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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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은 허탈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아픈 살 도려가며 구조조정을 해서 부가가치 창출능력을 높여왔건만 정작 주가는 제자리걸음, 기업이 주식시장으로부터 받아야할 기본적인 보상조차 못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8조원내외의 세전순이익이 기대되는 삼성전자가 주식값을 떠받치기 위해 1조원이라는 돈을 써서 자사주를 매입해야 한다면 도대체 주식시장이 뭣 때문에 존재하는가라는 회의도 든다. 세계경제의 회복전망이 생각보다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묶여있는 글로벌화시대에 동조화라는 큰 흐름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맞다. 그러나 아무리봐도 기업의 실적에 비해 주가는 형편없는 저평가 현상은 동조화라는 큰 흐름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 처음에는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오르지 못하고 2~3년주기를 두고 500~1000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떨어져서, 시장금리가 너무 높아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제법 세계시장에 내놔도 손
진료실은 좁았다. 환자는 의사 앞에 마주앉도록 돼 있었고 의사와 환자 사이에는 낡은 진료 테이블이, 그 위에는 테이블의 절반을 차지하는 구형 컴퓨터가 1대 놓여 있었다. 의사는 진료 도중 틈틈이 컴퓨터화면을 곁눈질로 바라보곤 했다. 의사가 컴퓨터로 진료카드나 처방전을 작성하고 관리하는 건 이제 흔한 일. 의사가 진료중 컴퓨터를 보는건 당연지사. 그런데 그 피부과 의사는 컴퓨터화면을 바라보기만 할 뿐 자판을 두드리거나 마우스를 움직이는 등 컴퓨터 조작은 전혀 하지 않았다. 진료카드나 처방전도 볼펜으로 작성했다. '왜 진료와 무관한 컴퓨터 화면을 자꾸 힐끗거릴까. 저 컴퓨터의 용도는 도대체 뭘까.설마 환자를 앞에 두고 포르노사이트를….' 나는 당장 일어나서 진료 테이블을 빙 돌아 의사 쪽으로 건너간 뒤 화면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돼지 눈엔 돼지, 부처 눈엔 부처만 보인다'고 나는 내 식대로 그 의사를 의심한 것인데 의혹은 곧 풀렸다. "머니투데이에서
31일 기업 지배구조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두개의 자료가 발표됐다. 하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발표한 조사자료다. 이에 의하면 월드컴, 엔론 등 2001년 이후 파산한 미국의 25개 대기업들의 중역들이 이 지난 99~2001년간 무려 33억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치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크로싱의 게리위닉 회장이 챙긴 돈은 무려 5억달러다. 회사는 파산하여 수많은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돼도 경영자는 재직 중에 챙긴 돈으로 평생 잘살는 경영자중심의 미국식 지배구조의 허점을 잘 드러낸 것이다. 소유권이 분산돼 특정한 사람이 강력한 오너쉽을 행사할 수 없는 여건에서 CEO와 그 일당들이 제왕처럼 군림하며 자신의 뱃속만 채운 '경영자의 탐욕' 현상인 것이다. 다른 하나의 자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출자총액제한집단 주식소유현황'이다. 이 자료에서 우리나라 재벌그룹 회장님들은 계열사 지분을 쥐꼬리만큼 갖고 있으면서도 계열사 출자라는 지렛대를 활용하여 자산규모가 몇십조원이나
