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피부 유래 가공 인체조직 분배(판매) 55만건 육박…올해까지 증가세 추정
상당수 피부조직은 'ECM 스킨부스터'로 활용돼
점유율 1위 '리투오', 96%가 의원서 사용돼…강남·명동 등서 피부·성형 관련 미용 시술에 쓰인 거로 추정
국내서 별도 제품 허가 절차는 없어…관리 기준 마련 필요성 제기돼

지난해 국내에서 병·의원 등 기관에 분배(판매)된 인체 피부조직이 약 55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피부조직들은 기증된 시체에서 나온 인체 조직이다. 이 조직들 상당수는 '인체조직 ECM(세포외기질) 기반 스킨부스터'로 만들어져 국내 미용의료 시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ECM 스킨부스터들이 사실상 '보톡스' 같은 의료기기처럼 쓰이지만 정부 허가 없이 사용되고 있어 별도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피부 유래 가공 인체조직 분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병·의원 등 기관으로 분배된 피부조직은 54만8159건이다.
전년도 자료는 해당 통계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아 없지만, 피부조직 이식은 증가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식약처의 '인체조직 유형별 이식 건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분배된 전체 인체 조직은 21만5146개였고, 피부는 10.7%인 2만2950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만 약 24배에 이르는 54만8159건의 분배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기증받은 시체에서 얻어진 피부조직은 상당 부분 미용 목적의 ECM 스킨부스터 투여에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ECM 스킨부스터는 시체에서 채취한 피부 진피 조직을 냉동 또는 건조한 뒤 분말화해 생리식염수에 희석한 다음 주사기로 피부에 주입하는 방식의 미용 시술이다. 회당 시술 비용은 6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미국에서 미용 시술 활용 목적에 동의한 기증자의 인체 조직에서 가져와 국내에서 제조·유통된다. '인체조직안전법'에 따라 유통되는 인체 조직이기 때문에 보톡스나 다른 스킨부스터 '리쥬란'처럼 의료기기로 구분·관리되지 않는다. 다만 중국, 태국 등에서는 의료기기로 분류한다.
ECM 스킨부스터 점유율 1위인 엘앤씨바이오(45,800원 ▼300 -0.65%)(판매사 휴메딕스(24,650원 ▼150 -0.6%))의 ECM 스킨부스터 '리투오'의 경우 전체 피부이식 분배의 21.8%인 11만9669건을 차지했다.
리투오 중 대부분인 96.2%(11만5114건)가 주료 미용 시술을 다루는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유통됐다. 리투오를 제공받은 상위 기관 현황을 보면 주식회사 라이브셀인스트루먼트(2202개, 조직은행)를 제외하면 주로 강남, 명동 등지의 피부·성형 관련 의원들이었다.
리투오 같은 ECM 스킨부스터는 인체조직안전법이 적용된다. 법 제1조는 '이 법은 사람의 신체적 완전성을 기하고 생리적 기능회복을 위해 인체조직의 기증·관리 및 이식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한다. 미용이 아닌 화상 환자 등을 위해 인체 피부조직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해당 법에 따라 조직은행과 조직이식의료기관은 조직 분배부터 이식까지 조사를 기록하도록 하는데, 이식대상자는 미작성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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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ECM 스킨부스터는 사실상 의료기기처럼 의료현장에서 활용되지만 '조직이식재'로 분류돼, 의료기기처럼 별도로 식약처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 최근 ECM 스킨부스터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업체가 많아진 배경이다. 엘앤씨바이오 외에도 한스바이오메드(17,720원 ▼400 -2.21%)(판매사 휴젤(206,000원 ▼8,000 -3.74%)), 엠에스바이오(판매사 GC녹십자웰빙(9,070원 ▼130 -1.41%)) 도프(판매사 바임) 등 업체들이 ECM 스킨부스터를 출시했다. 다른 업체도 진출 대기 중이다.

이에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ECM 스킨부스터 관련 관리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7월 식약처가 '인체조직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이식결과기록서에 이식 목적, 인체조직 이식 사실에 대한 이식 전 환자 고지 여부를 추가하도록 했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다.
김윤 의원은 "기증 인체조직이 고가의 스킨부스터로 가공돼 미용의료 시장에 대규모로 유통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기증 인체조직 전반의 안전성·유효성 검증과 부작용 관리 등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리투오에 사용되는 원재료는 미국 조직은행을 통해 확보하고 있으며, 미용 및 재건 목적의 제품 개발·제조에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 기증 동의 범위에 포함된 인체조직만을 선별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식약처 관리 아래 수입부터 가공, 유통까지 인체조직 전주기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체조직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방향에 적극 동의한다"며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관련 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인체조직 산업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GC녹십자웰빙 관계자는 "관계 법령과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관리되는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피부 주입형 ECM 제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안전과 알 권리를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제도 보완 논의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당국의 제도 개선 방향에 적극 협조하고 안전성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