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세계 각지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현장 소식과 심층적인 국제 이슈 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글로벌 시각을 넓혀주는 코너입니다. 최신 국제 뉴스, 현지 취재 리포트,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며, 독자들이 세계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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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일이다. 옆집에서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집 전체를 뜯어고쳤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드릴 소리가 끊이지 않고 온갖 쓰레기와 자재들이 들어오고 나갔다. 하루 종일 먼지가 자욱했다. 인부들은 현관 문을 활짝 열고 일을 했다. 우리 집 현관 문틈으로 걷잡을 수 없이 먼지가 들어오더니 거실에 먼지가 쌓였다. 하루에 몇 번을 쓸고 닦아도 소용 없었다. 인부들에게 문을 닫고 일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화도 내봤지만 헛수고였다. 하루는 중국인 지인이 집에 놀러 왔다가 집안 꼴을 보더니 옆집을 찾아가 한바탕 뒤집어놨다. 그 뒤로 먼지 날리는 일이 없었다. 지인은 말했다. "시골에서 올라와서 험한 일 하는 사람들인데 저 사람들하고는 도대체 말이 안 통한다. 세게 나가야 한다." 인부들은 농민공들이었다. 시골에서 배운 것 없이 도시로 올라와 저임금에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 이들이다. 그들이 없으면 도시는 굴러가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도시민들은 그들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업신여긴다.
지난 2일 뉴욕 맨해튼 트라이베카 인근의 고층 건물에서 52세 남성이 추락해 숨졌다. 뉴욕 경찰청은 사망자의 신원을 이곳에 거주하는 구스타보 아르날이라고 확인했고, 뉴욕시 검시관실은 자살로 결론 내렸다. 4일 미국 가정용품 소매업체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B&B)는 성명을 통해 아르날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의 유명 대기업들에서 20년 이상 고위직으로 근무한 재무통으로, 2020년 5월 BB&B의 CFO로 영입됐다. 그는 사망 이틀 전인 8월31일, 투자자들에게 150개의 점포를 폐쇄하고 직원의 20%를 해고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전달했다. 이미 CEO를 비롯해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매장책임자(CSO)등을 포함한 최고경영진 다수가 회사를 떠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인의 어깨는 더 무거웠을 것이다. BB&B는 최근 심각한 경영난 및 주가조작 소송에 휘말린 상황이다. 게임스톱의 라이언 코헨 회장의 대규모 투자 소식에 지난 8월 중에만
두 장의 사진이 있다. 위는 2007년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 아래는 2022년 전인대 개막식이다. 중앙에 자리 잡은 이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시진핑 현 국가주석이다. 차이가 느껴지는가? 국가주석과 상무위원들 사이 간격이 후진타오는 같고 시진핑은 크다. 공간의 넓고 좁고는 그 사람의 힘과 비례한다. 상무 방보다 좁은 사장 방이 없듯이. 사진에서 금방 알 수 있듯 시진핑 주석 시대에 이르러 그의 힘은 과거 지도자들보다 강력하다. 사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중국 최고권력 집단으로, 권력 서열이 있을지언정 상하관계는 아니었다. 모순된 말 같지만 적어도 지향점은 그랬다. 집단지도체제인데 이것은 집단지성을 표방한다. 가능한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고 오류를 피하기 위한 장치다. 특정인의 독주를 막는 장치이기도 했다. 시 주석은 넓은 공간만큼이나 의사 결정권도 크다.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키우겠다는 중국몽에서부터 코로나19로부터 완벽한 안전지대로 만들겠다는 제로 코로나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주택 임대료가 가장 높은 도시는 어딜까. 렌트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1위는 '저지시티'다. 이곳의 평균 월 임대료는 5500달러로, 보스턴(4878달러), 실리콘 밸리의 팔로알토(4672달러) 등을 제치고 미국에서 집을 빌리는 데 가장 비싼 도시가 됐다. 임대료는 1년새 66%나 뛰었다. 저지시티는 맨해튼·브루클린·브롱스·퀸즈·스태튼 아일랜드에 이어 뉴욕시의 소위 6번째 자치구로 불린다. 뉴욕주가 아닌 뉴저지주에 있지만 허드슨 강 건너 맨해튼을 마주보고 있어, 넓고 쾌적한 새 아파트를 원하는 뉴요커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뉴욕시는 정확한 계산을 위한 제반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대료 순위 조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체 더글라스 엘리먼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의 평균 월세는 지난 6월 기준 5000달러 이상으로 사실상 '넘버 원'이다. 실제로 맨해튼의 임대료는 살인적인 수준이다. 위치와 집 크기에 따라 월 1만 달러(약 1300만원)를 내도 반지하를
이달 23일 쩡이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부주임이 기자회견에서 당과 국가 지도자들이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접종한 백신이 모두 '국산'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중국산 백신 접종을 시작(2020년 말)한 지 1년반 만에 최고 지도자들 백신 접종 여부를 '난데없이'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맥락 없어 보이는 뜬금포에 중국 백신 효능과 안정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시진핑 주석 등 지도부가 홍보대사로 나섰다는 해석이 따랐다. 방역 정책 기조를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백신 효능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 주석이 등장했다는 해석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 중국은 왜 이제 와서 백신 효능을 자랑하고 나섰을까? 인민들을 향해 백신을 둘러싼 논란에 현혹되지 말고 가능한 많은 사람이, 부스터샷까지 끝내라는 호소다. 델타 변이까지는 제로 코로나가 통했는데 오미크론은 사람과 제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다
미국 고등학교의 한 풋볼팀 코치가 경기 후 혼자 공개적으로 기도를 했다가 해고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조 케네디 전 코치는 고향인 워싱턴주 브레머튼 고교 풋볼 코치로 재직 중 경기가 끝난 경기장에서 기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고등학교 풋볼 경기가 끝난 후 50야드 라인에서 15~30초간 혼자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가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그가 학생들에게 기도에 참여하도록 암묵적으로 강요한 것이라고 맞섰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케네디 대(對) 브레머튼 학군' 사건 판결을 통해 6대 3으로 케네디 전 코치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다수 의견에서 케네디 전 코치의 기도는 수정헌법 1조(표현·종교의 자유)에 의해 보호된다며 "헌법과 전통은 검열과 탄압이 아닌 상호 존중과 관용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을 내놓은 3명의 대법관들은 "학교 관계자가 기도를 주도하는 것은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번 판결
