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총 2,400 건
얼마전 일산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납치 미수사건으로 온나라가 발칵 뒤집힌 일이 있다. 경찰의 무성의로 자칫 단순폭행으로 묻힐 뻔한 이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은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영상 덕분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전파된 CCTV 영상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40대 남자가 10세 여자어린이를 흉기로 위협하며 마구 폭행하고 질질 끌고 나가는 장면이었다. 이 영상을 본 온국민은 분노했고, 경찰은 뒤늦게 CCTV에 찍힌 용의자 얼굴을 토대로 범인 검거에 나섰다.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지 하루도 안돼 검거된 범인은 상습 아동성폭행 전과자였다. 'CCTV가 아니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싶을 정도로 아찔했다. CCTV 영상이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것은 이 사건만이 아니다. 종합병원 사물함에서 금품을 훔치던 범인도 CCTV 때문에 덜미가 잡혔고, 상습적으로 오토바이를 훔치던 부자도 건물 주차장에 설치된 CCTV 때문에 범행 1주일 만에 검거되기도 했다. 최근 성남에서도 일
미래학자 폴 케네디를 10년전 예일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1998년 성급히 기획됐던 밀레니엄 특집을 위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케네디가 했던 말중 기억나는 부분은 많지 않다. 기억력 때문이 아니라 세월 탓이던지. 아니면 사는데 별 영양가가 없었던 지... 다만 그가 넋두리처럼 내뱉던 몇 마디만은 여전히 귓전을 맴돈다. "아침에 일어나 PC를 켜면 이메일은 40여개나 쌓여있고…" 다가올 미래사회와 정치경제시스템에 대해 거창하게 설명하다 생뚱맞게 덧붙였던 말이다. 문명이기사회의 양면성을 그답게 풀어낸 지적이었다. 아무리 기술문명이 발달하면 뭐하냐 바쁜 아침 시간에 몸은 하나인데 언제 읽겠느냐, 결국 모든 선택과 결정, 시간과 노력의 배분 등은 여전히 나 혼자의 몫인데 어쩔거냐, 뭐 이런류의 푸념이었던 것같다. 케네디는 다소 비관론자이다. 당시 그는 풀이 많이 죽어 있었다. 그를 일약 세계석학의 반열에 올려놓았던 저서'강대국의 흥망'에서 논했던 미국의 쇠퇴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때문이다. I
지난 1994년 일이다. 외국 낯선 거리에서 현대자동차를 보거나, 'CHOYANG','HANJIN'이라고 쓰인 화물 콘테이너만 봐도 코끝이 찡하던 시절, '국가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취재할 때였다. 전자제품 대형 마트를 들렀는데, 소니 파나소닉 산요 등 온통 일본제품들이 전시장 주요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삼성이나 LG가 내놓은 TV 등 가전제품은 진열이 아니라 매장 뒤켠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방치되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중앙역. 한 흑인이 손수레에다 녹음기를 팔고 있었다. 수북히 쌓여있는 일제 녹음기 사이로 삼성제품이 눈에 띄었다. 반가웠다. 그에게 삼성 녹음기 값을 물었더니, 안판다고 한다. 일제 녹음기 성능을 손님이 비교할 수 있게 삼성 녹음기를 1대 갖다 놓았을 뿐 팔려는 것이 아니란다. '비교상품'에 불과했던 것이다. 기자는 장사꾼의 마켓팅 전략이 미웠고, 속도 상해 삼성 녹음기 성능이 더 좋다며 굳이 그 녹음기를 사왔다. 2002년 여름. 인디애나
최근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무척 거칠어졌다. 무엇보다 환율과 금리 등의 변동폭이 크다. 글로벌 신용경색, 달러화 약세 등 대외요인이 1차 변수지만 최근 국내 고위 정책당국자들의 엇갈린 발언이 시장 혼선의 진원지라는 지적이다. 거친 것은 시장만이 아니다. 속속 표출되는 당국자들의 '시장관'은 마치 공개적 언쟁을 벌이듯 서로를 압박하는 투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밤 강연에서 던진 말이 단적인 예다. "한·미 금리차 2.75%포인트가 무슨 의미인지는 설명을 안해도 다알 것이며 환율과 경상수지 적자 추이를 감안할 때 어느 길로 가야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그는 "금리정책이 중앙은행 소관"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사실상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는 한국은행을 공격했다. 이는 "통화금융정책과 관련해 재정부 장관이 금융통화위원회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대목에 이르면 자명해진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같은 날 오전 정부를 향해 '잽'을 날렸다. 그는 "항상 중앙은행이 물가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조광조의 개혁은 왜 실패했는가. 