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3559억 해상운송 계약..'해외 인프라 구축' 관건
더벨|이 기사는 12월07일(10:59)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글로비스가 현대차와 첫 번째 계약을 맺으며 자동차 해상운송시장에 진입했다. 앞으로 글로비스가 담당하게 될 수출자동차 물량이 계속 늘어날 예정이라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현대차를 통한 글로비스의 자동차 해상운송업 진출은'예정된 수순'이다. 다만 아직은 자체적인 해외물량 확보 능력이 부족한 만큼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다.
◇ 대규모 자동차 해상운송계약 체결
글로비스(227,000원 ▼11,500 -4.82%)는 지난 1일 현대차와 2년간의 완성차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액은 글로비스 지난해 매출액(3조 650억 원)의 11.6%에 달하는 3559억 원이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 해상운송사업에 뛰어든 뒤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해상운송사업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기아차의 해상수출물량 운송은 유코카캐리어스가 전담하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노르웨이 해운업체인 빌헬름센이 80%,현대차(531,000원 ▼25,000 -4.5%)와기아차(151,800원 ▼5,100 -3.25%)가 각각 10%씩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2002년 12월 기존 현대차 해상수출을 맡았던 현대상선이 자금압박에 시달리면서 사업부 분할매각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유코카캐리어스가 장기 해상운송 계약권을 포함, 자동차 운송 사업부를 총 1조 5000억 원에 매입했다.
당시 체결된 장기해상운송계약에 따르면 유코카캐리어스는 올해 말까지 현대·기아차의 해상수출물량 전부를 운송하기로 돼있다. 이후 단계적으로 운송물량을 축소, 내년에는 해상수출물량의 75%, 2011년에는 해상수출물량의 70%를 운송하게 된다. 2015년부터는 60% 수준으로 줄어든다.
줄어든 물량은 전부 글로비스로 넘어갈 예정이다. 글로비스는 매출액 증가와 더불어 안정적인 자금원 하나를 더 확보하게 됐다.
유코카캐리어스는 자동차 운송업이 전체 매출의 100%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올 3분기 매출액 1조 5190억 원, 영업이익 980억 원을 기록했다.
독자들의 PICK!
◇ "예정된 수순"…경쟁자도 없어
이번 현대차-글로비스 간의 해상운송계약을 두고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글로비스가 현대·기아차의 운송을 맡기 위해 설립된 회사 인만큼 해상운송을 담당하는 일 또한 당연하다는 것. 더군다나 자동차 운송 분야에선 특별한 경쟁사도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해상운송시장은 한국·유럽·일본이 과점하고 있다. 자동차 해상운송에는 대규모 수출물량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국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해상운송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해상운송에는 안정적인 물량과 더불어 다수의 자동차운반선 확보가 필수다.
유코카캐리어스는 9월 말 현재 총 77척의 자동차운반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3척은 글로비스에 매각, 다시 용선해 사용하는 중이다. 선박 3척의 가격은 총 3000만~4000만 달러(약 345억~460억 원) 수준. 자동차운반선은 지난해 말 총 92척에 이르렀지만 시장상황을 감안, 점차 줄여가는 추세다.
유코카캐리어스 관계자는 “선박을 줄인다기보다는 당초 현대상선에서 구입했던 선박을 글로비스 쪽으로 되돌려준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면서 “내년에는 글로비스로부터 빌린 선박에 대한 용선계약도 끝나 운영선박은 더 줄여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코카캐리어스와 글로비스를 제외하면 국내 해운사 중 자동차운반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STX팬오션 한곳뿐이다.STX팬오션(5,540원 ▼10 -0.18%)은 현재 사선 2척, 용선2척 등 총 4척의 자동차운반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2척의 선박을 더 발주한 상태다.
그러나 STX팬오션의 자동차운반선은 사업 운영 면에서 유코카캐리어스·글로비스의 선박과는 성격이 다르다. 해외 중고차운송이 자동차운송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일본·중국 등지에서 중고차를 실어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보내는 형태다. 국내에서는 GM대우의 수출물량을 일부 담당하고 있지만 규모가 매우 작다.
◇ 성장가능성 높아…유코카캐리와는 '공생관계'로
글로비스는 이번 계약체결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동차 해상운송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운송물량이 더 늘어날 예정이라 성장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그러나 글로비스가 자동차 해상운송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해외시장에서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해상 운송업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출발지점에서 싣고 가는 물량만큼이나 돌아올 때 가져오는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
유코카캐리어스는 대주주가 노르웨이 해운업체이기 때문에 유럽자동차 운송에 강점이 있다. 유럽으로부터 돌아오는 배에 대한 물량확보가 그만큼 쉽다.
실제로 유코카캐리어스는 유럽에 현대·기아차를 운송한 뒤, 돌아오는 배에 BMW·포르쉐·볼보 등 유럽산 자동차를 실어와 아시아 각지에 공급하고 있다. 유럽시장 네트워크가 부족한 글로비스 입장에서는 단기간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업계관계자는 “글로비스가 자동차 해상운송시장에서점차 성장해 나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아직 해상운송에 대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오랜 기간 유코카캐리어스와의 공생관계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