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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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눈물이 나려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우리는 믿어요(we believe)'라는 동영상을 보면서 그랬다. 이 동영상에는 한 인디밴드 멤버가 작사·작곡한 4분13초 분량의 곡이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과 함께 실렸다. 이 동영상이 감동적인 것은 그안에 희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우리 지도자에 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독재, 부패 등의 단어와 연결돼있다. 역사상의 인물에 대한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혹자는 우리나라엔 영웅이 만들어질 수 없는 풍토라고도 자책한다. 신이 아닌 사람이니 허물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나쁜 면보다는 좋은 면을 좀 더 기억하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영상을 만든 그 멤버는 그가 좋아했던 사람을, 그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모하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편을 가르지도 않았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그는 이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나눔은 아름답다. 그래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지구촌 곳곳에 대규모 감원 삭풍이 몰아치는데도 불구, 일자리 나누기에 나선 한국의 사례는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국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핑크 슬리브’로 불리는 해고 통지서 달랑 한 장으로 직원을 내모는 서구식 관습의 잣대로 보면 인간적 체취마저 물씬 풍겨나는 정책이다. 더욱이 최근들어 세계 경제가 모처럼 깊은 침체의 심연에서 빠져나오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며 ‘잡셰어링’으로 일컬어지는 이 정책은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전망이다. 대대적 구조조정의 후폭풍은 늘상 이른 회복을 붙잡는 족쇄가 되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원, 감축이 잇따르면 경기 회복의 동력이 될 소비는 줄기 마련이다. 이른바 케인즈의 ‘절약의 역설’이다. 또 기업들은 숙련 일손 부족으로 이전의 생산성을 복구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려 다시 찾은 호황의 기회를 날릴 수도 있다.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를 경험한 실리콘 밸리가 한 예이다. 이전의
초등학교 때를 벗지도 못했던 중학교 1학년 초 때다. 서점마다 여러 종류의 책을 한꺼번에 꽂아 놓은 아크릴 회전판이 있었는데, 수많은 책 가운데 '삼중당'(三中堂)이 발간한 소설책이 눈에 들어왔다. 미국의 펄 벅이 쓴 '대지'(大地)였다. 이 책은 '대지'와 '아들들', '분열된 일가' 등 3권으로 이뤄져 있었다. 나는 당시 뭔가에 홀린 듯 이 장편소설에 빠져들었다. 밤을 새워가며 읽고, 수업시간에도 수학 선생님 몰래, 영어 선생님 몰래 읽다 책을 빼앗기기도 했다. 내가 읽은 '대지'는 영문학계의 거목인 고 장왕록 교수가 번역한 것이었다. 장 교수는 소설과 수필 등 펄 벅의 여러 저서를 번역할 뿐 아니라 지난 60년대 한국을 자주 찾은 그녀와 인터뷰 등을 통해 사적·공적으로 교류했다. 이렇게 최초의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 벅과 영문학자 장 교수는 '창작과 번역'이라는 문학의 한 공간에서 깊은 인연을 맺었다. 이들에게는 문학 외에 이들의 인연과 삶을 묶어주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얼마전 끝자리 번호가 '2020'인 휴대폰을 새로 장만했다. 1년여 진통을 거듭해온 산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였다. 2020년까지 산은을 글로벌 투자은행(CIB)업계 20위권에 진입시키겠다는 목표에서다. 산은이 이 비전을 달성하는 데는 민 행장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장관이나 금융위원장도 '2020'을 공유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산은 임직원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더라도 한동안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될 정부의 행보에 따라 2020년 산은의 모습은 지금의 구상에서 한참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이 목표로 삼은 상업은행 중심의 CIB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버텨낼 만큼 견고한 '성'이다. 산은으로서는 수신기반 확충과 기업금융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면서, 그 역량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넘볼 수 있는 영역이다. 항간의 우려대로 '정부의 실패'가 나타난다면 산은이 글로벌 금융회사와 경쟁을 해보기는커녕 시중은행의 영역만 침범하는 정체 불명의
