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은행을 통해 1차 국민참여형 성장펀드(이하 국민참여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장내매도 길을 터줬다. 지난 9일 수익증권 형태로 상장됐지만 은행 가입자만 거래가 막혀 있던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주요 증권사로 펀드 소속을 바꿀 수 있게 시스템을 개선했다.
2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을 통해 국민참여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중 현재 한국거래소(KRX) 코스피에 수익증권 형태로 올라 있는 펀드를 장내매도하고 싶은 사람은 해당 펀드를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KB증권으로 옮길 수 있도록 시스템이 정비됐다.
국민참여펀드는 성장기업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의 일부다. 일반 국민이 직접 투자금 조성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5년 만기 폐쇄형 상품이다. 지난 5월22일 1차 국민참여펀드가 6000억원을 목표로 판매가 개시돼 5영업일 만에 종료될 만큼 흥행에 성공했다.
은행이 1만5201명에게 2748억원을 팔았고, 증권사가 1만4837명에게 3241억원을 각각 판 것으로 나타났다. 법령에 따라 지난 9일 코스피에 수익증권 형태로 상장됐는데 만기 전이라도 거래를 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정규장에서 매도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같은 국민참여펀드에 가입했더라도 증권사를 통해 가입한 사람만 거래할 수 있어서 논란이 됐다. 전체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인 은행을 통해 가입한 투자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가입했음에도 투자자 간 거래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던 것이다.
이유는 은행이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의 매매 주문을 직접 처리하는 위탁매매 업무를 할 수 없어서다. 은행이 주식이나 ETF(상장지수펀드)를 팔 수 없는 이유와 같다. 최근 은행들이 ETF 실시간 운용 허용을 금융당국에 요청하기도 했지만 증권사들은 ETF 매매가 투자중개업자로서 증권사의 본업이라는 취지로 반발하는 등 현행법상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형평성 차원에서 은행을 통해 국민참여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매도를 원하면 증권사로 펀드를 옮긴 뒤 장내매수할 수 있는 방안을 예외적으로 허용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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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관련 전산 구축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펀드 가입 조정 인프라가 당장 갖춰진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KB증권 등을 통해 급한 대로 투자자 간 양도를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달 말 2차 국민참여펀드 판매가 시작되는 만큼 해당 상품 상장 시 형평성 고려를 위해 은행과 증권사 간 전산을 더 활성화할 예정"이라며 "1차 국민참여펀드 수익증권 매매량을 봐 가면서 정책 방향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참여펀드를 장내매수하려는 움직임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관련 전산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 편의를 위해 당국과 함께 전산 개발을 서두를 예정"이라면서도 "주식시장 거래로 펀드를 매매하면 18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과 배당소득 9.9% 분리과세 등의 세제혜택이 없어지는 거여서 장내매도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