한달쯤 됐을까. 얼굴 한복판에 붉은 반점이 생겨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술 탓일까. 아님 나도 모르게 가려워 긁었을까. 그도 아니면 혹시 몹쓸 병... 별 방정맞은 생각이 다 든다. 며칠을 그렇게 버티다 회사 앞에 있는 피부과에 갔다.(예전에는 대개 피부비뇨기과였는데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비뇨기는 사라져 버렸다. 비뇨기에 대한 편견 탓일까. 아니면 피부 보다 비뇨기가 돈이 덜 되는 탓일까. 어쨌든 뭔가 수틀리면 비뇨기 정도야 쉽게 떼어낼 수 있는 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늘 그렇듯 의사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며칠간 겪은 내 고민과 맘고생의 절반, 아니 반의 반도 채 풀어 놓지 못했는데... "가서 주사 한 대 맞고 처방전 갖고 가서 약 사 드세요. 약 떨어지면 다시 오고요." 그와 나의 만남은 거기서 그렇게 의례적으로 끝날 수도 있었건만... "아, 잠깐. 그런데 의료보험카드를 안갖고 오셨네, 어디 근무하시죠?" "예, 저 머니투데이라고..." "그래요. 제가 잘 압니다. 주민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사서 진득하게 기다린다" 아주 간단한 `가치투자'원리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정말 어려운 모양이다. 피터린치, 워렌 버핏, 존 템플턴 등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투자의 달인들이 한결같이 가치투자로 부와 명성을 쌓아올렸다고 지겨울 정도로 보도됐지만 그것이 아직도 투자자들에게는 아직도 ‘소귀에 경읽기’다. 가치투자가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여름 뙤약볕에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에 남들과 함께 뛰어들기를 참아야 하는 것처럼 강도높은 인내와 자제가 필요해서만은 아니다. 가치투자란 투자라기보다 저축(savings)에 가까운 개념이다. 될성부른 주식, 어릴 때 사서 클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가치투자 개념이 제자리잡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여건이 맞아떨어져야한다. 시장측면에서는 주가가 경제와 더불어 꾸준히 성장하여 몇 년간 주식에 묻어둔뒤 한참후에 꺼내 보았을 때 가치가 부쩍 자라있어야 한다. 나중에 아름드리 나무로 자랄 유망주들이
삼성전자. 생긴 지 33년. 명실상부한 세계 기업으로 변모했음이 최근 실적을 통해 하나하나 확인되고 있다. 연말이면 10조원의 현찰을 확보한다니 국내 굴지의 다른 그룹 매출액에 해당되는 규모를 이익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칭찬을 경계하는 모습조차 일류기업답다. 한국 경제에 이런 기업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욕심 같아서는 이런 기업이 서너군데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한국 경제를 받치는 기둥 역할을 해 실물기업이고 증권시장이고 가릴 것 없이 그 기업에 속한 사람이든 아니든 꽤나 쏠쏠한 혜택을 누릴 것이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이 몇가지 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잘 버텨낸 데에도 삼성전자 등 주요 블루칩의 실적 선전이 한몫 단단히 거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경영 차원에서는 실제로 우리 경제에 `삼성전자 효과`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서 부러워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 옆에서 함께 교육받고 함께 일하고 연구한 사람들이 이러한 일을 해냈다
내 나이 마흔둘. 공자님 말씀대로라면 흔들리지 말고(不惑) 꿋꿋이 살아야 하건만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늘 가슴 졸이기 일쑤다. 오늘은 나의 이런 소시민적 일상을 하나 공개하고자 한다. 이태 전에 바꾼 휴대폰 단말기가 요즘 말썽이다. 번호판이 통 말을 듣지 않는다. 예컨대 02-724-7714(내 사무실 전화번호다)를 누른다 치면 02-724-77114 또는 002-7224 등 엉뚱한 숫자가 화면에 뜨곤 한다. 제대로 눌렀는데도 말이다. 바쁠 때 몇 번씩이나 조그만 번호판을 다시 눌러야 하는 짜증이라니. 결국 새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때마침 예기치 않은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박종인님이시죠? LG텔레콤인데요. 고객님은 저희 019의 우수고객이십니다. 우수고객 사은행사의 일환으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화장품, 차량용 쿠숀, 영화 티켓 가운데 하나를 골라주세요.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엉, 이게 웬 떡. 일단 선물 하나를 고르고 나니 기자의 공짜근성이 슬슬 고개를 쳐든다.
