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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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3월이면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온다. 황사(黃砂)와 경영권 분쟁이 그것이다. 하나는 자연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인위적이란 점에서 다르지만, 당하는 사람은 몹시 불편하다. 경우에 따라서 일자리도 잃어야 하는 고통까지 겪어야 한다. 춘삼월의 두 불청객, 황사와 경영권 분쟁 3월 주총 시즌에 찾아오는 경영권 분쟁은 ‘기업은 주주의 것’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기 때문에 현재 경영권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 뒤 이제부터 이 기업의 주인은 나이므로 당신은 나가라고 요구하는 게 경영권 분쟁의 본질이다. 주식회사를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주인은 주주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주주는 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돈(자본금)을 낸다. 1%의 가능성에서 기회를 보고, 잘못되면 피 같은 돈을 모두 잃어버릴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정신이 있기에 주주들에게 기업의 주인 자격을 부여하는 것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현재 경제 패권을 쥐
KTX로 2시간30분. 설 연휴 직전 10여년 만에 가본 부산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해운대 인근에 자리잡은 고층 빌딩, 뉴욕의 조지워싱턴브리지를 연상케 하는 광안대교 등은 이국적이었다. 누리마루가 있는 동백섬을 산책하면서 부산이 많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그것도 잠시. 도심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는 의외의 말을 던졌다. "갈수록 살기 어렵네요. 사람들이 계속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죠…." 해변의 고층 아파트들은 서울과 비교해 손색이 없지만 미분양된 게 적잖다고 전한 그는 기업들이 타지로 이전하면서 일자리가 줄고, 도시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부산 비관론'을 이어갔다. "울산의 음식점들은 주말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하죠. 이곳에는 새로 생기는 것이라곤 라면가게, 분식점뿐입니다. 아파트 공사도 서울의 대형업체들이 도맡고, 부산기업은 없습니다. 도로도 제대로 확충이 안돼 정체가 심합니다. IMF체제 이후 부산은 죽 내리막길입니다." 그러더니 대뜸 "이번엔 경제를 아는 사람
“한국경제가 지난해 5.0% 성장한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매월 갖는 모임에서 한 국책연구원 박사는 한국경제가 결코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북한핵개발 폭풍, 원화강세와 고유가 및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난맥상을 뚫고서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이룬 것은 절대로 과소평가할 수 없는 한국경제의 저력”이라는 분석이다. 원유 같은 천연자원과 원천기술 같은 경쟁력의 원천을 상속받지 못한 한국경제가 5% 성장한 것은 조로(早老)현상이 아니라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주위에서 ‘경기가 나빠 살기 어렵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기적처럼 높은 성장률을 좀처럼 실감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무엇이 이렇게 숫자와 체감 경기의 격차를 벌어지게 하는가. 기적적인 5% 성장 vs 바닥권 체감경기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고통 받는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밥집과 호프집 등을 차렸다. 그렇게 생긴 자영업
얼마전 과천 관가에서 고위 공무원들의 '보신계명'이 회자됐다. 종종 사고의 진원지가 됐던 민원인에 대한 대처요령으로 '일정을 메모하자. 단 둘이 만나는 자리는 피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이 계명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현대자동차 계열사의 부채탕감 로비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에서 출발했다. 변 전국장을 법정에 세운, 유일한 직접 증거는 현대차를 대신해 뇌물을 제공했다는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의 진술. 김씨는 수사 과정에서 변 전국장에게 3차례에 걸쳐 거액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 전국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고교 동창과 함께 김씨를 1차례 만났을 뿐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으나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변 전국장은 후배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사건 당시 일정이 담긴 개인휴대단말기(PDA) 파일을 복원하고, 국회 영상자료를 챙겨 김씨를 만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어렵게 입증했다. 이 덕분에 김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가운데
