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부르는 공공 후려치기
노·사·정이 지난 25일 건설산업 혁신 선언문에 합의했다. 공공공사 공사비 현실화가 핵심이다. 개혁의 큰 틀은 합의됐으나 문제는 각론이다. 원가산정, 계약제도 전반에 걸쳐 공사비 부족과 품질저하 요인을 짚어본다.
노·사·정이 지난 25일 건설산업 혁신 선언문에 합의했다. 공공공사 공사비 현실화가 핵심이다. 개혁의 큰 틀은 합의됐으나 문제는 각론이다. 원가산정, 계약제도 전반에 걸쳐 공사비 부족과 품질저하 요인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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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구리시새마을회는 지난 4월 구리시 교문동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새마을회관 신축 공사를 발주하면서 부가가치세와 공사 이윤을 포함한 기초가격을 7억1715만원으로 공고했다. 이는 당초 설계금액(13억7500만원)에서 무려 6억6000만원을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주금액을 절반 이하로 후려친 셈이다. 대한건설협회가 원가계산 전문기관에 요청해 분석한 결과 정상적인 발주금액은 14억1000만원. 하지만 발주처는 2년 전 표준품셈을 적용하고 그마저 품셈단가를 추가로 삭감한데다, 일반관리비와 이윤까지 임의 감액해 기초금액을 반값으로 낮춘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집행되는 민간 보조금 사업이어서 지방계약법령에 따라 예정가격을 작성·발주해야 하는데도 버젓이 공사단가 후려치기가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지자체에 조사·감독을 요청해 놓았다”며 “정책과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공공공사비 후려치기가 도
#2017년 12월, 완전 개통 두달여를 앞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야간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발주처가 시공업체가 준공기일과 공사단가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야간공사를 강행한 것이 사고원인이란 지적이 나왔다. #2013년 12월, 부산 북항대교와 남항대교를 잇는 접속도로 공사현장에선 철골구조물 붕괴로 근로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사고 원인이 공사비 절감을 위한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에 있다고 지적했다. 발주처가 2014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속도를 높이면서 야간작업이 빈번했고 필요한 안전조치도 제대로 취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1년 9월, 경북 봉화-울진국도 36호선 확장공사 현장에서 터널 붕괴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산지방국도관리청이 발주한 이 공사는 낙찰률(예정가격 대비 낙찰가격)이 71.3%에 불과해 저가공사가 부실시공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공공사의 저가
정부기관들이 발주하는 공공공사의 공사비 현실화를 위해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공사 지연은 물론, 발주기관의 귀책사유로 인한 공사기간 연장과 그에 따른 공사비 증액조차도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고 있어 시공업체들의 적자와 고통이 커지고 있다. 공공 발주기관의 이 같은 미온적 대처에 대해 올 초 감사원이 나서서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비용산정과 총 사업비 조정신청 시기를 합리적으로 개정토록 통보했음에도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뭉그적거리는 모습이다. 생존 위기에 놓인 중소건설업체들의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도 개선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러는 사이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건설업체들은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있고 협력업체들과 공사 참여 근로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내세운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배치된다고 전문가들은 꼬집었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공공공사에 참여한 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