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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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임 사장 공모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KT 사장추천위원회는 당초 17일쯤 사장 후보를 추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천할 후보자 자격이 정관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제 와서 정관을 고쳐야 한다느니, 공모를 다시 해야 한다느니 말이 많다. KT 사외이사 1명도 뒤늦게 자격논란에 휩싸이며 사추위 활동에 불참을 선언했다는 말도 들린다. 사실 이 모든 책임은 사추위에 있다. KT 사외이사 전원과 외부인사 1명, 전직 사장 1명이 포함된 사추위에서 회사 정관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최고경영자(CEO) 공모를 진행한 탓이다. 하긴 정관에 어긋나는 자격인 줄도 모르고 사외이사로 선임해 지금껏 활동케 한 것을 보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싶다. 게다가 사추위로 활동하는 KT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을 견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소홀히 해서 오늘날 KT를 비리기업으로 얼룩지게 만든 책임도 있다. 그런 무책임한 사외이사들이 신임 사장을
일자리가 중요하다. 생계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관계' 때문이다. '일'을 통해서 개인은 사회와 관계를 맺는다. 사람들과 관계다. 그 관계 속에서 꿈을 꾸고, 미래를 그린다. 이 관계가 끊어지면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그가 얼마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회문제가 바로 이 관계의 상실에서 비롯된다. 세계 최고를 기록하는 자살률도 속을 들여다보면 이 때문이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아이를 많이 나을 리 없으니 세계 꼴찌의 출산율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정부의 11·3대책 중 해외인턴 인력을 5000명에서 2만명으로 늘린다는 방안이 있었다. 국내에 일자리가 없으니 밖으로라도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고령화는 급속도로 진행되는데 태어나는 아이는 줄어들고, 있는 젊은이들은 해외로 보낸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가히 예상할 만하다. 그 중요한 일자리가 갈수록 점점 더 줄어드는 것이 문제다. 기업의 매출이 늘고, 투자를 확대해도 오히
지난 한 달 우리사회를 억누른 화두는 국제통화기금(IMF)이었다. 글로벌 증시들이 사상 최악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의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10년만에 되풀이되는 외환위기 가능성에 또 숨죽여야 했다. 우리 국민이라면 하나 같은 마음이겠지만 'IMF의 신탁통치기간'은 기자 개인에게도 치 떨리는 기억이다. 97년 10월 기자는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뉴욕특파원 임지에 오른 길이다. 기내에서 다시 떠올리고 떠올렸던 것은 타임스스퀘어의 휘황한 불빛과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들의 리스트였다. 우선 '팬텀 오브 오페라'를 보고 다음엔 '미스 사이공', 아니야 오래됐지만 그래도 '켓츠'는 봐야지.. 그렇게 흥분과 기대에 젖어 목적지로 향했다. 닥쳐올 엄청난 재앙은 꿈도 못 꾼 채. 출발전 이상 징후는 있었다. 정착금으로 2만달러를 환전하려할 때 환율이 1000원에 다다른 점이다. 당시 E 은행의 외환담당이던 한 지인에게 자문한 결과 당장 필요한 일부 금액만 우선 환전키로 했
'양심고백'이 아니라 '악마의 실토'였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직원들 얘기다. 한국 등 신흥국에 군림하던 이들이 서브프라임사태로 세계적 은행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자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고 실토했으니 말이다. '악마의 숫자놀음'에 놀아난 것을 생각하면 '양심'이라는 말은 허사일 뿐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FRB 전 의장은 "신용시장의 붕괴와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못했으며, 금융기관들이 투자자들과 주주들의 자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은 나의 실수"라고 고백했다. 미국이 그토록 신봉해온 '시장이 최고의 가치'라는 절대논리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그가 지난 18년 동안 세계경제의 대통령으로서 누려온 절대 권위와 온갖 영화와 지금의 어려움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잘못을 인정한 그의 양심고백이 마치 시장을 조롱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기자가 아직 속이 좁아서 그러리라. 무디스와 그린스펀의 실토와 잘못 인정은 '시장'에 다가오고 있는 커다란 변화를 감지케 한다.
