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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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꼬박꼬박 돈을 모으는 게 미덕이었다. 자원도 자본도 없는 나라에서 맨손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자니 그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소비가 미덕'이란 말이 참 이상하게 들렸다. 은행에는 한푼두푼 돈이 쌓이고,기업들은 그 돈을 대규모 설비투자에 투하했다. 그야말로 남의 돈 무서운 줄 몰랐다. 그런데 97년말 IMF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과잉투자에 혼이 난 기업들은 투자를 끊었다. 공장과 설비가 급매물로 쏟아졌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폭탄세일'이었다. 매물 구경에 나선 외국인들은 "이런 신식설비가 이렇게 싸다니"하고 감탄했다고 한다. 생활에 쪼들린 가계는 저축을 줄였다. 아타깝지만 여기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문제가 심하게 비틀리기 시작했다. 가계와 기업에 체기가 빠졌는데도 저축은 하염없이 줄고 투자는 살아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11 테러사태'가 터졌다. 다급해진 정부는 원금을 보장해주는 주식투자상품을 내놓겠다고 우겼
정부가 치솟는 부동산가격을 잡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들어 나온 부동산대책만도 5번이다. 내용면에서도 금리인상과 같은 거시적 대책을 제외하고는 나올만한 것은 다나왔다는 느낌이다. 이제 분당,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에 빠져있다고 해서 말이 많던 지역들이 신규로 투기과열지구로 편입될 모양이다. 최근 잇단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보면 지역별로 특수한 처방을 들이대지 않고 일반적인 처방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별로는 물론이고 지역내에서도 아파트값이 오른 이유가 다 다른데도 말이다. 이런 상황하에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투기과열지구로 두루뭉술하게 묶고 거기에 부동산 수요를 억압하는 정책을 집중한들 정책의 실효성을 낳기 어렵다. 주택은 사용가치와 투자가치가 정확하게 분할되는 특이한 자산이다. 사용가치란 그 집에 살면서 얻게 되는 모든 효용에 대한 가치로 전셋값으로 표현된다. 집의 구조, 교육, 교통 등 모든 환경에 대한 가치가 올라가면 전셋값이 올라 집값이 오르는 것으로 반영된다.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도 싸다는 통신업체들의 주장이 타당할까. 최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전기통신서비스 가격차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비대칭가입자회선(ADSL) 접속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 초당 1.5메가비트(Mmbps)를 기준으로 할 때 도쿄에서 월 이용료는 4850엔, 뉴욕에서는 7176엔, 런던은 4477엔이었다. 서울에서 이와 같은 속도의 ADSL 이용료는 월 3081엔으로 가장 싼 편이었다. 휴대폰 사용료도 마찬가지다. 대표적 이동통신 업체인 SK텔레콤 이용자는 월 2만8572원의 요금을 부담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 NTT도코모 가입자는 7만6829원, 미국 버라이존와이어리스 가입자는 11만1147원을 지출하고 있다는 통계수치가 나와 있다. 이를 단순 비교하면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절대적으로 싸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평균 통신요금은 그 나라의 국민소득 수준과 상품 구매력 등을 감안하면 결과는