살다보면 처음 가 보는 곳인데도 이미 여러 번 왔었던 것처럼 익숙한 곳이 있다. 어떤 때는 처음 해보는 일인데도 마치 몇 번이나 되풀이했던 것처럼 전혀 낯설지 않은 일도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데자뷔(旣視感)이라고 한다. 수백 년 만에 찾아온 ‘황금돼지 해’라며 들뜬 마음으로 맞이한 2007년 새해가 시작된 지 한달이 가까워지면서 데자뷔라는 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제주권을 IMF(국제통화기금)에 넘겨줘야 했던 정축국치(丁丑國恥;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던 경술국치(庚戌國恥)에 빗댄 말)를 10년만에 또 겪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의 경제상황을 보면 데자뷔가 허무맹랑한 착각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외화 퍼내기’ 노력이 대표적이다. 재경부는 1인당 해외부동산 취득한도를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로 확대한 데 이어 해외펀드의 주식차익에 대해 3년 동안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했다. 넘치는 달러로 원/달러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
LG텔레콤의 수장을 맡았던 남 용 사장은 지난해 7월 동기식 IMT 2000 사업권 취소의 법적 책임을 지고 퇴진하기 직전 "악법도 법"이라고 말했다. 그가 지칭한 '악법'은 기간통신역무의 허가가 취소되면 당연직 대표이사가 퇴직해야 한다는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이었다. 범죄 등으로 사업허가를 취소했을 경우를 상정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더구나 동기식 방식은 세계 주요 통신업체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사장된 기술이어서 LG텔레콤으로선 정부와 다퉈볼 여지가 있었다. 남 사장은 그러나 "공무원들의 고민도 이해한다"며 '독배'를 택했다. 논란이 많았던 법을 따른 결과 개인(남 사장)이나 회사(LG텔레콤) 모두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그는 5개월 뒤 LG전자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LG텔레콤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쏟아부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매우 적은 비용으로 차세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G텔레콤 측이 당시 정보통신부 앞에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이며 정부와
정해년 새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어떤 기업, 어떤 상품, 어떤 기업인이 뜰까. 수많은 기업이 명멸한 기업사는 강한 기업, 잘난 회사보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기업이 결국엔 승자가 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의 1년 변화는 아날로그 시대 100년의 변화에 맞먹는다. 변화의 속도 못지않게 변화의 내용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메가트렌드 변화의 핵심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있겠지만 많은 학자와 경영인들은 기업 환경변화로 웹2.0을 주목한다. UCC(사용자제작 콘텐츠)와 블로그를 특징으로 하는 2세대 웹의 키는 자벌적 참여와 창의성 (Creativity)이다. 수동형의 웹1.0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런 면에서 웹2.0은 롱테일(Long tail)경제와 통한다. 길고 두툼한 꼬리가 여러개 모이다 보면 몸통보다 더 커진다는 롱테일이론은 원래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예에서 꼬리에 해당하는 틈새상품 중요성을 강조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지금은 마케팅은 물론 인사관리
노무현 대통령이 달라졌다. 더 이상 밀리지 않고 할말은 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국무회의도 직접 주재하겠다고 했다. 임기를 1년 남짓 남겨 놓은 시점에서 ‘레임 덕(임기 말 권력누수현상)’에 빠지지 않고 해야 할 일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대통령이 너무 조용히 있으면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고 경제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변화를 바라보는 눈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노 대통령이 생각하는 ‘해야 할 일’과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으로서 했으면 좋을 일’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탓이다. 노 대통령이 해야 할 일로 생각하는 것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서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한다든지,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들을 풀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세계 1위 수준의 청소년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국민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대
