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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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재추진한다. 이 대통령이 지난 16일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본 농업을 위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 부족분을 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무력화되고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상시화된 국면에서 CPTPP는 높은 수준의 통상규범이 작동하는 몇 안 되는 틀이다. CPTPP 가입 논의가 재부상한 데는 미국의 보호무역기조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자리한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통상규범으로 자리잡았다. 2024년 영국이 공식 합류하면서 회원국이 12개국으로 확대됐으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한다. 한국은 2021년 CPTPP 가입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일본 수산물 수입 확대 우려와 농수산업계의 반발, 피해 대책 논란이 이어지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 발표가 임박했다.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대토론회에 이어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관 토론회가 열렸다. 초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 대출규제 정비, 공급정책 등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묻는 형식이다. 여론을 듣겠다지만 정작 부동산 민심은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7억원을 넘는 등 집값, 전세, 월세의 트리플 강세가 이유다. 이에 더해 17억원대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매도인 대출'을 이용한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수내동 주택매매도 민심 악화에 영향을 줬다. 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지난 3월 51%에서 26%로, 25%포인트 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리얼미터의 27일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도 각각 46. 3%와 49. 5%로 부정론이 우세해졌다. 대출이 나오지 않아 실수요자들이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매매차익을 놓치지 않으려고 규제를 우회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현재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2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의 일중 변동률은 6. 11%로 역대 최고치였던 2008년 10월과 같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의 쏠림 현상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변동성을 증폭시킨 결과다. 일본, 대만 증시도 반도체 때문에 휘청거렸지만, 변동률은 한국 증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높은 반도체 의존도와 이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8일 10. 84% 폭락하며 역대 하락률 4위를 기록했다. 29일에도 장중 12% 넘게 폭락했지만, 오후들어 낙폭을 줄이며 5. 98% 하락 마감했다. 한국증시가 급락하자 반도체주 매도가 확산되며 아시아 증시도 이틀 연속 하락했으나 유독 코스피지수만 하락폭이 컸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3. 75% 내렸으며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 49%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개별 종목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가 60조원이 넘는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고도 9.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 등지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198억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제조업에 이어 에너지 인프라까지 투자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다. 이는 대미투자 이행이 일본보다 늦어진 데 따른 미국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쿠팡 문제와 여러 안보 현안으로 경색된 한미 관계를 복원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가스복합발전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내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원전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지을 수 있고 출력 조절도 용이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가격 상승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수익성 측면에서도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업이다. 일본은 이미 유사한 경로를 밟아왔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 LNG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미쓰이·미쓰비시상사 등이 가스와 전력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왔다. 이후 수소·암모니아, 탄소포집으로 영역을 넓히며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투자 범위를 확장했다.
보건복지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자살 긴급대응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도움 요청과 자살 시도, 치료, 퇴원 후 관리, 일상 복귀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지원을 강화하는 게 대책의 골자다. 자살 위기에 즉각 대응하고, 자살 시도자의 재시도를 막기 위해 밀착 관리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자살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범정부 대책을 지시함에 따라 정부는 국가자살예방전략을 수립하고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최근 자살 사망자가 줄어드는 현상은 고무적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고의적 자해'에 의한 사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1% 감소했다. 특히 20대와 30대가 각각 33. 0%, 21. 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19~34세 기준) 자살률은 2024년 10만명당 24. 4명을 기록한 뒤 작년 22. 7명으로 낮아지는 등 완화세를 보인다. 정부가 보건의료·정신건강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자살 시도자, 유족 등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한 것도 분명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30년까지 준공하기로 한 345kV 핵심 송전망 사업의 70% 이상이 착공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송전망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대용량 전력을 수도권과 대규모 산업단지로 보내는 국가 핵심 기간망이다.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전력망 확충에 나섰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현재 공급 전력만으로 턱없이 부족해 15~16GW 안팎의 추가 전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확보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여기에 송전망 문제까지 겹친 셈이다. 공사기간이 통상 2~4년이어서 계획대로 준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한다. 삼성전자 용인 팹 1호기 가동 목표가 2029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황이 간단치 않다. 송전망 건설이 지지부진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도권 대규모 산업단지에 전력을 대려면 지방에서 선로를 끌어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 반발과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지연이 번번이 발목을 잡아 왔다. 