머니투데이 출범 3년. 국제부 전원이 야근을 한 적은 딱 두 번이다. 정확히 1년 전 발생한 9.11테러와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은 미국 대통령 선거다. 한 달여를 끈 재개표 당시 기자는 왠지 정이 안가는 고어보다 허점투성이지만 인간의 냄새가 물씬한 부시를 응원했다. 그러나 워싱턴 특파원 출신 한 선배는 "부시가 당선되면 큰 일 난다"고 단언했다. 이후 기자는 정말 `나이브'하게 판단했다는 사실을 절감해야 했다. 그 선배의 예언대로 부시는 당선 이후 일방주의 외교를 펼쳤다. 도쿄의정서 탈퇴, 대아프칸 전쟁에 이어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 봄기운이 무르익던 한반도에 한파를 몰고 왔다. 부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대이라크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아프간 전쟁은 테러의 배후 오사마 빈 라덴을 징치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라크 공격은 명분이 약하다. 빈 라덴(사우디 출신)과 이라크는 `동족'이라는 사실 이외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 북한이 테러의 배후라면 동족
삼성그룹은 지금 잘 나간다. 과거 쌍벽을 이루던 고 정주영 회장 시절의 현대그룹이 사분오열되어 흩어진 후 지금은 삼성 혼자서 한국 재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 등 한국 최고의 계열사를 줄줄이 거느리고 있고, 이들 계열사 경영자들은 30억원을 넘는 연봉에 스톡옵션까지 받으며 샐러리 맨으로서는 단군이래 최대 몸값을 구가하고 있다. 삼성의 선전은 실적에서 확인된다. 삼성은 상반기 중 68조원의 매출에 8조2000억원의 세전 순이익을 올렸다. 이런 기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올 전체 매출은 133조원, 세전이익은 15조원이 될 것이란 게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 본부장의 말이다. 삼성의 매출은 올 정부 예산 112조원을 20% 가까이 상회하는 엄청난 규모다. 순이익으로 따지면 알짜 장사만을 한다는 재계 순위 7위 롯데그룹 순익이 지난해 7100억원이었으니 롯데같은 그룹 11개가 벌어도 삼성을 이기지 못하는 셈이다. 이러한 삼성이건만 그룹 총수의 마
▶黃永基 삼성증권 사장(52년 10월29일 서울生) 서울대상대/삼성물산/BT도쿄지점 지배인/삼성그룹 비서실/삼성전자 자금팀장/삼성생명 본부장/삼성투신사장 원두커피를 좋아하고 블룸버그 홈피에 자주 간다 "큰손 고객의 자산관리와 투자분석에서 최강자가 돼 은행과 경쟁하겠다 전체 수익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위탁 수수료의 비중을 30%까지 낮추겠다 고객 돈을 자기 돈처럼 여기고 관리하라" ▶徐京錫 LG투자증권 사장(47년 12월 23일 부산生) 서울대법대/국세청/재무부/LG그룹 회장실/LG투신운용사장/LG종금사장/LG투자증권사장 누구와도 잘 어울린다. 어눌해 보이는 내가 좋다. "그래도 마켓 쉐어다. 판을 키워 놓아야 좋은 일도 도모할 수 있다. 증권업은 사람이 자산의 전부다.회사는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나는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하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서번트이다" 주가 하락으로 흥날 일 없는 증권계에 관찰꺼리가 하나 생겼다.
머니투데이가 제일 좋아하는 날은 단연 토요일이다. 왜냐하면 노는 날이니까. 그런데 나는 토요일이 더 바쁘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배낭 메고 버스 타고 서울 독립문으로 나간다. 참, 나는 일산에 산다. 독립문에 가면 6시30분, 여기서 김준형 온라인데스크를 만나 김 데스크의 차를 타고 과천으로 간다. 경기도 북부를 떠나 서울을 관통해서 다시 경기도로 먼길을 떠나는 것이다. 과천에 가면 정병선 국장급 전문기자가 팬티 차림으로 우리를 반긴다. 우리는 과천에서 일제히 옷을 벗는다. 옷벗고 뭐하냐고? 달린다. 한달쯤 됐을까. 정병선 국장이 머니투데이에 합류한 뒤 마라톤 클럽이 결성됐다.(잘 아시겠지만 정 국장은 '마라톤에서 배우는 투자지혜'란 칼럼을 연재하는데 마라톤 풀코스를 13회 완주했으며 3시간23분25초의 기록을 갖고 있다) 회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 번 나오고 다시는 안 나타나는 등 들락날락 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꾸준히 나오는 사람은 4~5명.