중국은 행간의 나라다. 많은 경우 정부든, 공안이든, 세관이든 사건의 원인과 과정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이 좋은 예다.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내린 적이 없다. 그러나 한한령은 분명히 있었고 조직적으로 실행됐다. 그래서 기관이 내놓는 단어, 표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단어와 문장이 품고 있는 의미를 놓치면 큰 줄기를 놓치는 것과 같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진다. 최근 한국의 행보에 중국이 보인 반응, 그리고 행간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기술동맹'을 맺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참여한다고 했을 때까지는 과거와 비슷했다. 이때 중국 외교부는 미국을 비난했다. 한국은 미국 압력에 마지못해 끌려 들어가는 것처럼 묘사했다. 관변 학자들 몇 명이 한국에 '경거망동했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라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는 정도였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
미국에서 비극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또 터졌다. 멕시코 국경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작은 마을인 텍사스주 우발데의 롭 초등학교에 범인이 난입해 한 교실에 있던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을 무참히 살해했다. 지난 24일 발행한 비극은 10년 전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20명과 교사 6명이 숨진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학교 총기난사 사건이 됐다. 이번 비극으로 미국은 총기 관련 규제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2시간도 안 돼 백악관 연설대 앞에 섰다. 슬픔과 분노가 가득한 모습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총기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건 (사회가) 그냥 병든 것"이라고 질타했다. 미 정계는 긴장감이 감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의원(뉴욕주)은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사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반면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
왕복 8차선 큰 도로가 있다. 수십명 승객을 태운 버스는 정기적으로 운전자가 바뀌었을 뿐 사거리, 때론 오거리 교차로가 나왔을 때 항상 직진했다. 꼭 그래야 할 의무는 없었다.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한다는 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구역에 들어서는 것이어서 불확실성의 영역에 승객들을 끌고 갈 엄두를 내지 못했을 뿐이다. 때로 좌측, 우측 길이 편하고 안전해 보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역대 선배 운전 기사들이 직진 도로를 선택해온 덕에 승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던 '경험칙'을 믿고 따랐다. 버스 기사가 바뀌었다. 그는 운전대를 우측으로 꺾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승객들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미국과 안보동맹에서 경제·기술동맹으로, 한·미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킨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며 이런 그림이 그려졌다. 새 버스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 승객은 국민이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으로 좌측 도로, 즉 중
미국은 '영웅'의 나라다. 그만큼 '히어로(Hero)'이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 TV를 켜니 몸이 편치 않은 한 노인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산책을 하고 있다. 미국의 군인으로서 수십 년간 헌신했던 그를 지역 주민들이 '영웅'으로 모시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겼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국이 신음하고 있을 때 동네 곳곳에는 지역의 '영웅'들에 대한 감사와 지지를 나타내는 간판이 붙었다. 위험한 상황임에도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지역 의료진과 경찰, 소방대원들을 사람들은 '영웅'이라고 불렀다.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인들이지만, 영웅에 대한 생각은 대부분 비슷하다. 대소사를 떠나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에 대해선 그만큼 대우해줘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미국 군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는 '명예 훈장'(메달 오브 아너·Medal of Honor)이다. 적과의 전투에서 자신의 생명 위협을 무릅쓰고 자신의 의무적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용맹
상하이에서 2만명 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매일 쏟아져 나온 게 지난 16일까지 열흘째다. 상하이시 코로나19 확산과 방역은 중국 체제에서 다소 이질적으로 전개됐다. 출발은 봉쇄 결정 과정이다. 상하이시 감염자가 100명 단위에서 1000명 단위로 확대된 건 지난달 24일(1582명)이었다. 그리고 하루만에 감염자 수는 2000명대(2269명)가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상하이시는 감염자 주변을 최소 단위로 묶은 정밀 봉쇄로 대응했다. 즉각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왜 상하이만 도시 봉쇄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상하이시는 "상하이가 상하이만의 것이냐?"며 큰 소리를 쳤다. 도시 봉쇄로 경제가 망가지면 중국 경제 전체, 세계 경제가 휘청일 거라는 일종의 경고였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상하이식 대응이 실패하면 최후에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버티던 상하이시는 지난달 28일을 기해 도시를 둘로 나눈 뒤 나흘 간격의 집단 봉쇄를 단행했다. 그 전까지 중앙 정부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응징' 차원의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내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의 행보다. 맥도날드는 최근 러시아 내 850개에 달하는 모든 매장을 폐쇄하고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구 소련 붕괴 직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열면서 '탈(脫) 냉전' 의 상징이 됐던 맥도날드는 32년 만에 스스로 문을 닫는 결정을 내렸다. 최고경영진은 이번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맥도날드는 러시아 현지에서 6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 중인데, 영업은 중단해도 전 직원들의 급여는 계속 지급하기로 했다. 매출은 당장 '제로(0)'가 되는데, 인건비는 그대로 유지돼 고스란히 적자로 쌓이는 구조다. 이미 맥도날드는 우크라이나 내 모든 직원들의 임금을 계속 지급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번 결정이 '핵심 가치' 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를 글로벌 기업의 반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