그의 급진적인 개혁 드라이브로 기득권을 잃게 된 중종반정 공신세력의 저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훈구세력의 저항은 조광조를 그토록 신뢰하고, 힘을 실어줬던 중종이 돌연 등을 돌리고 훈구세력를 지지해서 가능했다. 중종의 신뢰가 정치 기반이었던 조광조는 기묘사화(己卯士禍)로 훈구세력에 패하고 능주로 유배됐다가 사사당하고, 그의 개혁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조광조의 개혁이 반정공신들의 기득권을 없애고, 왕권강화에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중종은 왜 그에게 등을 돌렸는가. 조광조는 한번 말을 하면 그칠 줄을 몰랐다. 임금 앞에서건, 어디서건 한번 입을 열면 '이상적이고 옳은 말'만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쏟아냈다. 임금에게 강론을 할 때면 그의 언변은 청산유수였으나, 매번 그의 그칠 줄 모르는 강론을 들어야 하는 임금에게는 대단한 고역이었다. 찜통처럼 무더운 여름철 한낮에 조광조의 강론을 듣는 것은 중종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모든 것을 뒤
최근 공직자들이 골프 약속을 취소하고 있다고 한다. '골프 금지령' 파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류우익 청와대 대통령실장이 "지금 이 시점에서 골프를 치는 수석이나 비서관은 없을 것"이라고 한 마디한 것이 발단이 됐다. 청와대 대변인이 "일하기 바쁜데 골프 칠 시간이 있겠느냐는 뜻일 뿐 골프 금지령은 없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눈치 빠른 관가는 금지령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골프보다 테니스를 즐기고, 최측근이 이런 발언을 했는데도 골프를 즐기는 공직자가 있을까 싶다. "언제 금지했느냐"는 해명이 먹히지 않는 이유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퇴임 후에야 "공무원 골프를 금지한 사실이 없고 다만 내가 골프를 안 치겠다고 말했는데 밑에서 과민반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참모들에게 골프를 못하게 하고 싶은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골프와 정치는 상극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3·1절에 골프가 아니라 테니스를 쳤다면 일이 그렇게 커지진 않
또다시 규제개혁이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도 초반부터 규제혁파에 잰걸음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서민·경제 못지않게 규제개혁을 강조했고, 앞으로 국가경쟁력강화회의를 매달 열어 규제개혁 추진 상황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각 부처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경제파급 효과가 큰 덩어리 규제부터 손을 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규제를 쥐고 있는 공무원들도 충분히 예상한 수순일 것이다. 문민정부 이후만 보더라도 새 정부 출범 직후 규제가 화두로 부상하지 않은 때가 없었다. 각 정부는 규제개혁에 그야말로 '열성적'이었다. 공무원에게만 맡기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민간 전문가를 개혁작업에 참여시키거나 청와대에서 '작심하고' 구체적인 규제감축 비율까지 제시한 적도 있다. 문민정부 이후 손을 본 규제건수를 헤아리면 현재의 총 규제 수를 넘어설 듯 싶다. 그런데도 규제가 여전히 과도하다는 하소연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군자(왕)는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전복시키기도 한다.”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말이다. 요즘 말로 바꾸면 “국민은 대통령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바꾸기도 한다”가 될 것이다. 대통령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대리해 국가를 다스리는데,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正治)하면 계속 지지하지만 독선에 빠져 악치(惡治)하면 외면하고 다른 지도자를 찾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사흘도 안돼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취임전후에 일부 장관 및 수석 내정자를 둘러싸고 ‘부적격 논란’이 빚어지고 일부는 도중하차하는, 부적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탓이다.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하고 1년의 계획은 봄에 하듯, ‘5년 만기 정권’은 취임초기에 진용을 갖춰 말끔하게 출범해야 할 터인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작은 정부’를 내세워 야심차게 추진했던 정부조직개편이 총선을 앞둔 정치논리에 휩쓸려 ‘어정쩡한 정부’로 된 판에 장관 인사마저 물의를 빚어
