이 있어 흐르건만, 물위에 떨어진 꽃이 더 각광을 받는 것은 인간의 눈에만 그럴 것이다. 바뀌지 않는 것들도 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은 원숭이다. 코끼리는 나무에서 떨어질 수가 없다. 산에서 죽는 것은 산을 잘 아는 사람이다. 산이 두려운 자는 절대 산에서 죽지 않는다. 물도 마찬가지다. 말 잘 하는 사람이 말로 화(禍)를 당하는 법이지, 말 못하는 사람이 세치 혀를 함부로 놀려 화를 입는 법은 없다. 샤갈의 말이 절묘하다. "나는 돌아야 한다. 왜냐고? 지구가 돌기 때문에. 나는 날아야 한다. 왜냐고? 날지 못하기 때문에." 낙화(洛
우려했던 일이 결국 터졌다. 국가 주요기관과 은행, 포털사이트들이 연이틀 계속되는 사이버공격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해킹집단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국가의 주요정보와 개인의 은행정보 등을 빼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사이버테러'로 규정하고, 국가 차원의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뒤였다. 사실 좀비PC를 악용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DDoS 공격으로 사이트가 불통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 DDoS 공격은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는 미래에셋과 키움증권 사이트가 DDoS 공격으로 일시 다운됐던 적이 있고, 올들어서도 네이버카페와 디시인사이드처럼 네티즌이 많이 몰리는 대형사이트들이 공격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정부 주요기관과 은행, 대형포털이 같은 시간에 한꺼번에 공격받기는 처음이다. 그런 만큼 피해가 클
# 미국 가서 섣불리 ‘비아그라’ 달라는 말 꺼내지 마십시오. 처방전없이 구하기도 힘들지만 뭔 말인지 모르기 십상입니다. 그들에게는 ‘바이애그라’이기 때문입니다. 요 이야기는 제가 당사자중 한 명이기에 좀 압니다. 1998년인가 화이자사가 맨해튼 팬스테이션인근 본사로 한국 특파원들을 초청했습니다. 시판에 들어간 비아그라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특별 배려였습니다. 당시 화이자사 대변인은 미 현지 언론 및 구매자들조차 혼동하고 있는 명칭에 대해 다시 설명해줬습니다. 일단 비아그라는 ‘vigor’와 ‘niagara’의 합성어라고 말했습니다. 정력이 나이애가라 폭포처럼 용솟음 친다는 의미죠. 하지만 발음은 바이애그라로 해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기사와 함께 용어 통일을 국내에 요구했는데 얼마후 돌아온 답변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비아그라로 상표 등록을 마친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국내에서는 비아그라가 평정했습니다. # 최근 논란이 일고있는 이름 영문표기
언제부턴가 '다른이의 나와 같음'에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무엇이든 나와 다른 것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입맛이 당긴다. 막걸리 탁배기를 앞에 놓고 마주앉은 친구가 나의 생각과 다름에 서운해 하고, 나의 계획을 따라주지 않는 아내에 속으로 슬퍼하고, 나의 기획에 반대하는 동료를 마음으로 미워하던 어리석음에서 늦게나마 뛰쳐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른 게 좋은 것은 다른 세상, 다른 경지, 다른 경험, 다른 생각, 다른 환경, 다른 입장 등을 두루 `공짜`로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치열할 수 있어서 좋고, 더 정교할 수 있어서 좋고, 더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 `통일`(統一)이 이념처럼 모든 이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던 시절이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중국집에서 직장상사가 자장면을 시키면 모든 부하직원들도 자장면으로 `통일`하던 시절이었다. 정부가 마늘 양파를 심는 게 좋을 것 같다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마늘 양파를 심었다가 값이 폭락하는 파동도 수없이 겪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관계를 맺길 원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다. 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은 많지만 자기 맘에 쏙 드는 사람을 찾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은 이런 점 때문에, 어떤 사람은 저런 점이 눈에 거슬린다. 거꾸로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은 그야말로 문제 덩어리,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사람을 만나야 할까. 사람을 만나려면 자신이 먼저 손해를 봐야하고, 지고 들어가야 한다고들 말한다. 이는 처음에 사람을 만나는 수단이나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그런 마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사람이기보다는 성인에 가까울 것이다. 만남에는 크든 작든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듯, 이유없는 만남도 없다. 물론 우연하게 만나는 경우도 있고, 첨에는 어떤 이유 때문에 만났다가 나중에는 이유없이도 만남이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
