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난민제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한국. 누적 난민 인정률은 여전히 3% 수준이다. 일부 유럽 국가들의 10분의 1 정도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가 많아서다. 그 사이 진짜 '난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난민 제도의 현주소와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본다.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한국. 누적 난민 인정률은 여전히 3% 수준이다. 일부 유럽 국가들의 10분의 1 정도다.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가 많아서다. 그 사이 진짜 '난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 난민 제도의 현주소와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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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난민 신청을 한 이들 100명 중 3명만 난민으로 인정받는다. 1994년 난민 제도가 시행된 지 31년째 인정률이 3%다. 일부 유럽 국가의 난민 인정률 30∼40%보다 턱없이 낮다. 인권단체는 꼬투리 잡기식 심사를 문제 삼지만 자격도 안되는 이들이 여러 차례 난민 신청을 하는 것도 문제다.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진짜' 난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21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1994~2024년 누적 난민 신청건수는 12만2095건이다. 하지만 누적 난민인정 건수는 1차 심사, 이의신청, 소송인정을 모두 합쳐 1544건에 불과하다. 심사완료 건수 5만7090건 대비 난민인정 건수인 난민 인정률은 2.7%다. 난민법상 난민은 △인종·종교·국적·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인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받을 수 있다고 인정할 근거있는 공포로 인해 △국적국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받기 원하지 않는 외국인 △또는 한국 입국 전 거주한 국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
한국 난민심사 소요 기간은 평균 4년이다. 난민으로 인정받는다는 보장이 없는데도 4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심사기간이 길어지면서 난민 신청자 고통은 커진다. 법무부는 난민 관련 업무가 원래 어려운 데다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심사가 더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난민 신청자들은 국내 체류 기간 동안의 경제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소송까지 평균 4년…법무부 "난민 심사 어렵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난민 신청 접수에서 1차 심사까지 평균 14개월이 소요됐다. 이의신청 심사에는 평균 17.9개월이 소요됐다. 행정소송은 평균 22.4개월이 걸린다. 난민심사 절차는 크게 △ 난민 신청 접수 △난민 신청 심사(1차 심사) △ 이의신청 심사 △ 행정소송으로 진행된다. 1차 심사에서 인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소송까지 가면 4년 넘게 걸려야 난민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난민법상 난민 인정 등의 결정은 난민 인정신청서를 접수한 날로부터 6개월 내 해야 한다. 심사 시간
최근 난민 신청이 급증하고 있지만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난민 제도의 빈틈을 노리는 이른바 '난민 브로커'도 늘어나면서 정작 보호가 필요한 난민은 제때 심사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1994~2024년 누적 난민 신청 12만2095건 중 불법체류 중 난민신청자는 1만8740명(1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불법체류 중 난민 신청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머니투데이가 다수의 난민 소송 판결문을 검토해본 결과, 난민법상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 외국인들이 난민 신청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예컨대 타지키스탄 국적의 A씨는 단기 방문(C-3, 취업불가) 비자로 2022년 5월 한국에 들어와 2개월 뒤 난민 신청을 했다. 자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거액의 은행 대출금을 떠안게 됐고 이에 따라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6월 A씨를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
한국보다 앞서 난민법을 제정한 일부 유럽 국가 중에서는 난민 인정률이 50%가 넘는 곳도 있다. 3%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21일 유럽난민이주위원회(ECRE)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독일의 난민 신청 건수는 약 33만건으로 난민 인정률은 68%에 달한다. 통상 독일의 난민 인정률은 50~60%대 수준으로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등 국적에 따라 난민 인정률이 90%대까지 올라간다. 독일은 연방이민난민청(BAMF)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난민들을 분산 거주·심사한다. 중앙 조직에 난민 업무가 집중돼 있지 않다는 뜻이다. 독일 연방이민난민청(BAMF)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난민 심사 평균 기간은 6~7개월이다. 네덜란드는 이민귀화청(IND)이 외국인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법무부가 전담하는 한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독립된 기구가 관련 업무를 맡는 셈이다. 항소 절차 시엔 행정심판위원회(ACVZ)를 통해 법적 판단이 나온다.
한국은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독립된 난민법을 제정했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르는 동안 난민 신청은 매년 늘었고 인정률은 계속 3% 아래에 머물러 있다. 반복되는 재신청, 브로커 개입, 심사 지연 문제까지 얽히면서 제도 전반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법 개정 필요성에는 정부와 인권단체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방향을 두고는 입장이 극명히 엇갈린다. 정부는 난민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한 규제와 심사 강화에 방점을 찍지만 시민단체는 인권 보호와 난민 심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난민심사를 체류 연장 수단으로?…"진짜 난민 피해 본다"━현행 난민법에는 재신청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한 난민 신청이 거절돼 행정소송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더라도 다시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난민 신청자는 본국으로 강제송환이 금지되고 국내 체류자격을 갖게 되기 때문에 이 같은 허점을 노려 난민 심사 제도를 체류 연
난민 문제에 대한 시민들 의견은 첨예하게 갈린다. 인구 문제 해결 등을 위해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 자국민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인권 보호해야 한다" vs "안보·범죄 문제 심각해질 것"━법무부가 지난해 4∼5월 전국 1200명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6명은 난민을 '도움을 줘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이 난민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60%에 달했다. 그러나 난민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45.8%만이 찬성한다고 답했다. 난민 수용 여부에 반대 의사를 표현한 사람들은 39.2%였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15%로 나타났다. 난민 수용 찬성 측은 △난민 인권 보호 △난민 협약 가입국으로서 이행 △노동력 확보, 세수 증가 등 경제적 효과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직장인 최모씨(20대)는 "할머니가 농사를 지으셔서 직접 봤는데 농촌에 일손이 너무 부족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