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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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를 사로잡는 방법은 목이 가느다란 항아리에 향기가 좋은 바나나를 넣어두는 것이라고 한다. 원숭이는 좋아하는 것을 잡으면 죽을 때까지 놓지 않는 ‘본능’을 이용한 것이다. 사람이 다가와 자신이 잡히는 순간까지도 항아리 속에서 한 손 가득 쥔 바나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런 원숭이의 본능을 미련하다고 혀를 찬다. 어떻게 자기가 잡혀가는 마당에 끝까지 바나나에 집착할 수 있느냐는 비아냥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본능 때문에 사로잡히고 마는 원숭이의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결과(생포)를 생각했다면 어리석은 행동(바나나에 끌려 움켜쥐는 것)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경우가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이 그렇다. 돈 벌겠다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손대지 말아야 할 주식에 전 재산을 투입해 쫄딱 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70년대 말의 건설주, 80년대 말의 트로이카주, 90년대 말의 IT주 버블에 혼찌검이 났던 투자자들은 지난해 바이오주식에서 또
'중동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두바이가 또한번 일을 냈다. 미국 동남부 해안의 6개 항구를 `장악'한 것이다. 두바이 손에 넘어간 항구들은 '자본의 심장'으로 불리는 뉴욕을 비롯해 뉴저지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등에 자리잡아 경제적·군사적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이 때문에 정치인들이 안보위협을 운운하며 인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두바이는 뉴욕항 등을 직접 매입한 게 아니었다. 두바이 국영업체인 `두바이포트월드'(DPW)가 6개 항구의 운영권을 갖고 있는 `P&O'를 인수, 자연스럽게 넘겨받았다. 'P&O'가 대영제국 절정기에 설립된 영국 최대 항만 운영업체로, 이번에 165년의 역사를 접게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국인의 심기도 편치 않을 것같다. 사실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DPW가 지난달 개항한 부산신항의 운영권을 이미 쥐었기 때문이다. DPW는 지난해 미국계 항만 운영사인 CSXWT를 인수하면서 부산신항의 최대
KT&G와 아이칸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매년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칭찬받던 KT&G가 외국 ‘기업 사냥꾼’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공격에 너무 취약하다는 사실이 슬프다. 아이칸은 불과 6% 남짓한 지분을 확보했지만 KT&G는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호들갑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60.72%나 돼 아이칸이 우호지분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불안한 탓이다. KT&G는 서둘러 골드만삭스와 자문계약을 맺고, 우호세력을 끌어 모으는 작업에 나섰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이렇다할 위험이 없지만(知彼知己 百戰不殆)이겠지만, 적(아이칸)도 모르고 나(우호세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앞날이 걱정스럽다.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니...' 걱정 게다가 공격으로 인한 과실(果實)이 대부분 외국인의 손으로 돌아간다는 것도 슬프다. KT&G 주가는 지난해 10월 4만1000원대에서 15일 현재 5만6500원으로 37.8%나 올랐다. 아이칸은 이미 160
세금 논쟁에 불이 붙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양극화 해소'와 `근본적인 재원 마련 대책'을 언급한 게 빌미가 됐지만 이미 예고된 일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중기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저출산·고령화 진전 등에 따라 재정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성장잠재력이 회복되지 못하고 과세 형평성은 미흡하다며 세제개혁을 공언했다. 당시 세제개혁의 큰 방향은 `합리화·정상화'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거나 과세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에게 `합리화와 정상화'는 증세에 다름아니어서 이들의 반발은 자연스럽다. 문제는 세제개혁 논의가 이제 막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점이다. 개혁이 구체화할수록 당사자의 반발이 커지면서 잡음이 확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기재정운용계획' 자료를 들춰 보자. 우선 `면세점 범위가 다자녀 가구에 불리해 가구원이 많은 가정이 유리하도록 세제를 개선하겠다'는 대목은 이미 `1·2인가구 추가공제 폐지 검토'로 가시화했다. 이에 타격을 받게 되는 맞벌이 부부들은 `
