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를 두고 한쪽은 20억 원, 다른 쪽은 28억 원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부동산인데 각자의 입장에 따라 생각하는 가격이 8억 원이나 차이 날 수 있을까? 이혼 재산분할 상담에서 흔히 마주하는 장면이다.
당사자들이 근거로 제시하는 가격은 과거의 실거래가와 현재의 개발 호재가 반영된 호가다. 서로의 주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처럼 이혼에 합의가 되었더라도 재산분할에 대한 분쟁으로 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재산분할의 기준이 될 부동산의 가치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진다.

그렇다면 법원은 부동산 가액을 어떻게 결정할까? 법원은 부동산 가치 판단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법원에 등록된 전문 부동산 감정인에게 감정을 의뢰하여 감정평가액으로 재산분할 대상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한다. 따라서 재산분할을 잘 하려면 법원감정에 대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감정의견서를 준비하면 유리하다
먼저, 재판의 과정에서 감정평가액이 기대와 다르게 나왔다고 해서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알고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법원감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감정평가와 관련된 의견서를 준비하라고 조언하는 편이다. 두 번 기회가 없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법원감정인으로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감정 진행 중 제출된 의견서와 감정서가 완성된 후 제출된 의견서의 차이를 실감한다.
부동산의 개별적인 특성, 주변 거래사례,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정리한 자료가 적기에 제출되면 평가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될 수 있기에 이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이 좋다.
감정의견서는 단순히 높거나 낮은 가격을 주장하는 문서가 아니다. 평가 목적과 기준시점에 맞춰 객관적인 자료와 논리로 적정한 가치를 설명하는 자료다.
일단 법원감정 결과를 기다린 뒤 뒤늦게 대응하기보다 감정이 시작되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를 통해 감정에 대한 의견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소송에서 부동산 가치에 관한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다.
비용자료 별도로 정리·제출해야
부동산에는 감정평가 시 확인하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건축물대장 등 관련 공적장부에 드러나지 않고 개별 소유자만 알고 있는 수리내역이나 특수한 설비내역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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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법원감정인이라도 해당 부동산의 내부를 들어가보지 않고서 밖에서만 관찰한다면 언제, 얼마의 비용을 들여서 보수를 했다는 사정은 파악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감정평가에 반영시킬 수도 없다.
최근에는 내부에 수영장이 설치되어 있다는 사정으로 재감정을 신청한 건이 있었는데, 외관조사로 마무리되었던 감정평가 당시에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당사자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입증, 설명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
만약 리모델링이 진행된 부동산이라면 도급계약서, 전자세금계산서(또는 현금영수증), 비용 입금내역 등을 시계열상으로, 품목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자료화하면 감정평가를 잘 받는데 도움이 된다.
감정인은 중립적인 지위에서 평가해야 하므로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제출된 자료와 의견을 검토한다. 결국 감정평가에 관한 의견은 감정신청 단계부터 준비하고, 늦어도 감정평가가 완료되기 전에 정밀하게 구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글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박효정 감정평가사·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