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열풍의 역설… 구형D램 '귀하신 몸'

HBM 열풍의 역설… 구형D램 '귀하신 몸'

최지은 기자
2026.08.21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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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메모리·서버용 D램 '쏠림'에 되레 범용 공급난
DDR4가격 50%↑ 전망… "제조사에 유리한 환경될 것"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 평균 고정거래가격 추이/그래픽=김지영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 평균 고정거래가격 추이/그래픽=김지영

올해 하반기에도 구형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메모리반도체(이하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D램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빠듯해진 영향이다. HBM 수요확대가 지속되는 만큼 구형 D램의 공급부족과 가격 상승세도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올 3분기 DDR4(더블데이터레이트4) 가격이 전 분기 대비 50%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에도 10% 추가상승이 예상된다. DDR4는 PC 등에 탑재되는 범용 D램으로 현재 주력인 DDR5보다 한 세대 앞선 구형제품이다.

DDR4 가격은 이미 사상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PC용 범용 D램인 DDR4 8Gb(기가비트) 1Gx8 평균고정거래가격은 24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사를 시작한 2016년 6월 2.9달러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8배 넘게 오른 셈이다.

가격상승의 배경에는 구형 D램의 공급감소가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메모리3사'가 HBM과 서버용 D램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면서 DDR4 등 구형 D램 생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HBM은 칩 면적이 크고 제조과정이 복잡해 같은 용량을 생산하는 데 범용 D램보다 3~4배 많은 생산능력이 필요하다. 한정된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HBM 비중이 높아질수록 범용 D램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최근 대형 CSP(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를 중심으로 HBM 공급확대 요청이 이어지면서 범용 D램의 공급제약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요 고객사들은 AI(인공지능) 투자확대에 따라 중장기 수요계획을 잇따라 상향조정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주요 고객사들의 2028년 HBM 수요계획은 △브로드컴 350억~400억Gb △엔비디아 300억Gb △구글 200억Gb △AMD 100억Gb 수준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7~2028년 D램 생산능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HBM 물량확보를 위한 구매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며 "범용 D램의 공급부족 상태도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범용 D램 공급차질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대만 메모리모듈 제조기업 아페이서는 내년 주요 D램 제조사가 독립 메모리모듈업체에 공급하는 D램 물량이 올해보다 70%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자쿤 아페이서 CEO(최고경영자)는 "아페이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칩 가격을 과도하게 지불하는 게 아니라 공급 자체를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D램 공급부족은 적어도 2027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공급 측면에서 볼 때 2027년은 업계 역사상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며 공급난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메모리3사에는 이같은 분위기가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HBM 판매가 확대되는 동시에 범용 D램은 공급감소에 따른 가격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 수요확대가 범용 D램 공급을 제한하면서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며 "메모리 제조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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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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