지난해 하반기에 배달민족의 눈과 귀를 끌어 모았던 2가지 일이 있었다. 하나는 ‘황우석 파문’이고 다른 하나는 ‘웰컴투 동막골’이다. 소재와 주제 및 등장인물이 전혀 동떨어진 두 가지 일을 한자리에 끌어들이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황당한 일일 것이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두 일을 거론하는 것은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의 좋은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성의 오류’란 부분으로선 합리적인 일이 전체로 종합해보면 비합리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가리킨다. 외환위기 직전에, 금융기관들이 다른 곳보다 먼저 대출금을 챙기려다 결국 대부분의 기업이 부도나거나 부도위기에 몰려 금융기관들마저 무더기로 부도났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황우석 파문’은 구성의 오류의 전형을 보여줬다. ‘잘 나갈 때’는 앞 다퉈 공을 차지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뭔가 틀어지기 시작하자 자기만 살기 위해 한 발 먼저 빠져나가려고 하다 모두 함께 죽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병술년 세초, 공부하자는 목소리가 변함없이 높다. `신바람 나게' `열린' 등의 수식어가 붙은 공부법에 `나는 이렇게 했다'는 경험담까지 공부에 관한 정보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거나 닦는다는 사전적 의미의 공부는 경험상 늘 재미있거나 쉬운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일정한 포기나 강제가 수반됐던 까닭이다. 인도의 정보기술(IT) 중심지인 방갈로르에 본부를 둔 와이프로 곳곳에는 `잊는 게 공부'(To unlearn is to learn)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고 한다. 잊음의 대상은 명백히 잘못됐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이전의 허물을 고쳐 배우지 않고서는 새로운 것을 얻거나 익힐 수 없고, 구태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는 발상의 전환이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점에서 새로운 한 해를 의욕이 앞서는 계획보다는 묵은 해에 대한 반성으로 출발해 봄직하다. 와이프로의 풍경을 전한 모간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 역시 지난해 교훈을 소재로 새해
‘부자 되세요!’ 몇 해 전부터 등장한 새해 덕담이 올해도 어김없이 오간다. 여전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고전형 덕담이 더 많지만 돈 얘기를 꺼내기 꺼리는 배달민족으로서는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부자 되세요’라는 덕담이 등장한 것은 외환위기로 중산층이 붕괴되면서부터다. 멀쩡하던 기업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벤처와 주식 열풍에 휘말려 피땀 흘려 모아뒀던 퇴직금마저 날려버리자 새해 벽두부터 돈 얘기를 꺼낼 정도로 삶이 팍팍해진 것이다. 하지만 ‘부자 되기 신드롬’은 몇 가지 부작용을 낳았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돈만 벌면 된다’는 획일주의가 판치면서 ‘로또열풍’과 ‘부동산투기’ 및 강도와 유괴 등의 병리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게 그것이다. 이런 것은 ‘운 좋게’ 성공한 사람은 부자가 될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을 고통과 허탈, 무력감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사회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폭발성을 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부
"환호, 회의, 분노, 좌절, 참담…." 극단적인 감정을 연쇄적으로 유발한 `황우석 스캔들'이 연말 분위기를 고약하게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국보급 과학자로 떠올랐던 황 교수가 갑작스레 세기의 사기꾼으로 몰리자 "도대체, 왜"라고 반문하며 허탈해 하는 국민들이 적잖다. 황 교수에 대한 시선은 평소보다 빠르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동장군 이상으로 차가워졌다. `선택과 집중'의 논리를 내세워 든든한 후원을 약속했던 정부는 그와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다. `황우석 신드롬'에 편승하기 위해 줄을 섰던 정치권에선 자성론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성급한 매도나 섣부른 감싸기는 당분간 접어두어야 할 것같다. 서울대의 자체 조사가 끝나지 않은 데다, 당사자들의 주장이 여전히 엇갈려 진상이 확인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것이 온당하다. 