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사모펀드(PEF)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PEF 운용사들의 모임인 PEF운용사협의회가 금융당국과 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정관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단법인 설립을 계기로 PEF 업계의 업권 보호 행보가 강화될 수 있지만 사단법인이 사실상 규제당국의 감독 효율화를 위한 상시 통로로만 기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운용사협의회는 금융당국, 법무법인과 논의를 하며 협회 정관 초안을 잡고 있다. 협의회는 다음달 28일 총회에서 협회 설립 방안을 회원사에 설명하고 결의를 받은 뒤 금융위원회에 설립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그동안 법인격 없이 운영돼 왔고 협의회장은 집행위원사 대표가 순번제로 맡아왔다. 현재 회장은 박병건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며 다음달 임기가 만료된다.
순번상 차기 협의회 회장은 현승윤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로 전해졌다. 다만 협의회는 사단법인 전환에 맞춰 초대 협회장을 순번과 별도로 추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단법인인 PEF 협회 설립은 오는 2027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PEF운용사협의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을 근거로 설립된 법정 단체인 금융투자협회와 달리 설립 근거법이 없는 임의단체다. 회원사는 90여곳 규모지만 회원간 정기 교류가 빈번하지 않고 상근 조직도 적어 사실상 SNS(소셜미디어) 채팅방 대화를 중심으로 소통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많게는 십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운용사들의 모임임에도 조직 구성과 운용 방식은 간소했다.

협의회 내에서 핵심 그룹으로 알려진 집행위원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출자 약정액이 5조원 이상이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일반 회원 자격만 유지하는 MBK파트너스는 투자 약정액이 18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홈플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이후 정치권에선 국정감사를 거치며 PEF 업권 전반에 대한 감독, 감시가 강화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그 결과 국회에는 PEF 차입 한도를 순자산의 200%로 절반 낮추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로 나와 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공모펀드에 적용하던 분기별 자산운용·영업보고서 제출과 회계감사 의무를 기관전용 사모펀드에도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같은 규제에 대해 PEF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보고 의무가 높아지면서 공모펀드화하는 본질 퇴색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해 왔다. 이같은 규제와 별개로 금융감독원은 PEF운용사협의회와 논의를 거쳐 표준내부통제기준안을 자율규제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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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IB업계 관계자는 "금감원과 금융위도 지난해 국정감사를 계기로 PEF업권에 대한 변화된 태도를 보여줘야 했지만 PEF업권을 대표하는 법적 기구가 없어 자율 협의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PEF 업계 일각에선 사단법인이 될 경우 상시 감독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원들 사이에서는 협회로 가는 쪽이 (규제 대응 등에서)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공인받는 단체로 가기 전에는 대내외에서 인정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EF업계에서는 초대 협회장 후보군으로 송인준 IMM홀딩스 부회장, 곽동걸 스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임유철 H&Q코리아 대표 등이 거론된다. 다만 협의회 측은 이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인선 쪽은 전혀 공유된 게 없고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현 협의회장인 박병건 대표가 초대 협회장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내용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