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 무이자할부서비스가 논란끝에 설날 이후로 유예됐다. 그대로 두면 설날이후 또한번 홍역을 치뤄야할 게 뻔하지만 대응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설 연휴가 끝나면 바로 신학기가 돌아온다. 뒤이어 여름 휴가철이 있고 추석연휴도 올 것이다. 설날 논리라면 쇼핑철마다 예외적으로 무이자할부를 부활해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규제의 유명무실화다.
이번 사태는 처음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원래 카드 무이자할부는 모객과 카드 이용 활성화를 위해 카드사가 자기비용을 들여 하는데서 출발했고 그 관행이 이어져 왔다. 자기가 필요해서 자기가 비용을 댄 전형적인 시장논리다. 제품값을 낮춰주는 효과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유인력이 컸다. 가전이나 중고가 의류, 패션잡화, 레포츠용품 등 목돈이 들어가는 상품을 살 때 가장 유용한 방법이 무이자 할부였다.
그러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이 나오면서 명분이 이상하게 달라졌다. 카드사의 무이자할부로 백화점이나 마트도 매출을 늘리는 이익을 봤으니 무이자 할부비용을 절반 분담하라는 것으로 됐다. 기존 시장논리와 다르게 카드사의 이익논리가 앞서나간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낮춘데 따른 손실을 대형유통점에서 만회하려는 것으로 봤다. 유통업계 반대가 거세지는 것은 당연했다. 유통업체의 카드사에 대한 우월적 지위라는 논리도 설득력이 약하다. 이종업종간 우월적 지위를 따진다는 것 자체가 우습다.
차라리 유통업체 행사장에 카드사가 너도 나도 달려가 볼성사납게 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무질서를 잡는다는 사회적 명분이 앞섰으면 양상이 달라졌을 지 모른다. 마트전용 카드 등을 먼저 활성화해놓고 점차 무차별 무이자 할부를 줄이는 쪽으로 갔으면 나았을 것이다. 이익협상으로 변질 됐으니 환영받지 못하고 전면 중단으로 했다가 소비자 반발에 무력화된 양상이다.
무이자 할부 설날이후로의 유예 결정 이면에는 카드사들이 해당 서비스를 지속했으면 하는 미련을 갖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욕심챙기기보다 시장논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해법이 모색돼야한다는 것이다. 카드 무이자할부 비용은 목마른 자가 대는게 맞다. 카드사 모객욕이 앞서가면 카드사가 대야할 것이다. 가구, 가전 등 무이자 할부 중단에 따른 매출감소가 큰 곳에서는 유통업체가 분담할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