홍콩의 한 호텔에 투숙했던 관광객 수백여명이 며칠째 격리돼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외신, 그리고 국내에서 신종플루 1호 확진환자였던 A씨가 입원했다가 퇴원했던 군 격리병실 기사를 보면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자들의 도시'가 떠올랐다. 운전을 하던 한 운전자가 갑자기 앞이 안보이게 되고, 그와 접촉한 사람들이 모두 눈이 멀면서 이들이 격리수용되고, 급기야는 도시전체가 모두 눈먼자들의 세상이 되는 내용의 소설이다. 초기에는 눈이 먼 사람들이 한 건물에 격리수용되고 군인들이 이 시설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그 소설이 연상된 것 같다. 초기 격리수용소는 제법 관리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전염자들이 계속 들어오면서 소요가 생기고, 수용소를 나오려는 사람에게는 발포명령이 내려진다. 짐승과 같이 끔찍했던 수용소생활에서 벗어나 그들이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 것은 도시 전체로 전염이 확산되고 나서다. 안과 밖의 상황이 전혀 다를 게 없어진 뒤다. 우리 앞에 닥친 신종플루는 다
국제 데스크를 맡고 있으면 울분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국내 상황도 심상한데 나라밖에서 들려오는 이죽이는 소리들이 신경을 더 돋을 때가 많다. 뭐 이골이 난 필자 역시 그럴진대 정부 부처나 정책 담당자들의 심경은 어떨까 이해도 간다. 최근에는 국가 신용 등급 문제가 염장을 긁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8일 디폴트 위기에 놓인 동유럽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신용 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보다 깊은 수렁에 빠진 유럽으로서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한때 '늙은 유럽대륙의 젊은 피'로 강소국의 대명사가 된 아일랜드도 이날 신용이 강등됐다. 지난달말 무디스, S&P에 이어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나머지 하나인 피치도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헌데 부여된 등급이 눈에 들어왔다. AA+ 로 한 단계 하향. 그렇다면 직전까지도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하고 있던 셈이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그동안 아일랜드의 위기 소식을 숱하게 접하고 전했던 당사자로서는 어안이 벙
국내서는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큰 골프대회를 매년 열어온 모 기업이 올해는 골프대회를 갖지 않으려던 연초의 계획을 바꾸고 골프대회를 치르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 기업이 다시 골프대회를 주최키로 용단을 내린 것은 대회를 무산시킬 경우 국내 골프시장이 받는 타격과 골프계 인사들의 설득을 감안한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실적이 작년 말, 올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 비용을 대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하다. 초고가 골프장 회원권도 작게나마 거래가 살아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초고가 골프장 회원권은 지난해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자금확보를 위해 제일 먼저 내다 팔았던 물건들이다. 기업들이 다시 이런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 조기 극복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3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로 반전되면서 경제위기감이 상당 부분 해소된데 힘입은 것 같다.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지만,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엔 어느새 봄이 온 것같은데 우린 뭔가…."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제당·제분업체들은 요즘 한숨만 내쉬고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거듭하는 중에도 이들 주가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1분기 실적악화가 예상돼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환율 부담으로 원료 수입가는 올랐는데 정부의 물가관리에 묶여 판매가를 올리지 못해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1분기에만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사회안전망 역할도 하고 있다. 매출·수익 감소로 구조조정을 해야 할 상황인데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에 동참하느라 고용을 오히려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가급적 물가를 올리지 말고 사람도 자르지 말아달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물가마저 오르고 실업자가 늘어나면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물가상승과 고용감소가 소비위축, 경기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경제 주요 구성원인 기업들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다
