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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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메가특구 내에 '한국형 우븐시티'를 추진한다. 도요타가 일본에서 자율주행과 로봇, 인공지능(AI), 수소에너지 등을 규제 없이 실험하기 위해 만든 실증도시 모델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혁신 생태계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감한 규제 혁파와 기업 중심의 실증도시 모델은 진작에 추진되었어야 마땅했다. 그동안 '스마트시티' 정책은 기술 실증보다 부동산 개발에 치중하며 본래의 혁신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정부가 세제·입지·규제특례·실증 인프라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기업형 실증도시'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 세계는 AI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다시피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속도전'을 강조하며 행정절차 단축과 규제 제거를 지시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업들이 복잡한 규제와 행정 지연에 막혀 제때 투자하지 못하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실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금융위원회가 자회사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 적용할 세부 기준을 발표했다. 앞으로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하기 위해서는 모회사 주주 동의를 거쳐야 한다. 여기엔 3%를 초과하는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된다.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아닌 일반 자회사라고 하더라도 주주동의를 거치면 상장심사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반영한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이같은 주주동의 여부 확인을 포함해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방안 마련 등 5가지 의무가 부여된다.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에는 상장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정부가 중복상장을 막는 이유는 명확하다. 유망한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해 모회사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일반 주주가 피해를 보는 악습을 끊겠다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알짜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상장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 소액주주들은 지분 가치가 희석돼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간 업계는 중복상장이 금지되면 모험자본의 투자금 회수(Exit) 시장을 마비시켜 창업 생태계를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번 기준에는 이같은 우려도 일부 반영됐다.
법인파산과 자영업자 폐업, 개인회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 내수부진과 청년실업, 양극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매출 타격으로 임대료와 인건비·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 해 파산이 10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개인파산과 회생신청 급증도 변변치 않은 수입에 빚에 따른 이자를 제대로 못내 막바지에 몰린 결과다. 영세 소상공인들도 역대 최대규모의 빚더미와 매출 부진 속에서 폐업 위기에 휩싸였다. 1분기말 자영업자 금융권 대출잔액과 연체액도 각각 1095조원과 22조3000억원에 달해 모두 사상 최대치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는 97만6000개로 폐업률이 8. 64%에 달했고 음식·숙박·도소매 등 소상공인 주요업종 폐업률은 11. 08%로 두자릿수를 넘겼다. 신용도와 소득이 낮은 이들이 주로 찾는 저축은행의 개인 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2. 79%로 저축은행 사태 당시인 201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문제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 커져 연체율과 폐업, 파산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예고한 대책에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정부 들어 내놓은 부동산 공급대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수요 억제책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기는 역부족이다. 단기 규제보다 공급확대와 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나서야 한다. 서울 집값을 밀어 올리는 최대 요인은 공급부족이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물량은 2만7158가구로 작년 대비 41. 8% 급감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 규제가 맞물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상승장에서는 매매가격 못지 않게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공급 감소로 전세난이 심화된 결과 임차 비용이 올랐고 이는 실거주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출 규제 역시 투자 수요는 위축시켰지만, 실거주 수요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는 막지 못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 2% 상승해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목표로 제시한 2%를 한참 웃돈 것이다. 이란전쟁 여파로 석유제품 가격이 24. 7% 상승한 영향이 컸다.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석유류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1년 사이 1300원대 중반에서 1500원대 중반으로 200원 안팎 상승해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지난 5월 지표를 보면 원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4. 8% 상승했다.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17. 7% 상승하는 데 그쳐 환율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수입물가는 순차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데,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율 충격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 전·월세를 뜻하는 집세 상승도 부담이다. 집세는 2023년 3월 이래 1% 미만에 머물렀지만 올해 4월부터는 3개월 연속 1%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어제 '한국경제보고서'를 내놨다. 저출산·고령화와 지역경제 격차를 한국 경제의 과제로 지적하며 노동·재정 분야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진단한 것이 골자다. 1990년대 초반 7%대에 달했던 잠재성장률이 1. 5%선마저 위협받는 현실은 구조개혁의 시급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OECD가 부동산 세제의 보유세 전환, 정규직·비정규직 격차가 벌어진 노동시장 개선,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거점지역 집중 투자를 권고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OECD는 한국경제가 계엄·중동 전쟁에도 회복세라고 평가하며 올해 성장률을 2. 6%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1. 9%로 내려 잡았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6월 수출이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한계는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OECD는 내년 4분기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 46%로 내다봤는데, 잠재성장률이 1. 5%를 밑도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다.