'100일'동안 진행됐던 국회 미디어발전위원회(이하 미발위) 논의가 결국 아무 소득없이 끝날 모양이다. 15일에 이어 17일 또 한차례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여야 대표단의 합의된 최종보고서는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3월 13일 첫 회의를 시작해서 꼭 100일째 되는 15일에 진행된 회의에서조차 미발위 여야 대표들은 여론조사를 놓고 '하자''하지말자' 입씨름만 하다 끝냈다. 그것도 무려 5시간동안.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자문기구로 출발한 미발위가 별다른 결실없이 마감된다는 것은 사실 처음부터 예상됐던 바다. 여야가 추천한 대표들로 구성된 미발위는 지금까지 대여섯번의 공청회를 거치는 동안 '여야 대리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역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나선 순회 공청회는 주제토론을 시작도 못한 채 절차 문제로 공방을 벌이다가 시간을 허비하기 일쑤였고, 시한이 임박해진 지금도 여론조사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다. 이처럼 수개월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미디어관련법'의 핵심법안은
지난 1999년 초 뉴욕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이스트 리버변 유엔 본부 건너편에 위치한 미 유엔대표부앞에서 느끼는 삭풍은 특히 매서웠다. 홈리스들마저 주일 5일 근무를 철저히 지키는 맨해튼이다보니 주말 황량한 '타향 땅'에서의 ‘노상 뻐치기’는 서울에서의 경험보다 더 춥고 삭막했다. 회담은 거의 주말마다, 몇 시간씩, 몇 주째 이어졌다. 피곤한 몸보다 무거운 것은 마음이었다. 당시 외환위기의 한가운데 놓였던 한반도 상황에서 ‘북한(NK) 팩터’는 자력으로는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올가미’였다. 무디스, S&P 등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마다 두번째 단락정도에서 예외없이 꼽던 최대 불안요인중 하나이다. NK 문제의 해결 없이는 위기 탈출도 요원해 보였다. 촉각은 온통 대표부내에서 진행되던 미국과 북한간의 미사일 협상에 쏠렸다. 하지만 매번 회담을 마치고 나오는 리근 북측 대표의 입에서는 고작 “다음에 봅세다”라는 말이 고작이었다. 지루한 협상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몇
한글은 쉽지 않다. 쓰면 쓸수록 어렵다. 초중고교에서 읽고 쓰기를 배우고, 사회에 나와서는 글로 먹고 삶에도 한글은 어렵다. 한글을 어렵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조사다. 주격조사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글의 뜻과 맛이 크게 달라져 더 어렵다. 예를 들면, ‘그는 갔다’와 ‘그가 갔다’는 말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는 갔다’는 그가 갔다는 객관적인 팩트에 그가 가는 것을 지켜본 자의 주관적인 정서, 느낌이 가미된 것이다. ‘그가 갔다’는 그가 간 팩트를 객관적으로 서술할 뿐이다. ‘그는 갔다’와 ‘그가 갔다’의 차이와 다른 맛, 쓰임새를 구별하지 못하면 글을 읽을 때도, 쓸 때도 참 재미가 없거니와 혼란스럽기도 하다. 좋은 글은 짧고, 명료하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랑해.” 이거면 충분하다. “정말 사랑해” 따위나, “진실로 사랑해”, 혹은 “진짜로 사랑해” 등과 같이 부사가 붙는 고백은 거짓일 수도 있고, 사실이더라도 거짓으로 들릴 수 있다. 큰 목소리로 웅변하는 고백이나, 절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대미문'이라는 그간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주가나 소비자심리지수 등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경기가 다시 하강하면서 'W자형'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최소한 금융위기의 쇼크에서 신속히 탈출한 것은 위기의 발생만큼이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이제는 '위기 후'(post crisis)에 대한 걱정이 위기 초반에 닥친 충격을 대체하는 분위기다. 금융회사의 연쇄파산을 막기 위해 시중에 쏟아부은 유동성이 '초(超·하이퍼)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례다. 성장률이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물가가 급등해 버리면 경제가 다시 타격을 받아 저성장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단기 부동자금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작 경제가 이 시나리오를 따를지는 미지수다. 또한 급속한 회복 없이 2~3년간 완만히 성장할 것이란 신중론이 맞을지도 현재로선 예측
봉하마을을 다녀왔다. 참여정부 마지막 절반을 청와대 출입기자로 지냈으니 도리였다. 봉하 가는 길은 멀었다. 기차 타는 시간만 3시간10여분이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진영공설운동장에 내려 또 빈소까지 30여분을 걸어야 했다. 빈소로 가는 길은 물을 필요도 없었다. 엄청난 인파에 묻혀 그저 앞사람만 따라가면 어느덧 조문하려는 사람들이 서서 기다리는 줄에 다다랐다. 60여명씩 한꺼번에 조문을 하는데도 1시간 이상 서서 기다려야 했다. 짧은 조문을 끝내고 참여정부 사람들과 천막 안 돗자리에 앉았다. 먹먹한 마음에 하릴없이 물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제 마지막으로 뵈었나요?" "실은 한달 이상 찾아 뵙지를 못했어요.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나서는 기자들이 봉하마을을 빙 둘러싸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가 방문하면 무슨 대책회의 한다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나고 하니 통 올 수가 있어야지요. 그게 너무 가슴 아픕니다." 아, 생각난다. 지난 4월10일인가, 문재인 전 청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