더구나 해명과 폭로를 넘나드는 관련 인사들의 잇단 회견은 줄기세포 연구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어 철저한 조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라는 말이 있다. M&A에 성공한 기업이 가격을 너무 높게 지불함으로써 M&A 성공 뒤에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을 가리킨다. 1990년대 초에 있었던 AT&T의 NCR 인수가 대표적인 예다. AT&T는 1991년 3월28일, NCR을 74억8000만달러(주당 110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AT&T가 당초에 제시했던 85달러보다도 29.4% 높은 수준이며, M&A 계획이 발표되기 전의 48달러보다는 130%나 뛴 가격이다. AT&T는 이렇게 비싸게 NCR을 인수해 93년부터 96년까지 30억달러 가량을 손해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도 외환위기를 전후해 ‘승자의 저주’ 함정에 빠진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일은증권을 인수한 제일은행, 대구종금을 인수했던 태일정밀 등이 경영위기에 빠졌다. 지금도 비싸게 산 자회사 때문에 골치를 앓는 기업이 있다. 기업들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은 경영자들이 과거의 성
가계소득이나 생계비를 어림잡을 때 기준으로 삼는 `4인가족'이 어느새 `3인가족'으로 바뀌었다. 가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식구가 줄어든 탓이다. 같은 집에서 끼니를 함께 하는 가구원수는 1960년 평균 5.6명이었다 2000년 인구주택 총조사 때는 3.1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실시된 인구센서스에서는 3명을 밑돌지 모른다. 가족해체나 사회붕괴, 성장기반 약화 우려까지 낳고 있는 식구수 감소에는 무엇보다 출산 기피가 한몫 하고 있다. 실제 1970년 100만명을 웃돌던 출생아수는 지난해 47만6000명에 그쳤다. 한 세대가 지나면서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최근 4년만 보면 34%가 줄었다. 이같은 추세상 인구 때문에 중국이나 인도의 경제규모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란 말은 더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정부가 `부부 둘이서 둘은 낳자'는 의미의 `둘둘플랜'을 내걸며 "애 좀 낳아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점점 뚜렷해지는 저출산 경향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이
지난주 1년여 만에 찾은 도쿄는 활기가 느껴졌다. 깨끗한 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다른 점이 없지만, 그 거리를 오가는 ‘니혼진(日本人)’의 발거름에는 자신감이 배어나고 있었다. 1990년대 초부터 ‘잃어버린 10년’이라며 주눅들었던 니혼진들이 웅크린 어깨는 활짝 펴졌고, 말꼬리가 흐려졌던 어투도 밝은 미래를 얘기할 정도로 밝아졌다. 니혼진들의 자신감은 일본 경제가 확실히 소생하고 있다는 것을 믿는 데서 나온다. 작년까지만 해도 회복은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나고야(자동차)와 후쿠오카(반도체) 등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니혼진들의 ‘일본경제 소생의 노래’는 5가지 변화로 이루어진 5중주다. 우선 고용의 회복과 소득의 증대가 베이스를 차지한다. 화학?소재산업이 회복되면서 설비투자를 늘리고 신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 직원도 점차 정규직원으로 전환되면서 젊은이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있다. 소득 증가는 소비 증대로 이어지고, 늘어난 소비는
"개발연대의 향수는 버려라."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해야 하고, 기업들의 투자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당국자들이 종종 내놓는 말이다. 한국경제가 선진 시장경제로 전환하고 있는데 성장제일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박이다. 사실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과 특혜를 통해 문어발식 확장을 하거나 정부가 성장을 위해 분배의 왜곡을 무시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정서적으로 더이상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친기업적'이 곧바로 `개발연대식'은 아니다. 달라진 환경에 맞춰 기업을 챙기는 정부의 노력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6월 기획취재차 방문한 두바이는 국내에서 경제모델이나 성장에 관한 답답한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성장의 `향수'에 젖게 만든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제2도시로, 중동 경제-금융-관광-물류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는 두바이는 자고 나면 들어서는 고층빌딩과 밀려오는 외국인 등으로 활기가 넘친다. 불과 40년 전 황량한 모래사막에 불과했다는 점이 믿겨지지 않을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