국산 흰 우유 소비가 4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 논리가 작동한다면 수요가 줄면 가격이 내려가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여전히 비싼 값에 우유를 사 먹는다. 이는 '원유 쿼터제'와 '원유가격연동제'에서 기인한다. 2002년 도입된 원유 쿼터제는 우유업체가 낙농가로부터 일정 물량의 원유를 의무적으로 사게 한 것이다. 저출산과 식문화 변화, 대체 음료 확산으로 흰 우유 수요가 감소했지만 유업체는 수요보다 많은 쿼터 물량을 비싼 값에 구매해 재고와 손실을 떠안고 있다. 생산비·물가와 연동해 가격을 정하는 원유가격연동제가 더해지면서 사료비, 인건비, 전기요금 등 생산비만 오르면 가격은 오르게 돼 있다. 유업계가 이렇게 사들인 뒤 남아도는 우유를 분유로 가공하며 버티고 있으나 비싼 원유 탓에 국산 분유 제조원가는 수입산의 3배가 넘는다. 수입 멸균우유는 몇년새 수입량이 40배 급증했다. 올 들어 미국산 멸균우유 관세가 철폐됐고, 7월부터 유럽산이 무관세로 전환되면 공세는 더 거세질 수 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가 지방균형발전을 내걸고 중점 육성하는 메가특구에 파격적인 혜택을 약속했다. 기업 법인세·상속세, 소속 직원 소득세 감면과 특별보조금 지급, 국민성장펀드 배정, 근로시간 규제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는 800조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도 메가특구로 지정될 예정이어서 이들 기업에도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정부의 메가특구 조성과 지원계획은 전방위적이다. 본지가 2일 보도한 잠정안에도 재정, 세제, 금융, 인프라, 교육 등을 포함하는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책이 담겼다. 서남권 반도체 단지조성과 관련해 수도권과 떨어져있어 기업과 직원들이 투자와 근무를 꺼릴수 있다는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에 대한 응답 성격도 있다. 교육, 의료, 문화시설을 배치해 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상속·법인세 감면 등으로 배후 기업들의 입주 수요도 충족시킨 만큼 안심하고 투자할수 있도록 했다는 것. 특구의 성공을 위해 기업 맞춤형 지원과 세제특례가 필요하다는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요구도 수용했다.
정부가 30일 경기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 구리를 규제지역으로 추가했다. 최근 집값 급등이 두드러진 이들 지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게 된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것이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도 무겁게 매겨진다. 일단 거래가 줄고 가격 숨고르기에 들어가겠지만 시장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사업장과 인접해 셔세권(셔틀버스로 다닐수 있는 지역)으로 불리는 동탄과 기흥은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투자 확대, GTX-A 개통 등 교통 인프라 개선 호재로 부동산시장이 들썩였다. 수억원대 성과급같은 반도체 업계 특수와 증시 급등에 따른 추가 수혜도 예상됐다. 실제로 올해 1 ~ 5월 동탄에서 집을 사는데 쓰인 돈 중 투자자산 매각대금이 1538억원으로 전년보다 9배 가까이 증가했다. 구리시는 규제가 심한 서울과 인접한 역세권이라는 이점으로 부각됐다. 일단 일시적인 집값 하락을 유도할 수는 있다는게 정부 안팎의 기대다.
'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하며 출범한 코스닥 시장이 오늘로 개장 30주년을 맞았다. 닷컴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풍파를 견뎌낸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514조원, 상장기업 1800여개사로 외형을 키우며 성장주 시장으로 자리 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쏠림으로 코스닥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승강제 도입과 부실기업 퇴출 강화 등 시장 체질을 근본부터 바꿀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코스피가 상반기에만 약 100% 치솟아 세계 주요 증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반면, 코스닥은 보합권에 머물러 'K자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30년 전 1000포인트로 출범한 코스닥 지수는 지금 910포인트대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등 주요 상장사가 코스피로 떠나며 '2부 리그'라는 오명도 붙었다. 중국판 나스닥을 노리며 2019년 출범한 커촹반(科創板·스타마켓) 상황은 정반대다. 1000포인트로 시작한 스타50 지수는 30일 220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AI(인공지능) 칩 업체 캠브리콘은 커촹반 상장기업 중 처음으로 시총 1조위안(228조원)을 돌파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인공지능(AI) 부문에 집중되는 투자 열풍이 장기적인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29일 경고했다. AI 관련 주가 급락이 발생할 경우 가계자산내 주식비중이 커진 만큼 이전보다 충격이 크고 회사채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곁들였다. BIS는 AI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금융사나 사모펀드, 기업들이 급격히 자금을 줄이거나 빼낼수도 있어 장기적인 투자침체에 빠질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AI 관련 기업 주가 급등락은 국내 증시에서도 파급효과가 크다. 당장 AI 관련 반도체 대표기업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900조에 육박하는 몸집에도 10%대 급등락이 연일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 영향이 큰 코스피 지수도 출렁이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다. AI 주가 조정이 발생하면 금융시장 불안을 넘어 실물 경제의 소비 급감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반대로 증시의 유동성과 투자수익이 국내 부동산으로 옮겨갈 경우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정부 안팎의 경계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패권을 두고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 피지컬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삼각 축으로 삼아 한국형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육성을 넘어 앞으로 20~30년 동안 국가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국가적 대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시장의 폭발적 수요에 대응해 용인 국가산단 투자 일정을 앞당기고, 전력과 용수가 풍부한 광주를 새 단지 후보지로 꼽았다. 아울러 천안·온양 HBM 패키징 팹, 구미 로봇 투자, 부산 패키지 기판, 인천 송도 바이오 단지에 더해 울산 차세대 배터리와 거제 차세대 조선 사업까지 아우르는 전국 거점별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2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내놨다. AIDC에 1000조 원을 투입해 15GW 규모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자 용인·청주·서남권 등에 1100조 원을 쏟아붓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을 2033년으로 12년 앞당겨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