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운전자는 사고를 낼까. 왜 안전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까. 사고 이후 어떻게 더 빠르게 구조할 수 있을까."
르노의 '휴먼 퍼스트 프로그램(Human First Program)'은 이처럼 '자동차'보다 '사람'을 먼저 이해하려는 안전 철학에서 출발한다. 자동차 산업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운전대를 잡는 것은 사람이며, 안전은 기능을 많이 탑재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르노 관계자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도로 위 모든 사람이 안전해지는 것'이 휴먼 퍼스트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런 철학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잘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ADAS는 기능의 종류나 성능으로 평가받지만 르노는 '운전자는 과연 안전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에 대한 연구부터 시작했다. 운전자의 67%는 ADAS가 자동으로 활성화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다는 통계를 고려, 기능 추가보다는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안전 기술을 활용하도록 만드는 사용자 경험과 시스템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차량 개발에 그대로 반영됐다.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에는 차선 유지 보조와 긴급 제동 보조, 사각지대 경고 등 다양한 ADAS를 적용했다. 운전자가 다소 적극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차량이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상황도 적지 않다. 앞좌석뿐 아니라 뒷좌석 탑승자의 안전벨트 미착용까지 경고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을 세심하게 관리한다. 순간적인 불편함이 있을 수 있더라도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이 실제 차량의 안전 제어 로직에도 반영된 것이다.
어린이 안전 역시 르노가 오랫동안 집중적으로 연구한 분야다. 르노는 자체 연구를 거쳐 어린이의 25%만 안전벨트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있으며, 10%는 아예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 탑승자의 보호 성능을 높이기 위한 안전 시스템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르노는 사고 이후의 대응까지 세심하게 챙긴다. 유럽 각국의 소방 당국과 협력해 5000명 이상의 구조대원을 대상으로 구조 교육을 진행했고, 차량 앞·뒷유리에 부착된 '큐레스큐(QRescue)' QR코드를 활용해 구조대원이 차량 구조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