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같은 종목, 두 개의 종가

[기자수첩]같은 종목, 두 개의 종가

김근희 기자
2026.09.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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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만6500원 vs 27만7500원'

한국거래소 사이트와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네이버 증권에 표기된 지난 22일 기준 삼성전자(285,500원 ▲9,000 +3.25%) 종가다. 같은 날 같은 종목의 종가가 다르게 표시된 건 한국거래소가 오후 3시30분에 끝나는 정규장 종가를, HTS와 네이버 증권이 오후 8시에 끝나는 애프터마켓 종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4일 애프터마켓을 연 뒤 거래소와 증권사, 포털사이트 간 종가 불일치 문제가 불거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는 정규장 마감 때 형성되는 최종 가격이다. 시가총액 산정이나 선물·옵션 거래의 기준가격도 모두 정규장 종가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증권사와 포털사이트는 애프터마켓 종가를 보여주고 있어 상장사와 투자자가 이를 따로 확인하지 않고 거래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종가 기준이 다르다 보니 주가 등락률도 차이가 난다. 22일 삼성전자 상승률은 한국거래소 사이트에서 0.91%지만 증권사 HTS에서는 1.28%다. 일부 증권사는 정규장 종가를 따로 확인할 수 있는 메뉴를 마련했지만 투자자가 직접 설정을 바꿔야 한다. 기본 설정이 애프터마켓 종가 기준이어서 투자자가 신경 쓰지 않으면 두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혼선이 계속되자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들에 정규장 종가를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장사들에는 정규장 종가와 애프터마켓 종가를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안내했다. 반면 증권사들은 애프터마켓 시간에도 가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이를 기준으로 다음 날 주가를 비교하게 하는 것이 고객 편의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종가는 시장 참여자 모두가 같은 가격을 놓고 판단하게 하는 공통의 잣대다. 기준은 어떤 상황에서든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어디서 확인하느냐에 따라, 몇 시에 보느냐에 따라 종가가 달라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고객 편의라는 이유로 기준을 달리 적용하면 편의보다 혼란이 더 커진다.

애프터마켓이 생긴 지 8거래일이 지나도록 종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규장 이후에도 거래가 이어지는 만큼 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 도입 전에 종가 표기 문제를 충분히 예상하고 종가를 어떻게 표기하고 투자자에게 안내할지 증권사들과 미리 조율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근희 기자 /사진=김근희
김근희 기자 /사진=김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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