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세계 각지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현장 소식과 심층적인 국제 이슈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글로벌 시각을 넓혀주는 코너입니다. 최신 국제 뉴스, 현지 취재 리포트,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들이 세계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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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G7(주요 7개국)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힘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문구를 담았다. 하루 뒤 중국 국가문물국은 하이난성 정부와 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하이난 싼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중국해 북서쪽 대륙붕 사면 약 1500m 깊이 해역에서 명나라 시대 건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난파선 2척과 도자기 등 10만점 넘는 유물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난성 지역 신문 하이난르바오는 "고대 난파선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고 문화재의 수가 많은 데다 시대가 명확하며 중요한 역사적, 과학적,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다"며 "이 중대한 발견은 중국 선조들이 남중국해를 개발하고 왕래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실증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난파선과 유물을 발견한 시점을 지난해 10월이라고 밝혔다. 7개월이나 지나서, 하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공동성명이 발표된 다음 날 유물 발견 사실(중국의 일방적
3월까지만 해도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해고 위기에 있었다. 2005년부터 JP모건체이스를 이끌기 시작한 그는 19년 만에 불명예퇴진이 예상됐다. 사실 현재의 JP모건과 그 위상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지만 항상 라이벌들의 견제를 받아왔다. 그에게 덮어씌워진 이슈는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금융거래였다. 헤지펀드 출신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2019년 체포돼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JP모건이 그 전에 엡스타인의 혐의를 알면서도 거래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다이먼은 엡스타인과의 거래를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성범죄에 같이 연루된 것도 아닌지라, 엡스타인과 금융거래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연좌제 추궁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다이먼은 사내정치나 사사로운 스캔들에 대한 자질구레한 해명보다는 본업에 집중하면서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 기념비적인 사건이 지방은행 위기다. 3월부터 시그니처은행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위기가 다른 지방은행에
3월12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예금 전액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은행권 뱅크런(집단 예금 인출)과 이에 따른 금융 위기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얻은 학습효과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중국에서 SVB 사태가 벌어진다면 어땠을까? 외신은 이 문제를 집중 보도했을 것이다. 중국 내 뱅크런, 금융위기, 기업과 가계 줄도산…. 대개 이런 수순의 예측성 보도가 서구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쏟아졌을 것이다. 기사 톤과 방향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확신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있다. 중국 내 어느 언론도 '선'을 넘지 않았을 거라는 점이다. '어떤 은행 하나가 파산했다'는 보도로 끝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금자는 정해진 보호 틀 안에서 해결하거나 지방정부가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했을 수도 있다. 은행 채권·채무는 군소리 없이 동결되면서 은행권 전반의 예금 인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말 그대로 '찻잔 속의 태풍'이다
미국 맥도날드에서 4인 가족이 햄버거 세트를 배달시키면 10만원 이상이 영수증에 찍힌다. 인당 20불 정도의 음식값에 팁과 배달비가 더해진다. 업력이 있는 레스토랑에서 팁은 보통 18%, 20%, 25%까지 나열되는데 30%도 종종 보인다. 얼굴 붉히며 최소값을 택해도 일인분 이상 금액을 더내는 셈이다. 이런 식당에선 한끼에 20만원이 우습다. 물가가 살인적인 건 돈을 많이 풀어서다. 통화량은 M2(현금 요구불예금 등) 기준 2018년 5월 14조 달러에서 2022년 5월 21조7000억 달러까지 늘었다. 4년 만에 7조7000억 달러 증가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자 반세기 만에 금리를 5% 가까이 올렸는데 그래도 M2는 고작 5000억 달러밖에 줄지 않았다. 미국이 늘린 통화는 한국돈으로 1경원이다. 우리 1년 예산이 640조원 정도이니 한국이 15년 먹고살 금액을 코로나19 전쟁비로 푼 셈이다. 코로나19 감염자는 1억600만명이 넘고, 사망자 수는 116만명에 달한다. 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미국은 중국을 향해 고율 관세 부과를 통한 무역분쟁을 시작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국의 압승을 예견했다. 중국이 'G2(주요 2개국)'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고 해도 세계의 경찰이자 세계 무역의 중심, 그리고 달러 패권을 쥔 미국의 압박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였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하다 끝이 날 것이라고 봤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순진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가장 최근 사태로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같은 크고 작은 일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국제 질서를 다시 쓰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만 봐도 그렇다. 러시아를 혼내주겠다던 미국과 유럽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전쟁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 사이 중국과 러시아는 한 배를 타고 상호보완적 경제 공동체로 변신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같은 큰 의미의 권위주의
터치런(Touch Run)의 시대다. 은행 앞에 굳이 줄을 서지 않아도 내가 맡긴 예금은 모바일에서 손가락 까딱 하나로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뱅크런이 아니라 터치런이다. 씨티그룹 제인 프레이저(CEO)도 기겁할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모바일 앱과 버튼 클릭 몇 번으로 수백만불을 움직이는 고객들 능력이 금융계의 게임체인저"라고 했다. 미국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적잖이 당황한 거 같다. 알다시피 자산 미스매치가 있었고 18억 달러 손실이 찍히자 정보를 알아챈 예금자들이 돈을 옮겨버렸다. 3월 8일에 손실 뉴스가 나왔는데 이튿날인 9일 하루에 420억불(54조원)이 빠졌다. 그런데 석연찮은 문제가 있다. 멍청한 SVB 경영진도 문제이지만 그를 가이드한 이들이다. 자산 미스매치를 중개한 대형투자은행들이 있는데 이들이 위기 사태에서도 SVB 부자고객들에겐 이 은행 가망 없으니 돈 옮기라고 부채질 했다는 거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CDO(부채담보부증권)를 팔고, CDS(관련