어제 신용카드 하나를 교체발급 받았다. 보통 발급되는 신용카드는 아르바이트 아주머니가 와서 통지서에 주민등록번호와 사인을 받고 전달해주는데 어제는 좀 다른 것이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사인까지 다 했는데 왜 그러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본인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려 그런다"라고 말했다. 왠지 찜찜했지만 `사고를 막으려고 그러는구나'라고 그 갸륵한(?) 취지가 이해돼서 선뜻 주민등록증을 건네줬다. 그 아주머니는 주민등록증을 슬쩍 한번보고 다시 나에게 건네준 뒤 이런 말을 하고 사라졌다. "사진을 자세히 잘 보라고 했는데.." 이해는 되면서도 마음한구석에 `불편하군'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현대증권 영업점 직원 47억원 횡령, 우리은행 모 지점직원의 18억원 횡령, 모 새마을금고 직원의 24억원 횡령, 최근 대우증권 법인계좌도용사건....요즘 금융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금융사고들을 보면 몇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금융회
기자가 주식투자를 하면 번다고? 그것도 경제부 기자면 `손짚고 헤엄치기'라고? 나도 한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가 주식투자를 한 건 그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7년전 나는 금융권에 출입하고 있었다. 어느날 선배 한 명이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이제 기자도 예전같지 않고…. 뭔가 재테크를 해야지."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사회가 많이 투명해졌고 특히 한겨레신문이 등장한 이후 언론계에 자정(自淨) 바람이 불면서 부패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던 터였다. 선배 말씀은 기자에까지 돌아오던 각종 `눈먼 돈'은 이제 없어질테니 뭔가 투자수단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 같았다. 기자도 한낱 월급쟁이, 집사고 애들 교육시키려면 월급만으론 안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그건 막연한 느낌이었고 내가 주식투자를 한 건 꼭 그 이유 때문만도 아니었다. 사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돈'에 대해 잘 몰랐다. 경제부 기자로써 부끄러운 일이지만 진짜 그랬다.(뭐 그렇다고 지금은 `돈'을 잘 아
내가 갖고 있는 신용카드 : 교통카드와 놀이공원 입장 혜택이 있는 A사 카드, 주유할인 혜택이 있는 카드 2장, 특별한 혜택 없는 D사 카드 한 장, 백화점 카드 2장...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고민을 해본 분이 많을 것이다. `왜 모든 기능이 한데 있어 그 카드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꿈의 카드가 없을까?'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기능이 카드별로 흩어져 있으면 원하는 것을 사기위해서는 그 혜택이 주어지는 카드를 일일이 챙겨야 하거나 아니면 즉석에서 다른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야한다. 그리되면 보유카드만 부쩍 늘게돼 카드관리가 장난이 아닐 뿐더러 충동구매나 유흥의 유혹을 강하게 받게된다. 물품구매와 현금서비스라는 기본기능외에 신용카드에 여러 가지 할인 및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붙여 소비자로 하여금 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인을 키워주는 영업전략은 일종의 번들링(bundling)이다.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주는 대신 싼값으로
광화문에 살다보면 낙지를 자주 먹게 된다. 불같이 매운 낙지볶음으로 유명한 `무교동 낙지타운'이 지척이기 때문이다. 낙지타운에는 많은 낙지집이 있다. 머니투데이 바로 옆의 '영보낙지', 길건너 '갯벌타운', 그 옆의 '우정낙지', 돌아가서 '유정낙지', 종로통 큰 길을 건너 '이강순실비집' '서린낙지' '막내낙지' 등등. 이상은 내가 가본 데만 꼽은 것이고 이밖에도 숱하다. 친구, 출입처에서 알게 된 지인, 심지어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회사로 찾아온 이들은 으레 "간만에 무교동에 나왔으니 낙지나 먹고 갈까"하기 일쑤고, 그러면 나는 그들을 낙지집으로 안내한다. 문제는 그들에겐 `모처럼'이지만 나에겐 `종종'이란 것. 몸에 좋은 낙지, 특히 스테미너 식품인 낙지를 자주 먹는게 뭐가 문제냐고…. 잘 모르시는 말씀. 모두에 밝혔듯 무교동 낙지는 한결같이 맵다. 무릇 맵지않으면 무교동 낙지가 아닌 것이다. 매운 음식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 역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주식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처음 입문할 때의 망설임, 잠깐 맛본 열락, 무너지는 슬픔, 긴 고통, 소름돋는 공포, 뼈를 깎는 회한. 이 땅의 개미 투자자라면 누구나 걷기 마련인 그 길을 그 의사도 예외없이 가고 있었다. 나는 그의 '주식 역정'을 들으면서 궁금한 게 하나 있었는데 '그가 10억원의 수업료를 끝으로 주식투자란 상심의 바다에서 벗어났을까'하는 것이었다. 대화가 얼마나 진지했던지 그는 그의 직업(피부과 의사)을 잊고 나는 내 직업(기자)을 잊었다. 그가 직업에 충실했다면 순서를 기다리는 많은 환자(미래가치가 아닌 현찰수입)를 방치했을리 없고, 내가 직업을 잊지 않았다면 그의 말을 중간에서 끊고 궁금한 것을 캐물었을 것이다.(기자는 남의 말을 잘 자른다. 상대의 말에 공감하기 보다 재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완기자일수록 그 증세가 심한데, 그래서 일까, 민완기자가 쓴 기사는 늘 현실과 괴리돼 있기 마련이다) 나는 민완기자가 못되기에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