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기업 밸류업, 회계부터 고치자 ④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인터뷰

"진정한 기업 밸류업을 위해선 이사회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회계 기준 정립도 이뤄져야합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사회의 역할 제고와 함께 회계 처리 방식을 글로벌 표준에 맞추고 주주환원 평가체계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황인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한국 증시의 밸류업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전문가다. 수십년간 회계학계와 산업계를 두루 오가며 다양한 정책 제언을 한 회계전문가로서 그 누구보다 관심있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황 명예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가 너무 낮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공론화함으로써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인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이사회와 주주 간 이해관계 불일치 문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과반을 넘어선만큼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역할 제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사외이사 급여의 절반 정도는 주식으로 부여해 이사회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며 "사외이사 독립성 확보를 넘어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발하고 육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배당성향의 높고 낮음을 평가하는 기준을 현실화해야한다고도 조언했다. 황 명예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기업의 현금배당 확대와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하지만 선진국과 달리 국내산업은 제조업에 집중돼있는만큼 감가상각비와 같은 고정비 부담이 상당할 뿐 아니라 시설투자가 많이 이뤄져 이익 변동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익이 급감해 기업이 배당을 줄이면 기업 이미지와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만큼 국내기업들은 배당정책을 수립할 때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배당률만 가지고 선진국 기업과 비교해 많다 적다를 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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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상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중복작성 문제도 해결해야할 요소로 꼽았다. 그는 "자본변동표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내용과 사실상 동일하다"며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작성하지 않는 게 투자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주주가치제고에 힘쓰는 기업에는 세제혜택을 지원하고 기업 합병 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취해야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시대에 자금이동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기업들이 소액주주를 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