하남시가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에 제동을 건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직장인의 월급 외 부수입에 매기는 '소득월액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연간 2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 달에 채 100만 원도 되지 않는 부수입에까지 건보료를 걷겠다는 것이다. 개편이 완료되면 직장인 178만 명이 건보료를 추가로 내거나 기존보다 더 많이 내야 한다. 전체 직장가입자의 8. 9%에 달한다. 직장 업무 외에 강연과 저술, 유튜브 방송, 배달 아르바이트 등으로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려던 'N잡러'들은 물론 노후를 대비해 매입한 소규모 오피스텔에서 임대료를, 주식에서 배당금을 받는 이들까지 건보료 추가 부과 대상에 들게 됐다. 소득월액 건보료는 일반 직장가입자 보험료와 달리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지 않아 초과분 전액을 가입자가 내야 한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가뜩이나 팍팍한 삶을 이어가는 월급쟁이들의 부담만 늘리겠다는 발상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가장 걷기 쉬운 곳에서 재정을 보강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행정편의다. 근로소득 외 소득에 이미 종합소득세가 부과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보험료 부담까지 늘어나면 부업과 투자에 대한 유인을 약화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 등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소상공인 단체는 여전히 영업규제 완화에 반대하지만 이는 이미 달라진 유통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착오적 논리에 가깝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2조원으로 2014년 46조원에서 10년 새 다섯 배 넘게 늘었다. 같은 해 쿠팡의 결제금액 점유율은 67. 76%에 달했고 대형마트는 8. 1%에 그쳤다.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다. 대형마트를 규제하면 전통시장이 살아난다는 전제도 설득력을 잃었다. KDI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역에서 전통시장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 없이 대형마트 매출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를 쉬게 한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었다. 바뀐 유통지형에서 대형마트는 독점적 강자가 아니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조직 슬림화와 희망퇴직, 점포 효율화에 나섰고 점포 매각과 통폐합도 잇따랐다. 홈플러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 MBK의 경영 실패가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가 본업 회복의 여지를 더 좁힌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주택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주비·중도금용 집단대출을 가계부채 총량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출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정비사업 조합원과 수분양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한 것은 틀림없지만 국가의 정책이 수립되고 변경되는 방식을 지켜보는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번 조치는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민원인의 발언을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 대통령은 2년 전 분양을 받았지만 최근 잔금대출이 막혀 입주에 어려움을 겪는 사연을 듣고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렇게 만들면 사실은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토론회 현장에서 규제 완화를 끌어낸 여성 참석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수요자를 구한 영웅'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제 완화 과정은 역설적으로 우리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취약한 토대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계부채 총량규제는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등 당국이 데이터에 기반해 정교하게 설계했어야 할 정책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 등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성적표가 속속 나오고 있다. 반도체 호황의 혜택을 봤다지만 삼성전자는 DS(반도체)부문을 제외하면 DX부문(완제품 등)은 원가부담을 호소하고 연간 적자전환을 우려한다. 현대차와 대한항공도 고유가와 원가상승으로 영업익이 각각 전년보다 20%, 34% 줄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노동계의 '영업익의 N% 성과급' 같은 획일적 요구가 적절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문제로 노사가 또다시 갈등할 조짐이다. 사측이 임단협에서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노조가 "약속 위반"이라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지급상한을 폐지한 영업이익 10% 분배가 현실화(연간 270조 이익 가정)되면 SK하이닉스 직원 1인당 평균 7억~8억원의 상여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적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단일기업에서만 20조~30조원의 현금이 풀리는 상황은 정상적이지 않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 논란의 시발점이었고 삼성전자 노사도 성과급 주식 지급을 합의했던 점을 감안하면 변화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부동산 대토론회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3시간이 넘도록 열렸다. 전문가뿐 아니라 재개발 대상 지역 주민, 지방 아파트 보유 대학교수, 지방 국립대 재학생, 부동산 유튜버, 수도권 분양아파트 입주 예정자, 무주택 신혼부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대통령 앞에서 의견을 밝혔다. 분야별 사전 토론을 진행하고 온라인을 통해 제안을 모은 것도 정책 과정의 투명성 면에서 진일보한 시도다. 하지만 다음달로 예정된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이뤄진 데 따른 한계도 명확했다. 공급과 세제, 금융을 두루 살핀다고 했지만 확인된 것은 정부의 증세 의지였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보유세에 대해 "정치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1주택을 기준으로 △실거주 주택 △서민 주택 △지방 주택은 부담을 경감하고 △호화주택 △다주택 △투기용 주택은 가중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똘똘한 한 채가 가장 효율적으로 투기할 기회를 만들었다"며 1주택자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도 손볼 수 있음을 내비쳤다.
정부가 22일 여수 지역 석유화학산업 재편을 위해 금융·세제 지원을 포함한 7000억원대 패키지를 내놨다.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NCC(나프타분해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을 추진하는 데 따른 지원책이다. 이번 여수 1호 프로젝트는 지난 2월 발표한 대산 1호에 이어 두 번째다. 두 프로젝트를 합치면 NCC 생산능력은 약 250만톤 줄어든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감축 목표의 2/3 안팎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단 공급과잉 완화의 큰 단추를 채운 셈이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이미 위기가 경기순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범용제품의 공급과잉, 노후 설비의 비효율, 중국발 경쟁 심화 등이 겹치며 석유화학 산업 전체가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다. 과거처럼 업황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려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뜻이다. 그대로 두면 국내 석유화학 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지역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