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참사 이후 기업들 안전대책 강화 잇달아… '안전=기업생존' 인식 확산

세월호 참사는 기업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꽁꽁 얼어버린 소비 심리로 인해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겪었고 각종 기념일 행사도 그냥 조용히 넘기거나 크게 축소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았다.
하지만 ‘안전경영’의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산업현장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기업들도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있던 터라 더욱 그렇다. 기업들의 안전경영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전경영, 총수·최고경영자 직접 나선다
“삼성의 사업장은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곳이 돼야 한다” “기본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할 것이다” “100에서 1을 빼면 99가 아닌 0이다”
올 들어 ‘안전경영’을 당부하는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새해 첫 행사에서 올해 화두를 ‘안전경영’으로 제시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역시 세월호 참사 직후 각 계열사 CEO에게 각별한 안전점검을 당부했다. 마지막 문장은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안전의식을 강조할 때마다 즐겨 쓰는 표현이다.
총수와 CEO가 직접 나서서 안전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함에 따라 기업들의 안전대책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안전대책을 직접 챙기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지금까지 비용, 효율성, 관행 등을 이유로 개선을 미루거나 간과한 것이 없는지 각 계열사 CEO가 책임지고 안전 관련 이슈를 속속들이 찾아내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며 “안전 관련 각종 제도와 매뉴얼을 재확인해 이를 고쳐 나가는 내부혁신이 가장 필요한 시기”라고 주문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역시 “안전환경이라는 ‘1’이 없이 달성한 생산과 품질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안전환경을 모든 사업활동의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 기업 생존과 직결… 실습 통해 안전 생활화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활발하게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곳은 성격이 비슷한 항공업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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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지난 1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항공기 이용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도록 항공 안전을 책임지는 통제센터와 정비격납고, 객실훈련원 등을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안전 부문에만 매년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으며 총괄사장 직속으로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보안실을 두고 있다. 5개 팀에 약 80명의 전문가가 근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세월호 사고 직후 유지 및 비정상 운항 발생시 보고를 철저히 하고 관제기관과 운항통제, 정비통제간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안전수칙과 절차를 준수하고 악천후 때는 무리한 운항을 금지하도록 했다.
지난 6월부터는 모든 직원들이 안전 위험요소 발견시 안전보안실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항공 안전장비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다. 더욱 철저해진 아시아나의 기내 안전문화를 선보이면서 탑승객들의 안전의식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 안전전담 조직 신설, 투자도 대폭 늘려
안전경영에 가장 일찍 눈을 뜬 곳은 삼성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불산 누출사고 이후 그룹 차원의 안전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올해 안전환경 강화를 위해 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안전환경 종합대책을 수립한데 이어 환경안전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계열사별로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안전관련 컨설팅도 받고 있다.
또 계열사들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인다는 방침에 따라 전문기관과 함께 안전보건, 환경, 방재, 유틸리티, 에너지, 건설안전 등 6개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배포했다.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철강업계도 최근 안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지난 4월 △가동 중인 설비 △추락 △낙하물 △가스 중독 및 질식 △크레인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4월 16일을 안전점검의 날로 지정해 포항·광양제철소 시설을 집중 점검했다. 특히 모든 일일 방문객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협력업체 직원들도 안전교육을 받지 않으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화학업계도 안전강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최근 화학물질 누출 등 잇따른 사고로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제 기준을 자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주요 화학업체들은 국제화학단체연합회(ICCA)의 화학물질 취급, 안전 평가 등 관리 가이드라인을 수행하는 사업을 벌여 결과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