언제부턴가 왼쪽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컴퓨터 자판을 치는데 손목이 시리고 아프더니 가벼운 것도 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친 것도 아니니 그냥 지나고나면 낫겠지'하고 있다가 가만두면 큰 병이 될 수도 있다는 안팎의 우려와 권유로 자의반 타의반 병원에 갔다. 우선 먼저 찾은 곳은 전문병원이다. 아침 9시에 접수를 하고, 기다리다가 X레이 사진을 찍었다. 간단하게 끝날 줄 알았던 X레이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동작을 요구했다. 여러 각도에서 두 손목을 한 필름에 찍느라 고생을 했다. 양쪽손목을 한 필름에 찍는데 실패하고 나서야 한쪽씩 다시 찍었다. 사진을 찍고 복도에서 기다렸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환자들이 붐비고 있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과 만났다. 예전에 한번 안면이 있던 선생님이라 조금은 편했다. 하지만 의사 앞의 환자는 '고양이 앞의 쥐'는 아니더라도 '선생님앞의 학생' 이다. 일방적인 분위기다. 밖에 많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속시원하게 뭘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
내년이면 마흔입니다. 본격적인 중년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의 두려움,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자각으로 마음은 부표 없이 바다를 떠도는 조각배처럼 흔들립니다. 하긴 재일교포 강상중씨가 쓴 '고민하는 힘'에 보니 비슷한 고민을 했더군요. "나도 사십대쯤에 나이를 먹는 것이 두려웠던 적이 있습니다. 기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마흔을 앞두고 고민의 바다 속을 허우적거리다 고민의 본질이 무얼까 파고들어가 봤습니다. 결론은 세 가지더군요. 돈과 일, 그리고 의미였습니다. 마흔만 돼도 회사에서 자리 지키기 쉽지 않은 고용불안의 시대에 돈 문제는 모든 중년의 공통된 생존의 고민입니다. 게다가 중년이면 아이들은 한창 많이 먹고 많이 배워야 할 때니 쓸 돈은 더 많아집니다. 그래서 요즘 상가 투자에는 30, 40대가 몰린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조기퇴직으로 인해 고용이 불안하니 매달 꼬박꼬박 월세가 나오는 상가 하나로 '인생의 우산'을 챙기자는
여기저기에서 '한국을 배우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얼마 전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막을 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의 야국 전문가들은 종주국 미국 야구가 한국 야구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와 일본의 '스몰 볼'과는 또 다른 '한국식 퓨전 야구', 조국을 위해 투혼을 불사르는 한국선수들의 정신을 학생들이 배우는 야구 교과서에 실어야 한다는 말들을 쏟아냈다. 'AIG보험 보너스 사태'에서도 '한국을 배우라'는 충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로부터 1800억달러 구제금융을 받은 AIG가 벌인 1억6000만달러(일부에서는 2억1800만달러 주장) 짜리 보너스 잔치가 미국인들의 공분을 사자 정부는 보너스의 90%를 환하는 '세금폭탄'을 때리기로 했다. 이에 AIG측은 보너스 반납으로 사태를 넘기려 애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위기유발 책임자들의 배제와 강력한 구조조정, 외국자본의 유치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개
미국정부가 요즘 쏟아내는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보면 한국이 혹독하게 경험한 외환위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미국은 준정부기관을 포함해 굴지의 금융회사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도 모자라 국유화에 착수했고, 23일(현지시간)에는 1조달러를 들여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중앙은행(FRB) 역시 경기부양을 위해 발권력 동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돈을 마구 뿌려댄다는 의미에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다. 정책금리는 더이상 낮출 수 없는 제로 수준까지 내려와 '양적 완화'가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 자칫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제는 미국에 대해 "아시아 외환위기에서 왜 배우지 못했느냐"고 거꾸로 따져 물어볼 때도 됐다. 미국은 11년 전 구제금융의 대가로 가혹한 조건을 내걸면서 아시아의 정실 자본주의를 싸잡아 비판했다. 기업의 무분별한 차입과 열악한 지배구조도 놀림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에 금융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