동부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는 멋진 선택이다. 양쪽 모두에게 그렇다.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의 생산규모를 합치면 세계 4위를 확보할 수가 있으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데 아주 적합한 선택을 했다. 한국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는 크고작은 실물기업들 중 두 곳이 이렇게 긍정적 변화로의 계기를 잡았으니 누구나 반길 일이다. 또 유심히 살펴봐도 정부가 문제를 해결짓기 위해 강제로 인수작업을 종용한 흔적이 없으니 시장이 그만큼 성숙해 스스로 살 길을 찾아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미세한 변화 같지만 이는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사례중의 하나이다. 몇년전만 해도 이런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정부가 강제결혼을 시키는 경우에 한해 기업이 합쳐지거나 인수됐다. 특혜시비와 내부반발 등의 커다란 후유증이 뒤따랐고. 이번 딜의 큰 골격이 지닌 긍정적 의미에 비하면 속내용에는 적지 않은 흠집이 있다. 그 가운데 동부그룹의 계열 보험사 돈이 600억원 쓰인 것은 모럴 해저드다. 이
엔론, 제록스, 타이코, 월드컴, GE, 머크.... 올들어 미국기업의 회계부정 스캔들이 도미노처럼 터지고 있다. 스캔들의 내용은 한결같이 매출은 부풀리고 비용은 줄여 이익을 크게 낸 것처럼 장부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2위의 장거리전화회사로 MCI를 인수했던 월드컴은 비용으로 지출된 것을 설비투자를 한 것처럼 만들어 비용을 적게 계상했고, 세계최대의 복사기 제조업체인 제록스는 미래 매출을 현재의 매출로 당겨 계상, 매출을 부풀렸다. 그러나 한가지 이상스러운 것은 회계스캔들에 연루된 기업들이 “장부를 조작한 것이 아니며 법을 위반한 것도 없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미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 3년간 무려 124억달러의 매출을 부풀렸다고 해서 문제가 된 머크의 경우 “제약업체의 회계관행을 이해하지 못한 오해일 뿐 가공, 허위매출이 아니며, 일반회계기준(GAAP)를 위반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약소비자가
"머니투데이가 창간 한돌을 맞아 '지옥에서 만난 경제학자들'이란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아담 스미스와 칼 마르크스, 존 M 케인스 등 지옥에 있을지 모르는 '죽은 경제학자'들을 기자들이 직접 찾아가 만납니다. 그들이 아직도 생전의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지, 사후에도 여전히 그런 문제들 때문에 계속 논쟁을 벌이고 있는지 등등 독자들의 궁금증을 시원스레 파헤쳐 생생하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만에 하나 이들이 지옥에 없다면(글쎄 천당에 있을까) 그 이유도 취재하겠습니다. 모쪼록 많은 격려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어느 신문사나 마찬가지겠지만 머니투데이에서도 창간을 앞두고 기획취재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나는 판에 박힌 기획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지옥에서 만난 경제학자들'이란 창간기획을 생각해 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토드 부크홀츠 지음, 김영사 1994년 펴냄)란 책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아이디어를 제출할 때 '10명 이상을 인터뷰한 뒤 책으로도 묶을 수 있어 일거
요즘 경제든 금융시장이든 그 향배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다. 특별히 위기상황이라고 할만한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데도 경제국면이 실타래처럼 풀기 힘든 매듭처럼 느껴지는 적도 드문 것 같다. 지난해 9.11테러 직후처럼 누가봐도 위기상황임이 분명한 시기에서는 오히려 앞날을 전망하기 쉽다. 그 영향이 어디서 어디로 파급될 것인지 뚜렷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통적인 경제적 상관관계가 깨어진 듯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뒤죽박죽이다. 세계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도 미국 뉴욕시장을 비롯, 전세계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이 불안하면 안전자산으로서 미달러화표시 고정금리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달러화가 강세로 갔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달러화 약세는 미국이 세계경기 회복을 위해 희생하던 채널 하나를 포기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세계경기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 아닐 수
쉰다는 건 좋은 일이다. 더구나 일해야 할 평일이 갑자기 공휴일로 지정돼 쉬게 되면 뭔가 공짜로 24시간을 번 느낌일 것이다. 청와대가 7월1일을 월드컵 임시공휴일로 정한 것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소수의 예외자가 틀림없이 있을 텐데, 대표적으로 생산 공장이나 사업을 이끌어야 하는 비즈니스 경영자들은 대부분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 그들은 걱정하고 있다. 그들은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예상 밖의 악화 모습을 보인다고 여기는 그들 중 일부는 겉으로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청와대가 미쳤군, 아니 원래 그 정도 수준이었지’라고 한탄을 삭이고 있을 것이다. 이번엔 나도 ‘소수이지만 매우 중요한’ 그들의 입장에 서고자 한다, 다수의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월드컵이 낳은 대규모 인파의 격정은 단군 이래 유례없는 통합된 에너지의 분출이라는 면에서 누구도 이의를 달 수는 없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거기엔 대책 없는 열띤 흥분으로 현실을 벗어나 ‘환호가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