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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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오는 11월에 열릴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 전쟁의 종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또다른 외교성과에 대한 갈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 북한의 직접대화가 가시화될 조짐이지만 정작 중요 당사자인 한국과 미국간 현안 조정은 꼬여만 간다.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 도중 축소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과 더뎌지는 통상협상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 한국의 대미 투자가 지연되고 이란전쟁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미연합 군사훈련(UFS)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국방장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17일 시작돼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훈련 기간은 21일까지로 절반이 줄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공식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셸 스틸 주한 미국대사를 초치해 묻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정부가 8·13 주택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로 용산어린이정원 부지 활용을 위한 여론조사 검토에 착수했다. 민간 투자 수요를 점검하고 도심 내 가용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겠다는 취지겠으나 임대주택 공급을 추진하려는 수순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100년을 내다봐야 할 국가공원의 성격을 흔드는 것은 신중치 못한 접근이다. 뉴욕 센트럴파크와 런던 하이드파크는 도심 팽창과 주택난 속에서 '도심의 허파'를 지켜낸 혜안 덕분에 두 도시를 세계 최고의 메가시티로 만든 핵심 자산이 됐다. 150년 역사의 도쿄 우에노 공원은 도쿄국립박물관과 국립서양미술관 등 4대 문화시설을 품고 도시 경쟁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용산은 1882년 청나라 군대 주둔을 시작으로 일제 군용지와 미군기지로 이어진 120여 년 외세 점유의 역사를 끝내고 우리 품으로 돌아온 유서 깊은 땅이다. 2007년 여야 합의로 제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이래 역대 정부가 일관되게 유지해 온 대원칙은 이들 세계적 명소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최초의 국가 상징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동안 장년층 고용은 늘면서 노동시장에서 세대 간 일자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청년층 일자리가 28만5000개 사라졌다. 특히 AI(인공지능)에 많이 노출된 업종에서 청년층 감소세가 도드라진 반면 50대 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분석에서도 국내 대기업의 신규 채용이 최근 2년 새 15%가량 줄어든 반면 50세 이상 고용 인원은 5% 가까이 늘어났다. 대기업 내 30세 이하 청년층 비중이 줄어드는 사이 50대 이상 장년층 비중이 이를 추월했다. 이 같은 세대 간 고용 양극화는 대기업의 채용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 혁신이 맞물린 결과다. 대기업들은 정기 공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정년 연장 분위기와 맞물려 장년층 퇴직 시기가 늦춰지면서 조직 내 인력 순환이 정체됐다. AI 기술 확산도 청년 고용엔 악재다. AI는 과거 신입 사원들이 도맡아 하던 비숙련 업무를 빠르게 대체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구조가 54년만에 변화를 맞게 된다. 교육교부금 편성 방식 변화로 현재보다 예산규모를 줄이면서 감액분을 어떤 형태로 얼마나 메워줄지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교육교부금 예산 낭비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예산 나눠먹기라는 비난을 사지 않으려면 제대로 된 원칙을 세워야 한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 79%와 교육세의 일부로 조성하는 교육청 예산이다. 이때문에 교육청 소관이 아닌 대학 등 고등·평생 교육에는 원칙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다. 세금과 연동되다 보니 지난 10년간 교육교부금은 43조2000억원에서 76조4000억원으로 78% 늘었다. 반면 학령인구(6~17세)는 175만명 가까이 줄어들어 올해는 492만2000명선이다. 학생수는 주는데 예산은 계속 늘다 보니 상당수 직선제 교육감들은 공짜 태블릿, 입학·졸업 축하금 등 현금복지성 지원금으로 교부금을 방만하게 썼다.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이유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교육교부금을 내국세에 연동해 자동 배분하는 현행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반도체산업 관련 세수를 기반으로 한 미래대응기금 형태로 일정 재원을 추가 확보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의 사건 폭주를 견디지 못하고 '즉결심판' 절차 도입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검토한다고 한다. 일부 기업들은 1,2심 판정에 불복해 법정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지난달 말까지 관련 중노위 사건은 70건이었다. 신청이 인정된 24건 중 5건이 행정소송에 들어갔는데 이 중 4건의 원고가 기업이었다. '즉결심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약식절차 등을 참고해 노사 당사자의 권리 구제를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약식'이 늘어나면 복잡한 사건을 제대로 판정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숙의와 공론화 없는 속전속결 '개혁입법'에 이어 법 적용 현장의 뒷감당마저 속성으로 흐를 분위기다. "1년 전 사용자와 단체교섭에 대한 범위를 확실히 해 놓지 않고 입법을 밀어붙일 때부터 예상된 일"이라는 게 재계 비판이다. 하청기업의 원청 교섭이 쇄도할 것은 불보듯 뻔했다. 현대차 구내식당, 경비 등을 맡은 10개 하청업체 노조가 현대차와 직접 교섭할 수 있다고 울산지노위는 판단했다.
