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의무화 3년
시행 후 올 6월까지 누적 19만4014건, 3.8% 그쳐
촬영 거부도 792건 달해… 환자 보호 취지 등 무색
사전요청 대신 거부주의 전환 등 개선책 논의 필요

수술실 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가 의무화된지 3년가량이 지났지만 실제 촬영 비율은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술 대비 촬영 비율은 지난해 8월(이하 누적 기준) 3.98%에서 올해 6월 3.81%로 떨어졌다. 환자에 수술실 CCTV 촬영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하는 등 제도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확보한 '수술실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 현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할 의무가 있는 의료기관은 2529개다. 이 중 휴업한 1곳을 제외한 2528개 의료기관이 모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했다.
2023년 9월 수술실 CCTV 설치·운영 의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올해 6월까지 해당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수술실 CCTV 촬영 건수는 19만4014건이다. 해당 의료기관들이 시행한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의 수술 전체 건수 509만4504건 대비 3.81%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촬영 요청된 19만4806건 중 792건은 촬영이 거부되는 등의 이유로 실제 촬영되지 못했다.

주요 촬영 거부 사유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39조의12(촬영 거부의 사유)에 따른 것이었다. 다른 사유로는 △응급환자 수술 △지도전문의가 전공의 수련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전문진료 질병군 수술 △촬영을 위해서는 수술을 예정대로 시행하기 불가능한 시점에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한 경우 △불가항력적 사유 등이다. 환자가 촬영 요청을 취소한 경우, 수술 취소 등도 있었다.
이밖에 합당하지 않은 사유로 촬영을 하지 않아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가 된 사례도 1건 있었다.
문제는 저조한 촬영률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환자가 의료기관에 촬영을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제도를 모르는 환자도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자 보호 확대를 위해 제도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전진숙 의원은 "수술실 CCTV는 사실상 모든 대상 의료기관에 설치됐지만, 실제 촬영은 전체 수술의 3.8%에 불과하다"며 "환자가 요청해야만 촬영하면서도 그 권리를 제대로 알리는 장치는 부족한 지금의 구조로는 제도 도입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가 제도를 몰라 촬영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수술 전 촬영 가능 여부를 명확히 안내하고 환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수술실 내 CCTV 촬영은 기본적으로 하도록 하고 환자가 거부할 경우 촬영하지 않는 식의 '거부주의'로 바꾸는 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영상 의무 보관 기간도 30일로 너무 짧은데 100일 정도로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이정민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변호사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현행 제도가 환자의 수술실 CCTV 촬영 및 영상정보 접근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다"며 "관련 요건을 완화하고 보관기간을 늘리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촬영 예외 사유를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는데, 촬영 요건과 촬영 거부 사유는 모두 삭제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