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회계부터 고치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정책이 올해로 2년차를 맞는다.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두가지 개선한다고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다방면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회계 문제다. 밸류업 발목을 잡는 회계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밸류업 정책이 올해로 2년차를 맞는다.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두가지 개선한다고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다방면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회계 문제다. 밸류업 발목을 잡는 회계 문제가 무엇인지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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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2000억원 VS 586억원.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에서 배당가능 이익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고려아연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난해 10월 3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자 영풍 측이 자사주 매입 한도가 586억원뿐이라며 제동을 걸면서다. 상법상 자사주 매입은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해야 하는데 양측이 생각하는 배당가능이익이 극명하게 차이가 난 탓이다. 쟁점은 임의적립금이었다. 배당가능이익의 산정에 임의적립금을 제외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고려아연이 취득할 수 있는 자사주 규모는 크게 달라진다. 고려아연의 경우 지난해 3분기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이익잉여금 7조4725억원 가운데 6조9221억원이 임의적립금이다. 이에 임의적립금을 포함할 경우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한도는 6조원 가량으로 산정되지만 제외할 경우에는 586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영풍 측은 이런 점을 문제 삼으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에 제동을 걸었
주요 상장사들이 이익의 80~9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하지 않고 '임의적립금'이란 명목으로 곳간에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의적립금이란 투자 등 미래의 특정 목적을 위해 이익금 중 일부를 사내 유보금으로 남겨놓은 일종의 비상금인데 과도한 임의적립금의 설정이 재무제표를 왜곡시키고 배당 정책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산총액 상위 50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 중 21곳이 이익잉여금 중 많은 비중을 임의적립금으로 반영하고 있었다. 이익잉여금 대비 임의적립금 비율은 평균 79.46%를 기록했다.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의 80% 정도를 쓰지 않고 남겨 놓은 것이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냈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의 몫이다. 배당 등의 형태로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이익을 모두 배당으로 사용할 경우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했지만 배당 성향이 22%에 불과하다. 배당 성향에서 4483억원의 현금배당만 고려하고, 자사주 매입금 6400억원은 반영하지 않아서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메리츠금융지주의 총주주환원율은 53.3%에 달한다. 자사주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을 개선해 '주주환원 착시 효과'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표기에 따르면 자사주 보유 규모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자사주 매입이 배당률 계산에 포함되지 않고, 재무제표상에서도 확인하기 어려워 투자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따른 이익이 주주들에게 돌아가 배당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자사주 취득 절차와 재원이 배당과 동일하고, 매입 한도도 상법 제461조 제1항의 배당가능이익 범위 이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경우 배당보다 자사
"진정한 기업 밸류업을 위해선 이사회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회계 기준 정립도 이뤄져야합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사회의 역할 제고와 함께 회계 처리 방식을 글로벌 표준에 맞추고 주주환원 평가체계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황인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증시의 밸류업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전문가다. 수십년간 회계학계와 산업계를 두루 오가며 다양한 정책 제언을 한 회계전문가로서 그 누구보다 관심있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황 명예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가 너무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공론화함으로써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인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