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경기침체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고용 빙하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엄습하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내년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투자 축소를 계획하고 있어 채용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주요 대기업들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까지는 당초 예정된대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복합격으로 이탈한 인원 만큼 채우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채용 인원을 조정하는 곳도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이미 채용 절차를 끝냈고, 현대·기아자동차, SK, 현대중공업, 한화, 효성, 코오롱 등 주요 그룹들은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중 신입사원 공채 합격자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채용 목표였던 4500명의 신입사원의 채용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 가운데 5%인 220명은 저소득층 채용에 할당하는 희망채용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실시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이를 통해 올해 총 2만6000명을 채용했다.
LG그룹 역시 올해 채용 계획인 1만5000명을 연말까지 채운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현재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 중이어서 채용 인원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내년 새 정부가 출범하는 정치·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채용 규모를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상반기 4030명을 채용했으며 다음달초까지 하반기 채용으로 3500명을 추가 선발, 총 75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채용 인원 7400명보다 100명 늘어난 규모다.
SK그룹은 현재 각 계열사별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면접 전형을 진행 중이다. 각 계열사별 최종 합격자는 빠르면 오는 23일 결정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올 하반기 대졸과 고졸을 합쳐 신입사원 2500여명, 경력사원 2000여명 등 총 45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선발한 3000명까지 합할 경우 올해 전체 채용 규모는 7500명에 달한다. 지난해 5000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올초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 등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을 통해 총 2700명을 뽑았다. 지난해 2600명에 비해 100명 늘어났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러나 "입사 예정일이 12월 중순이라는 점에서 실제 입사자가 몇명이 될지는 아직 변수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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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현대중공업은 올해 2400명을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데 따른 인력 보충 차원에서 채용 인원을 소폭 늘렸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대상이 된 만 50세 이상 사무·기술직 23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희망퇴직자들은 정년인 만 60세까지 남은 기간을 기준으로 최대 60개월까지의 퇴직 위로금을 받게 된다.
한화그룹은 현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며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650명 가량을 뽑을 예정이다. 코오롱그룹은 12월초까지 신입사원 200여명을 채용하기 위한 현재 임원 면접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편 효성그룹은 하반기 공채로 500명을 선발할 예정이지만 중복합격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에 대해서는 후순위 합격자를 뽑는 대신 내년에 보충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통상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 때 중복합격으로 빠져 나가는 인원들을 미리 추정해 그만큼 추가로 선발한다"며 "그러나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중복합격에 대비한 추가 선발 인원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식으로 채용 인원을 소폭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