월가가 사고를 쳐도 크게 쳐놓은 것 같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폭탄이 터져 세계 금융기관이 6600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도 모자라 2탄, 3탄이 우려되고 있다. 서브프라임에 이어 듣기에도 낯선 금융 파생상품이 또 문제다. 크레딧디폴트스왑(CDS)과 연관된 합성부채담보부증권(합성CDO)의 부실이 국제금융시장에 2차 충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합성CDO 시장 규모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중 1조달러 이상이 부실에 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1조달러면 1400조원이다. 한국 주식-외환-채권시장에 파편이 튀고 있다. 유동성 자금이 필요한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해뒀던 주식을 청탁 불문하고 팔아 달러로 바꿔 나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가는 박살나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23일 1049까지 내려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10년만에 1400원을 넘어섰다. 채권시장은 정상 작동이 멈춘 지 오래됐다. 현금 확보전이 벌어져 우량기업들
'건강염려증'이라는 게 있다. 단순히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게 아니다. 정식 병명이다. 작은 증상에도 큰 염려를 하는 증상이다. 이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006년에 1만1951명, 2007년에 1만5563명에서 올해 6월까지 9464명에 달했다.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건강정보의 홍수, 그리고 중병을 앓은 사람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즉 '아는 게 병'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는 게 병이 아니라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섣불리 아는 게 문제다. 우선 '멜라민'을 예로 들어보자. 멜라민은 음식에 들어가선 안되는 유기화합물이지만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인체에 들어가도 소변으로 배출된다. 농도가 높아지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신장에 누적, 신장을 손상시키게 된다. 이것이 멜라민이 함유된 중국산 분유를 먹은 유아들이 사망한 원인이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은 분유를 원료로 한 첨가물들
"지금요? 살아남는 게 목표죠." 서울에서 가장 노른자위라고 하는 강남지역을 대상으로 케이블TV서비스를 하고 있는 한 케이블TV방송사(SO)도 '생존'이 목표일 정도로 현재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살얼음판이다. 그나마 이 업체는 나은 편이다. 서비스지역의 가구 대부분이 케이블TV 가입자이고, 이 가운데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도 절반에 이르니 말이다. 우리나라 케이블TV 가입률은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1800만에 이르는 전체 가구 가운데 83%에 해당하는 1500만 가구가 케이블TV를 시청하고 있다. 지역별 편차는 있겠지만, 이미 대부분의 가구가 케이블TV를 시청할 정도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TV(IPTV)와 유료방송 시장을 놓고 정면으로 승부를 펼쳐야 하는 케이블TV방송사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일 수밖에 없다. 케이블TV방송사들이 이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한가지뿐이다. 현재 월 5000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는 가입자당이용요금(ARPU)을 최소한 1만200
한 이동통신사의 TV 광고가 요즘 인상적이다. 담벼락에 숨은 남학생과 수줍은 듯 아이가 건네는 쪽지를 받아드는 여학생. 당시의 메신저란다. 교복세대로서는 아련한 추억과 함께 공감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다. 과거 교과서 한 귀퉁이에 그려진 그림들이 빨리 넘겨지며 펼쳐지던 요지경은 오늘날의 동영상이고. 그럼 여배우 최진실의 자살로 인해 다시금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댓글은 무엇이었을까? 화장실 벽을 가득 채우던 낙서들이 그 전신은 아닐런지 연결지어본다. 쪼그려 앉던 변기시절 벽을 메웠던 낙서들은 저려오는 다리와 코를 자극하던 냄새를 날려주던 '청량제'였다. 그리고 그 벽면은 열린공간이었다. "지구야, 어지럽다. 멈춰다오"를 외치던 청년 시인에서부터 "인생은 짧고 X은 길다"던 위트까지. 나라고 예외였을까. 가끔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나도', '옳소'라고 맞장구치던 댓글을 적었던 것 같다. 낙서로 얼룩진 '비언소'는 카타르시스가 넘치던 이름 그대로 '해우소'이기도 했다. 당시 대한민국