2020년 5월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일, 리커창 중국 총리의 말 한 마디가 파장을 불러왔다. 기자회견에서 "중국 (소득 하위) 6억명의 월 소득이 고작 1000위안(약 18만8000원)밖에 안 된다"고 했는데 시진핑 국가주석의 '샤오캉 사회(모든 인민이 편안하고 풍족하게 사는 사회) 완성'을 비꼬았다는 풀이 때문이었다. 그럴 만했다. 샤오캉 사회는 원래 덩샤오핑이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완성하겠다고 선언한 구호였다. 그 바통을 장쩌민, 후진타오에 이어 시진핑 주석이 물려받았는데 자신의 치세에 이르러 이 과업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터였다. 샤오캉 사회 기준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의 두 배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자신의 시대에 중국이 주요 2개국(G2)에 올라서고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을 들어 샤오캉 사회 완성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이런 와중에 리 총리 발언은 "전 인구의 절반가량이 여전히 가난뱅이인
정찰 풍선 사건 초기, 고작 풍선 하나가 세계를 뒤흔들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중국이 풍선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그저 민간 기상 관측용이라고 해명하면서 적당히 봉합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다수였다. 그러나 미국이 며칠간 풍선을 따라다닌 끝에 격추하면서 사건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격추 결정까지 사흘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많은 경우의 수를 따졌을 것이다. 기껏 풍선 하나 때문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방중 계획을 망칠지, 세계 제일 강대국으로서 위엄을 세우며 바람에 풍선 흐름을 맡길지. 그의 선택은 '강한 지도자'로서 면모였다. 이어 미국 언론들로부터 쏟아지는 갖가지 후문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정 장악력에 대한 의문, 중국 지도부 내 소통 문제 같은 것들이었다. 중국 흔들기다. 익명의 외교 전문가 말이다. "중국 정부 내 사람들은 미국발 기사들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흔하디흔한 풍선 하나로 얼마나 많은 얘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자기들도
지난해 12월7일 중국이 일상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폐지하면서 3년을 이어오던 '제로 코로나'를 폐기했다. 그리고 딱 3일 뒤 기자와 가족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감염 사실은 항원 진단키트를 통해 알게 됐다. 처음엔 믿어지지 않았다. 자가 진단 직전 PCR 검사 결과에서는 가족 모두 음성이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동료 특파원들로부터 전해 들었던 터라 증상이 나타나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가 진단을 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베이징을 뒤덮고 있었다. PCR 검사 폐지를 발표할 당시 베이징 시민 30%가 감염됐었다는 추정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90% 넘는 사람들이 감염됐다고 한다. 베이징 거주 지인들 중 지금까지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걸로 봐선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지금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통계는 '카더라'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증상이나 자가 진단 결과 양성이 확실한 사람조차 음성으로 표시하는 PCR 검사 신뢰성이 무너
1999년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한 사람이 대뜸 "콘니치와"라며 말을 걸었다. 나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라고 설명했더니, "남한·북한 중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보통 미국인들에게 동양은 곧 일본이었다. 이제 길을 다니다보면 "니하오"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는다. 옆에 중국사람이 있는지 고개를 돌려 살펴보면 동양인은 나뿐이다. 내가 한국인임을 밝히면 그제서야 '김치, 삼성, BTS'라는 단어가 들려온다. 미국 내 중국인 또는 중국계 인구가 워낙 많다보니, 이제 웬만한 동양인은 중국인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다. 이미 중국어는 스페인어와 함께 미국 공립학교에서 제공하는 대표적인 제2외국어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계속되는 미·중 갈등으로 양국 간 감정의 골은 아직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메리칸 라이프'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지대하다. 미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
장쩌민의 상하이방과 후진타오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세력 중 어느 한쪽이 2007년 차기 최고 권력 자리를 양보했다면, 무명의 시진핑이 신데렐라로 등장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중국은 어떤 모습일까. 베이징 거주민으로서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는 봉쇄 수위를 바라보며 이런 가정을 요즘 자주 한다. 두 세력의 충돌 끝에 어느 당파에도 속하지 않았던 시진핑 상하이시 당서기는 그해 상무위원으로 발탁되고 5년 뒤인 2012년 최고 권력자로 우뚝 섰다. 그는 권력을 움켜쥐자마자 반부패 운동으로 상하이방 핵심들을 줄줄이 숙청하고 이번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리커창, 왕양, 후춘화 등 공청단 출신 거물들을 중앙 정치 무대에서 몰아내면서 명실상부한 1인 시대를 열었다. 시자쥔(시진핑 측근들)이 득세하는 중국은 더 이상 집단지도체제를 자랑거리로 삼아온 공산당 국가가 아니다. 불과 한 달 전 당대회 기사를 쓸 때 일련의 사태들은 해석의 영역일 뿐이었다. 그러나 현재 베이징에서 벌어지는 일들
경제가 정권을 심판하는 시대다. '제2의 대처'를 꿈꿨던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재임 44일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에 몰입해 현 상황에 맞지 않는 경제정책을 내놓은 것이 치명적인 독이 됐다. 대책 없는 감세, 재정정책 발표에 금융시장은 요동쳤고 파운드화는 폭락했다. 영국발 경제위기론이 급속히 퍼졌다. 영국 중앙은행은 긴급 진화에 나서야 했다. 영국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트러스 총리는 자신이 임명한 재무장관을 해임하며 끝까지 버텼지만, 역사상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었다. 문제는 트러스 총리의 사임으로 이번 사태가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사임 발표 다음날인 지난 금요일 영국 파운드화는 장중 전날보다 1% 이상 하락한 1.11달러선까지 미끄러졌다. CNB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2명의 외환전략가들은 연말까지 파운드화가 1.07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노무라 전략팀은 파운드화가 4분기까지 0.98달러까지 하락하는 '역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