정부가 경기도 남양주 등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3번째 공급 대책이다. 대책명칭에서 알수 있듯 물량 자체보다 공급 속도를 강조했고 민간의 공급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 관련 주요 대책이 빠져 있고 세제개편안 보완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집값과 전월세 가격의 트리플 강세 상황을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우선 서울 강서구, 경기 남양주·광주에 2만7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일부 그린벨트 지역과 공원을 활용하겠다는 내용으로 착공 예정시기는 2029년 이후다. 경기도 과천·서울 태릉의 착공은 2029년으로 1년 앞당기고, 나머지 부지들도 2030년 내 착공하겠다고 했다. 민간 건설사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을 연평균 28조7000억원으로 늘리고 조기착공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서울 재개발·재건축 23만4000호 건설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은 바람직하다. 민간을 공급의 핵심 주체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한 세제개편안을 놓고 일부에서 비판이 제기된 것과 관련, "부당감면 축소는 조세정상화의 길"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개편안에 따라 앞으로 가업상속공제를 못받게 된 업종의 사업자들이 반발할 조짐이라는 기사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런 업종에 수백억씩 상속세 감면을 계속하는 게 공정할까요?"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간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제빵 시설 없이도 제과점업으로 등록해 세금 공제를 받고, 부동산 상속을 위해 주차장업을 활용하는 등 제도를 악용한 사례가 지적되던 터였다. 이에 따라 이번 세제개편안에서는 공제 대상인 '가업'의 정의에서 프렌차이즈 등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기술?노하우로 사업하는 경우나 부동산을 통한 소득, 이자?배당소득이 주된 소득인 경우를 제외했다. 특히 주차장업과 함께 마트, 버스?택시 운송업, 창고업, 병원, 약국 등의 업종은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문제는 악용을 막는 것을 넘어 제도를 대폭 축소했다는 점이다. 피상속인 요건이 '10년 이상 계속 경영'에서 앞으로는 '30년 이상 계속 경영'으로 강화되고 상속인 요건 또한 '상속 개시 전 2년 이상 가업 종사'에서 '5년 이상 계속 종사'로 엄격해진다.
국민연금이 미국 전쟁부의 중국군사기업(CMC) 명단에 오른 AI 데이터센터 장비업체 중지이노라이트의 홍콩 IPO에 참여했다. 지난달 블랙록 산하 펀드 등과 함께 총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은 것이다. 미국이 이 회사를 CMC로 지정한 지 42일 만이었다. 상장 전 공모가로 주식을 받는 코너스톤 투자여서 내년 1월29일까지 팔 수 없다. 규제 위험이 커져도 회수가 어렵다.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특정 국가의 기업을 일괄적으로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것은 분산투자의 원칙과도 맞지 않는다. CMC 지정이 곧바로 금융투자 금지나 기업의 불법행위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간과할 사안도 아니다. 미국 전쟁부는 6월부터 CMC 지정 기업과 직접 조달계약을 금지했고 내년 6월부터는 해당 기업 제품·서비스가 포함된 간접 조달도 막는다. 중지이노라이트의 미국 매출 비중은 60%를 넘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중국산 광트랜시버 수입 제한을 검토 중이다.
청년 실업률이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11일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발표를 연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 고용 문제를 지적하며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적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만큼 청년 고용은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청년 고용 지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 2%로 작년 대비 1. 6%포인트 하락했다. 청년 취업자는 19만1000명 줄어들며 4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청년 실업률마저 1. 3%포인트 급등한 6. 8%을 기록했다. 2021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3만1000명 늘며 세대간 고용 양극화가 선명해졌다. 노후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은 노동시장을 떠나지 못하고, 경력이 부족한 청년층은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노동시장이다. 정부는 AI 전환과 경력직 선호, 중동 사태를 청년 취업의 장애물로 분석했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다시 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매는 지난 4월(-4억6890만 달러)과 5월(-9억3980만 달러) 순매도를 보이다가 6월 들어 6억3300만 달러 순매수로 전환했다. 7월에는 46억4240만 달러로 순매수 규모가 불어났다. 이달 들어서도 7억 달러 넘게 순매수 중이다. 미국 증시가 꾸준히 오르며 관심을 끈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증시의 신뢰도가 추락해 투자자들의 발길을 해외로 재촉한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극심한 널뛰기 장세로 '국내 주식은 장기 투자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뼈아픈 것은 정부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부양책들이 되레 시장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증시 과열 국면에서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들 수 있다. 서학개미를 유턴시킨다는 의도였지만 국장 투자의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한국 역시 투자 부적합 국가가 되고 있다'라는 칼럼에서 한국 증시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지목했다.
정부가 지난 3일 초고가·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담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세 부담 증가에 반대하는 의견부터 비거주 예외요건을 확대해달라는 의견까지 4000건이 넘는 입법의견이 쌓였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수정·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번 개편안은 세율 체계를 '주택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기본공제액,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모두 뜯어고쳐 고가주택과 비거주 1주택에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를 올린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세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 이 때문에 소득세법 개정안에만 1700건이 넘는 입법 의견이 쏟아졌다. "'성실하게 한 집에서 살아온 노년층에게 집 팔고 세금 내고 쫓겨나든가, 죽을 때까지 세금 내며 참으라'는 현대판 고려장과 다름없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른바 '결혼 페널티' 정책에 대한 전면적 개선을 지시했다. 잘못된 제도 설계가 낳은 '역인센티브 효과'를 제거하고 청년들이 혼인신고로 겪어야 했던 불이익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22개 과제는 전세자금 대출, 신혼부부 특별공급, 생애 최초 구입시 세금 등 부동산·주거 정책에 집중됐다. 실제로 그동안 주거 금융과 세제 기준은 시대착오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혼 가구일 때는 무난히 충족되던 대출 소득 요건이 혼인신고를 거쳐 맞벌이 부부가 되는 순간 합산 소득 기준에 걸려 박탈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청년들에게 결혼이 곧 '경제적 손해'라는 확실한 부정적 신호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결혼식은 올리되 혼인신고는 미루는 '위장 미혼'이 재테크 전략이 된 배경에는 이 같은 제도적 모순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단순히 한정된 자원을 기혼자에게 더 많이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청년층의 절망감을 치유할 수 없다. 결혼 페널티를 해소하겠다며 미봉책만 내놓을 경우 또다른 모순을 낳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