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투자자에 지급 논의
지난해 383조·평균 3일 예치
매도금담보대출 금리 인하도

증권사들이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증거금이 묶이는 기간에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청약증거금을 기준으로 연 1%의 금리를 적용하면 연간 최대 315억원이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의 사회적 책임 확대를 주문하는 가운데 매도금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투자자 비용을 낮추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PO 공모주 청약 업무를 하는 증권사들은 최근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실무회의를 갖고 투자자 대상 청약증거금 이자 지급방안을 논의했다. 3개 그룹으로 나눠 회의를 진행했고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협회를 중심으로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협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증권사가 연 금리 1%를 적용하면 최대 315억원이 일반투자자에게 지급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반투자자 청약증거금은 총 383조원으로 평균 3일간 증거금이 묶이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 315억원의 이자 지급이 가능하다. 금리가 연 2%이면 630억원, 3%를 적용하면 944억원 지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증권사들이 청약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제외할 경우 실제 이자로 지급하는 금액은 작아질 수 있다.
대신증권(25,300원 ▼400 -1.56%)이 업계 최초로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한데 이어 다른 증권사들의 동참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 차원의 세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것 같다"며 "기준이 마련되면 필요한 사항을 검토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청약증거금 100만원 이하에는 연 1%, 초과분에는 연 0.6%를 적용해 이자를 지급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지난 2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공모주 청약부터 적용된다. 청약 절차를 고려할 때 이자 지급은 10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주 청약증거금 이자 지급은 금융위원회가 하반기 정책과제로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지난 7월 하반기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공모주 청약증거금 이자 지급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투자할 때 내는 증거금도 공모주 청약증거금과 동일한 법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데 투자증거금에는 예탁금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며 "공모주 청약 운용 과정에서 남는 이익을 개인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증거금 이자 지급 논의는 최근 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요구하는 투자자 편익 확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에서 "증권업계 사회공헌 실적은 은행 등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며 "커진 규모와 역할만큼 기여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달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투자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또 다른 움직임은 매도금담보대출 금리 인하다. 10대 증권사의 매도금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연 4.65~8.75%로 지난 7~8월 증권사들의 금리 인하가 이어졌다. 메리츠증권은 연 4.65%, 대신증권은 5%, 신한투자증권은 6.95%로 낮췄고 NH투자증권은 유일하게 8%대 금리를 적용 중이다.
금융위도 T(거래일)+1일 결제주기 단축에 앞서 매도금담보대출 금리 인하를 국민 체감형 과제로 제시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 7월 "평균 연 9%로 일본보다 높은 금리를 낮춰 T+1 결제 주기 단축 전까지 투자자의 자금 융통 부담을 덜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