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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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개인투자자인 개미와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 그리고 한 나라의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은 닮은 점이 적지 않다. 물론 역할이나 영향력 등에서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개미의 성공은 윤택한 가계로 이어지고, CEO의 성공은 지속적인 기업성장으로 연결되며, 대통령의 성공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된다. 하지만 개미와 CEO 및 대통령의 실패는 각각 가계의 파산과 기업의 부도 및 국가 주권의 상실이란 비극을 가져온다. 개미의 실패는 자신과 친인척 몇몇에게 피해를 주지만 CEO의 실패는 임직원의 일자리 상실과 관계회사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진다. 대통령의 실패는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그 어느것보다 심각하다. 개미와 CEO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성공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개미의 투자 성패는 ‘유망종목’을 골라내는데 달려
"정치와 연결돼 있어. 매우 어리석은 방안이야." 미국 대공황 시절인 1930년대 후반 헨리 모겐소 재무장관은 감세안을 꺼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면박만 당했다.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나'란 문구를 책상에 붙여 놓고 모든 정책의 우선순위를 불황 타개에 두었던 모겐소 장관은 세수를 늘리려면 기업들이 돈을 더 벌도록 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판단해 감세안을 성안했다. 법인세를 내리고, 과도한 자본이득세를 폐지하는 한편 개인소득세율 상한선을 90%에서 60%로 낮추는 게 골자였다. 이에 대해 뉴딜정책과 구제사업 등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으며 내리 4선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설명은 간단명료했다. "세금 조정은 단기적인 효과를 낼지 모르지만 친기업적(pro-business) 태도를 취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매우 해로운 반전을 보게 되지. 경제회복은 정치적인 대가만큼 가치가 없어." 루스벨트와 정치생명을 같이한 모겐소는 당시를 "파시스트 대통령이나 다름없는 것같다"고 회고했다. 감세 대신 정치
“아직도 시장을 의심합니까?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지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섰을 때 필자는 “지수가 얼마까지 갑니까?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거나 적립식펀드에 가입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올해 초부터 ‘2005년은 주식의 시대가 시작되는 원년’이라는 화두로 증시를 바라보던 필자로서는 “망설이지 말고 주식(물론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우량주)을 사라”고 말해 주었다. 종합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200을 거침없이 돌파한 요즘에도 지인들의 질문은 그 때와 거의 비슷하다. “지금 무슨 주식을 사야 되는 거지? 이거 사려고 하니 떨어질 것 같고, 사지 않고 버티려니 주가가 천정부지로 계속 오르니…” 하지만 최근들어선 필자의 대답이 분명하지가 않다. “글쎄요, 더 오를 건 같은데 돈을 벌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네요…”라고 말꼬리를 흐린다. 필자는 여전히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번 상승장에서 종합주가는 1350~1400까지 오
"넷이서 짜고 쳤다."(공정거래위원회)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KT) "조금 봐주면서 치라고 했지, 짜고 치라고 하지는 않았다."(정보통신부) 공정위가 유선 전화업체 요금 담합건으로 두차례에 걸쳐 KT에 1402억원의 거액 과징금을 물린 것을 놓고 말들이 많다. 1402억원이면 정말 적은 돈이 아니다. KT로선 연간 1조원을 벌어 이중 7분의1를 반납하는 꼴이다. 내가 보기에도 KT와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온세통신은 분명히 요금 담합을 했다. 말 그대로 짜고 친 것이다. 그래서 손해를 본 쪽은 비싼 값에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등을 이용한 소비자들이다. 공정위는 그 피해액이 1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 계산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공정위가 담합판정을 내린 것은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담합은 담합인데 벌을 줄만큼 잘못한 것인지, 벌을 준다면 어느 정도가 합당하느냐는 점이다. 여기서 3자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짜고 쳤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 봐
보통의 100달러짜리 지폐를 300달러 넘게 주고 산다면, 그것도 수재로 꼽히는 하버드대 학생들이 치밀한 계산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이 대학 경영대학원의 막스 배저만 교수는 수업중 600차례 넘게 100달러짜리를 놓고 경매를 벌였으나 낙찰가가 100달러 밑에서 결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방식은 최고가를 제시한 낙찰자에게 경매물건인 100달러짜리 지폐를 주고, 두번째로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에게는 그 금액(비드)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100달러 이상을 써내면 손해가 된다. 하지만 2위 입찰자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높이면서 매번 상식 밖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막스 교수의 설명이다. 월가 출신이 적지 않은 하버드대 강의실에서 연출된 `비상식'은 금융시장에서 종종 목격되는 탐욕과 두려움에 다름아니다. 또 이처럼 합리성을 거부하는 충동이나 본능적인 대응이 경제에 영향을 미쳐온 탓에 `행태 재무론'(Behavioral Finance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가 되면 여유롭게 잘 살 수 있을까…” 배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도 재래시장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소식이 잇따르자 지인들이 모이면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지금보다 소득이 5000달러 정도 더 늘면 생활형편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얘기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희망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한다. “2만달러가 되더라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돼 형편이 나아지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기 때문이다. 2만달러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다 보면 ‘수출 100억달러, 소득 1000달러=선진국’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지금은 사어(死語)가 된 보릿고개로 고통겪던 시절, ‘198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가 돼 잘 살게 된다’는 얘기를 세뇌될 정도로 들었다. 1990년대는 ‘1만달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이 슬로건이 됐다. 