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청정 무너진 인프라
윤석열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범정부적 차원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온다. 마약에 손 못대게 하는 예방과 발을 들이더라도 빠르게 적발해 공급조직까지 잡아내는 단속, 재범 삼범을 막고 마약환자들을 다시 사회로 되돌리는 재활·치료의 3단계 인프라가 사실상 붕괴됐다. 현장에선 마지막 '골든타임'을 지금이라도 붙잡지 않으면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는 것은 요원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범정부적 차원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온다. 마약에 손 못대게 하는 예방과 발을 들이더라도 빠르게 적발해 공급조직까지 잡아내는 단속, 재범 삼범을 막고 마약환자들을 다시 사회로 되돌리는 재활·치료의 3단계 인프라가 사실상 붕괴됐다. 현장에선 마지막 '골든타임'을 지금이라도 붙잡지 않으면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되찾는 것은 요원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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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재배기구 놔두고 온 경찰…마약투약자 도망가도 못잡는 검찰━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단순 마약투약·소지에 대한 검찰 수사권이 제한되면서 현장에서는 수십년 동안 쌓아온 마약수사 검찰의 전문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최근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계가 성폭력 사건 수사를 하다 피의자가 집에서 대마초를 직접 키워 재배하는 것을 적발한 사례가 있었다. 수사팀은 재배기구나 대마 씨앗 등은 내버려 두고 화분에서 뽑은 대마를 압수물로 처리해 검찰로 송치했다. 이로 인해 피의자가 대마씨나 재배기구를 어디서 구입했는지, 기구 분석을 통해 과거 어느 시점부터 대마를 재배했는지 등을 수사할 기회를 놓치게 됐다. 결국 검찰이 기구를 압수하는 등 사건을 재수사했고 대마가 재벌3세 등에게 판매된 사실을 파악해 관련 일당들을 적발했다. 검찰이 밀수현장을 적발하는 중에 단순투약범을 잡더라도 수사권이 없어 경찰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현재진행형
마약사범들의 수법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신종 마약이 급증하는 등 마약 자체도 진화한다. 마약 예방과 수사, 재활·치료 인프라가 변화하는 마약 환경에 맞게 발전해야 하는 이유다. 김대규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장(경정)은 머니투데이 기자에게 시시각각 진화하는 마약사범을 상대해야 하는 고충을 들려줬다. 김 계장은 "마약사범들이 자기가 당한 수사 기법을 공유한 뒤 그를 피할 방법을 만들어내는 등 수사망을 회피하고 있다"며 "최근 마약 거래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면서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일이 어려워졌다고"도 했다. 통상 마약수사는 구매자를 잡은 뒤 전달책을 잡고 상선까지 올라가는 '계단식' 수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최근에 마약 거래는 점조직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윗선까지 수사망을 넓히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진화하는 건 범죄자들만이 아니다. 마약 그 자체도 진화하고 있다. 마약성 진통제로 시작해 널리 퍼진 '펜타닐'이 대표적이다. 김
"마약을 끊으려면 삶을 통째로 재건해야 합니다. 100번 유혹을 참고 101번째에 실패하면 재범이 되는 거에요. 그런데 삶을 재건할 방법을 배울 곳이 없어요." 최진묵 인천 다르크(마약중독재활센터) 센터장(48)은 "단약은 마약을 찾는 심리적 요인을 없애고 주변 사람과 삶의 환경을 아예 바꿔야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센터장 역시 단약자다. 한국의 마약류사범은 올해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이 검거하지 못한 투약자는 60만명에 이른다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현재 시설에서 재활을 하고 있는 마약사범은 30명 안팎에 불과하다. ━"교도소엔 마약투약 사범 넘치는데 재활시설은 문 닫아"━ 최 센터장은 17살에 마약에 중독됐다. 마약류 전과만 9범. 8년간 복역 후 마약을 끊고 마약치료 기관인 인천참사랑병원에서 상담실장으로 일하다 인천 다르크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10대 청소년부터 아이돌 그룹 출신 방송인, 성매매 여성 등 여러 마약중독자를 만나 상담하면서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예산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마약 사범들의 재범률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드러났다. 초범부터 단약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재활과 치료를 적극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경찰 검거 마약류 사범 재범률 현황'에 따르면 마약류 사범 재범률은 지난 6월 기준 50.8%에 달한다. 검거된 7701명 중 3913명이 출소 후 다시 마약에 빠졌다. 마약류 사범 가운데 재범은 2021년 50.4%를 기록했다. 재범률은 지난해 49.9% 수준으로 소폭 낮아졌으나 올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한 중독성 탓에 마약은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률이 높다. 이범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마약퇴치연구소장은 "마약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번 시작하면 다시 찾게 되기 쉽다"며 "중독성과 의존성이 높다 보니 갈수록 증량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