'김폴레옹' 김성호 법무장관이 검사 시절 얻은 별명이다. 크지 않은 키에 온화한 표정의 그가 수사에서는 너무 철저해 법무장관을 지낸 이종원 변호사가 키 작은 나폴레옹에 빗대 붙여주었다고 한다. 김 장관은 대검 중수부에서 4·3·2과장을, 서울지검의 특수 3·2·1부장을 차례로 역임한 검찰 내 손꼽히는 특수 수사통이다. 재벌 총수들을 대거 법정에 세웠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도 맡았다. 그런 김 장관이 '재벌총수 살기좋은 나라'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경제개혁연대)에 직면했다. "법무(法務)장관이 아니라 법무(法無)장관"이란 비아냥(민주노동당)까지 샀다. 그의 과거 이력을 감안하면 참 의외다. 직전 2년7개월여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외도'한 것을 제외하고는 공직을 검찰에서만 보낸 그다. 재벌과는 우호적인 관계가 없었을 것같은 김 장관이 취임 4개월 만에 시민단체로부터 '친재벌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 것은 과거 분식에 대한 선처 방침 때문이다. 그는 지난 18일 기
사이비 능력(Pseudo ability)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제대로 된 실력이 없는데 특수상황에서 능력을 갖춘 것처럼 보일 때 쓰인다. 학교 다닐 때 공부가 별로였던 사람이 기업 오너의 자녀라는 이유로 임원이 됐을 때가 대표적인 예다. 임원은 임원에 상응하는 고급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똑똑한 평사원보다 훨씬 능력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이비 능력은 학생 사이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적은 수학능력이나 노력도 중요하지만, 어떤 학원에 다니느냐에 더 영향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모가 부자여서 유능한 선생님이 많은 학원에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자녀의 성적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좋은 대학에 갈 실력이 안되는 학생이 미국으로 유학 가서 귀국했을 때 더 환영받는 경우도 있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야 국내 유명대학 졸업생이 더 많을지 몰라도 글로벌 경제에서 핵심 경쟁력 요소인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탓
# 뉴욕 특파원으로 미국에 갔다 거의 2년 만에 돌아왔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서울은 그 사이 많이 변해 있었다. 머니투데이 회사앞 청계천은 기대 이상이었다. 복잡하고 좁디좁은 청계천로는 사라지고 시내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놀고 길 섶엔 갈대가 키 높이나 올라온청계천이 새로 났다. 조흥은행이 30억원을 들여 가능해진 세계 최장의 정조대왕 행차 벽화도 인상적이다. 지금 한창 설치중인 루미나리에는 청계천의 밤을 파리 샹제리제나 맨해턴 못지않게 화려하게 화려하게 꾸며줄 것이다. 청계천엔 창조적 파괴와 하면된다는 한국 정신이 깃들여 있다. 관광 명소는 물론 체험 학습장이 되기에도 충분했다. 서울 시청앞 횡단보도는 살가웠다. 사람이 어둠침침한 지하도에서 해볕 따듯한 지상의 광장위로 올라왔다. 겨울 서울의 명물이 된 인공스케이트장도 곧 개장하겠지...광화문 태평로와 동숭동 대학로에 가보니 갖가지 뮤직컬, 음악회, 전시회를 알리는 깃발과 포스터가 무성하다. 여느 유럽 도시 못지않은 클래식 향연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시세 변화는 월스트리트의 상여금과 밀접하게 연동돼 왔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사가였던 찰스 킨들버거의 말이다. 수백년의 역사를 지닌 투기광풍을 생생히 분석한 저서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에서 부동산 및 주식시장 거품의 상관관계를 다룬 대목에서였다. 국내에서도 여의도 증권가에 근접한 목동의 집값이 코스피 지수와 유사한 추이를 보였다는 보고서가 있었다. 과거에 상관관계를 보였고, 올 초 목동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는 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증권사들이 직원들에게 두둑한 보너스를 안겨주면서 목동의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투자주체나 방식이 다를 것 같은 부동산과 주식은 거품이 만들어지거나 꺼질 때 서로 영향을 미친다. 우선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건설회사나 은행 등 부동산과 밀접하게 관련된 산업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부동산으로 부가 늘어난 개인들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주식을 산다. 이와 반대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