안상수 인천시장이 지난해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은 전략에서 실패했다. 정치는 탠저블(tangible)한 것, 즉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것으로 승부해야 한다. '역사 바로세우기' 같은 눈에 안보이는 것으로 했으니 실패한 것"이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안 시장의 지적은 정치세계의 상식이고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명박 당선인의 역작 '청계천'이 그것을 입증했다. 대통령 선거기간 내내 청계천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면서 "승부를 짐작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12월19일 당선 확정 후 청계천으로 옮겨 자축행사를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이 살 길은 도시디자인"이라고 말한 것도 '눈에 보이는 것'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 만으로 성과를 내기도 바쁜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매달리는 정치인은 어리석을 만큼 고지식하거나 본디 담론을 즐기는 관념론자일 것이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은 한국 사
"모두의 책임은 무책임이다"라는 말이 있다. 구성원 전체가 책임을 지면 추진하는 일이나 사건에 대응하는데 소홀함이 전혀 없을 듯 하지만 정작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책임을 나눠 진 구성원이 많을수록 무책임해지는 경향이 크다. 예컨대 책임의 크기를 100으로 놓고, 구성원 수를 50이라고 해 보자. 모두 100의 책임감을 느끼기보다 각자의 몫인 2(100/50)만 지려 하고, 마찬가지로 구성원이 10만명으로 늘어나면 책임감은 0.001로 떨어져 거의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무책임의 극치는 지난해부터 국제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을 비롯해 금융회사들의 선량한 관리책임을 약화시킨 것은 '자산 유동화'였다.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면 기초자산인 대출채권이 회수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추가 대출을 할 수 있다. 유동화는 신용창출을 통해 금융 소비자의 혜택을 늘릴 수 있는 첨단 기법
숭례문이 610년 만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현장에서 추위에 떨며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깝게 지켜보던 시민들은 물론 TV 화면을 통해 속히 진화되기를 원하던 많은 국민들의 바람을 숯덩이로 바꿔놓은 채 '쿵!'하고 내려앉았다. 남대문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숭례문의 붕괴는 한국인의 자존심도 함께 무너뜨리는 참극이다. 숭례문은 국보1호로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배달민족과 애환을 함께 하며 국난을 극복해온 바탕이었기 때문이다. 숭례문 화재 붕괴는 한국인 자존심을 무너뜨린 것 숭례문은 조선 태조4년인 1395년 짓기 시작해 태조 7년인 1398년 완성됐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및 한국전쟁 등 수많은 전란에도 600년 이상 위용을 자랑하며 한국인의 긍지를 지켜왔다. 그러던 숭례문이 태평성대라고 구가되는 시기의 설날 연휴 끝자락에, 그것도 정보화 사회의 최첨단에서 극히 원시적인 방식에 의해 어이없이 불타 무너진 것이다. 있어서는 안 될
한국은 심각한 교육의 실패에 시달리고 있다. 사랑하는 자녀를 이역만리 타국에 유학보내고 생이별의 고통을 겪는 '기러기 아빠'가 적지 않다. 교육 실패로 인해 해외에서 뿌려지는 돈이 해마다 50억달러(약 5조원)를 넘고, 이 돈은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한국 교육이 실패한 3가지 이유 교육의 목적은 미래의 주인인 청소년들을 완전한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키우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사회에 나아가 좌절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필요한 지식과 가치관을 가르치고 익히는 게 교육의 핵심이다. 이런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선 ‘교육의 3요소’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바로 학생과 선생님, 그리고 학교다. 불행하게도 한국은 좋은 학생을 갖고서도 선생님과 학교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교육의 실패를 겪고 있다. 한국 교육이 실패한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크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교육 평가의 잣대가 점수로 획일화돼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학교에 경쟁이 없다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