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전쟁으로 피폐해진 황무지에 국내 최초의 현대식 생산 시설을 갖춘 섬유공장이 대구에 세워졌다. 제일모직은 이 대구공장에서 순수기술과 자본으로 골덴텍스 양복지를 국내 최초로 만들어냈다.
오는 15일로 제일모직 대구공장이 설립된 지 55주년을 맞는다. 제일모직은 지난 반세기동안 대한민국을 섬유강국으로 이끄는데 기여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일모직은 '양복지' 회사로 시작해 신사복 '갤럭시'를 개발한 의류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제일모직에서 매출 비중이 제일 큰 사업은 케미칼(화학) 부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일모직의 사업부문 별 매출액은 케미칼이 1조7735억 원(47.6%), 패션 1조1392억 원(30.5%), 전자재료 8151억 원(21.9%), 직물 915억(2.4%) 순이다. 특히 1996년 반도체 회로보호재인 EMC 출시를 시작으로 뛰어든 전자재료 사업은 급성장하며 제일모직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재료 사업은 2000년 전체 매출액의 2%에서 지난해 21.9%까지 비중이 높아졌다. 국내 산업발전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신수종 사업을 발굴, 육성한 덕분이다.
제일모직의 '모태'로 회사의 자존심이 걸린 패션부문에 있어서도 현재 신사복 '갤럭시', '로가디스', 캐주얼 '빈폴'과 '후부', 여성복 '구호', '르베이지' 등 16개 브랜드를 갖춘 패션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패션부문의 해외 성과엔 아쉬움이 남는다. 제일모직은 1997년에 중국에 진출해 라피도 등 5개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아직 만족스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패션 사업 분야에서 수출 비중도 올 상반기 기준으로 5% 정도에 불과하다.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딸 이서현 상무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상무는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으로 패션에 조예가 깊다. 패션 사업에 대한 애착도 남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일모직의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대박을 터트려 패션분야에서도 '글로벌 삼성'의 위용을 떨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