하지만 100억달러와 1000달러 및 1만달러를 ‘조기’에 달성했지만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부동산 종합대책이 막바지 손질 단계에 와 있다. 그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패인 분석까지 끝낸 탓인지 대책에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후반 경제정책의 테이프를 끊을 이번 대책의 골자는 세금 중과를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공영개발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외형상 이전 10.29대책 등과 유사하지만 `세금 폭탄'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다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될 무거운 세금 등을 감안하면 강도는 분명히 세졌다. 심리전이 병행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거주하지 않는 집을 파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당국자의 말은 엄포에 가깝다. 이는 2주택자가 100만명 정도라고 가정하면 10%만 집을 팔아도 10만가구의 공급 효과가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투기목적으로 여러 주택을 사들인 경우 양도세율이 탄력세율을 포함해 85% 정도로 높아지고,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도 받게 된다면 "차라리 팔겠다"고 두 손을
유충의 일종인 행렬 애벌레는 맨 앞의 애벌레를 무조건 뒤따르는 특성을 갖고 있다. 눈을 반쯤 감고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앞에 있는 애벌레의 뒤꽁무니만 뒤쫓아간다. 프랑스의 곤충학자인 파브르는 행렬 애벌레 한무리를 잡은 뒤 선두 애벌레를 커다란 화분의 가장자리를 돌게 했다. 바로 옆에는 싱싱한 나뭇잎이 있었지만 행렬 애벌레들은 3~4일 동안 계속 앞에 있는 애벌레 뒤를 따라 화분 가장자리를 돌다가 모두 굶어죽고 말았다. 머리를 돌리면 전후좌우를 모두 볼 수 있고 손익을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볼 때 행렬 애벌레는 미련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인 사람도 행렬 애벌레처럼 무작정 앞에 있는 사람을 뒤쫓다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작정 남의 뒤를 쫓다 실패 외환위기 이후에 가계를 대상으로 아파트(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이 하나의 예다. IMF 위기 전에 ‘재벌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를 믿고 재벌에 과다하게 대출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요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구 회장은 최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남중수 KT 사장 내정자를 잇따라 만났다. 가벼운 인사 자리였다고 하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전경련 회장단회의에도 몇년째 불참하고 있는 구회장이 이 정도로 뛰고 있다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만난 사람들의 면면으로 보아 LG의 통신사업인 '3콤'(엘지텔레콤-데이콤-파워콤)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 회장은 '3콤'을 어쩌려는 것일까. 크게 두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는 전열재정비. 지금까지는 각자 알아서 먹고 살라며 모르는 척 해 왔는데 이제부터는 심기일전해서 챙겨보겠다는 것이다. LG의 3콤은 그룹의 지원사격이 없는 상태에서 힘겨운 각개전투를 치러왔다. 그런데 이들이 생각보다 잘 버티는 것 같고, 가능성도 있어 보였을 수 있다. LG텔레콤은 독자생존의 전제조건으로 삼은 600만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고, 데이콤은 구조조
각 부처 장관들이 기업인들을 자주 만날 모양이다. 이해찬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챙기라고 특별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투자의욕을 높일 수 있다면, 그래서 투자 부진을 해소할 수 있다면 장관들은 밤을 새워서라도 기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하지만 장관의 호소나 요청, 아니면 `으름장'에 기업이 움직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며칠 전 지적한 대로 투자부진의 원인이 규제가 아니라 수익모델의 부재에 기인한다면 서로 바쁜 일정을 쪼개 가며 대면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한 부총리는 "규제가 있어도 수익모델이 더 크면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기업 스스로 수익모델 발굴과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투자는 정부보다 기업에 절박한 것이다. 투자에 나서지 않는 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국내가 어렵다면 해외로 나가서라도 생존의 기반이 되는 투자처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할 일은 없을까
어느 농가에서 젖소를 잘 키워 살도 토실토실하고 우유도 잘 나와 살림살이가 날로 풍요로워지고 있다. 그렇게 잘 사는 농가 옆에는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집이 있다. 가난한 집에 사는 사람은 매일 옆집처럼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그런 기도가 효험이 있어 어느날 신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이때 가난한 사람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는 그 사람의 소원에 그대로 나타난다. ‘저에게도 젖소를 주시면 열심히 키워 이웃집처럼 잘 살아보겠다’고 한다면 그는 자본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웃집의 젖소를 뺏어 저에게 달라’고 한다면 사회주의 성향이며, ‘그 젖소를 잡아 당장 배고픔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공산주의라고 한다. 미국에서 우스개 소리로 인구에 회자되는 이 말을 하면 정신나간 사람으로 취급당하기 십상이다. 대부분 ‘어느 미친 ×이 젖소를 잡거나 그 젖소를 뺏기를 원하겠느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젖소를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는 약자 편이다. 공정한 경쟁을 중시하다 보니 대등한 조건으로 겨루기 힘든 약자 편을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위는 1등보다 평등을 강조하는 참여정부의 코드와 잘 들어맞는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을 받으며 롱런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약자들 편에서 공정위의 역할은 대단하다. 막강한 재벌그룹들의 불공정 내부거래를 감시하고 적발한다. 자기들끼리만 잘 먹고 잘살겠다는 특혜성 내부거래를 막으면 그만큼 다른 기업들에게 기회가 많아진다.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독과점 기업들의 가격담합도 잡아낸다. 불공정 하도급 거래도 핵심 감시 사항이다. 하도급 횡포에 냉가슴을 앓는 하청업체들에게 공정위는 고마운 존재다. 이뿐인가. 각종 교묘한 불공정 거래관행과 약관도 감시하고 시정한다. 최근에는 소비자보호 업무까지 재정경제부에서 넘겨받기로 했다. 이 정도 활약을 하는 부처라면 단연 인기 짱이어야 할 텐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