1991년 5월 햇살은 따사롭고, 봄꽃은 화사했건만, 자고 일어나면 자살하는 대학생으로 사회는 뒤숭숭했다. 명지대생 강경대 군이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분신과 투신자살로 12명의 젊은 생명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스러지는 이른바 '분신 정국'이 불거졌던 것이다. 지금은 생명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시인 김지하씨는 당시 조선일보에 쓴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라는 칼럼에서 "젊은 벗들! 지금 곧 죽음의 찬미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1998년 봄에도 햇살은 따사롭고, 봄꽃은 화려했으나 온 국민은 IMF 체제에 짓눌려 있었다. 대한민국은 '자살 공화국'이었다. 투자에 실패해서, 직장에서 쫓겨나서, 사업이 망해서 등등의 이유로 선택해서는 안될 선택을 한 이땅의 가장들이 잇따랐다. 너무도 어려웠던 그때, 나라를 살리겠다며 장롱에 꽁꽁 숨겨놓은 금을 앞다퉈 내놓는 감동의 스토리가 물기마저 바싹 말라 스산한 마음에 한줄기 희망과 용기을 드리움에도 목숨을 끊는 이가 좀처럼 줄어들지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97년 12월3일. 당시 대통령선거 막바지에 촌각을 다투며 유세를 벌이던 이회창(한나라당)·김대중(국민회의)·이인제(국민신당) 후보 3명은 '어처구니 없는' 요청을 받았다. 이날 새벽 서울에 도착한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들에게 보장각서를 받아야만 구제금융을 해줄 수 있다고 버틴 것이다. 청와대와 경제팀은 후보들에게 각서를 받기 위해 읍소를 마다하지 않았다. IMF는 고금리, 한계기업 정리와 대량실업 등이 불가피한 구제금융 패키지를 대통령 당선자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우려했다. 세 후보는 썩 내켜하지 않았으나 국가 부도는 피해야 한다는 명분에 양보해 '본인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협의된 대로 이행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각서에 서명했다. 후보별로 각서 수신인은 달랐다. '경제 국치일'로 불린 이날 IMF와 우리 정부의 힘겨운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됐다. 이로부터 11년 가까이 흐른 후 미국에서 아주 흡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순서로 보면 이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폭삭 내려앉을 차례다. 경제의 혈맥인 금융시스템이 엉망이 됐으니 미국 실물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게 뻔하다. 1년여 전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불길한 시나리오를 얘기할 때 반신반의했다. "갑자기 미국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뚝 떨어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가 문제입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발생해도 손 쓸 방법이 없어집니다. " 미국 금융위기가 터지기 1년 전 "설마~" 하며 한 펀드매니저와 주고받던 가상의 상황이 지난 몇달에 걸쳐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가해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맞게 되고 물가까지 치솟아 미국경제가 큰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는 예상이 척척 맞아떨어지고 있다. 그때 이미 미국경제의 침체를 예상하고 '거꾸로 투자'에 나선 '선수'들도 있었다. 미국경제가 침체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해 달러를 빌려 다
메릴린치, 리먼 브라더스 등 미국 투자은행(IB)의 몰락을 보면서 '세상에 참 영원한 게 없다'는 진리를 실감하게 된다. 이름만으로도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던 거대 금융회사가 하루아침에 한국에까지 손을 벌리게 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세계시장의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전문가인양 매일 떠들어대지만 별거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이러다가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는 송하비결의 예언이 맞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위기를 통해 적어도 아시아가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위치를 점하게 되리라는 것은 실제로 가능한 시나리오 같다. '왜 그렇게 바보같이 쌓아놓느냐'고 질타받던 아시아 주요국들의 외환보유고가 이렇게 든든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은행창구에 펀드 투자자들이 몰려들 때 '나는 몰라유~'하며 그냥 적금이나 들던 '미련 곰탱이'들이 발을 쭉 뻗고 잘 줄 누가 알아겠는가. 이번 일을 통해 '선진금융기법=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