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다, 안전이 위험
이달 11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하청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졌다. 컨베이어벨트를 멈춰줄 한 사람만 있었어도 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 김씨의 사례처럼 사람이 없어진 자리에 도사린 위험의 불씨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무인화, 경영효율화의 그늘에 가려 위태해진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조망한다.
이달 11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석탄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하청 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졌다. 컨베이어벨트를 멈춰줄 한 사람만 있었어도 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 김씨의 사례처럼 사람이 없어진 자리에 도사린 위험의 불씨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무인화, 경영효율화의 그늘에 가려 위태해진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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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저녁 7시쯤 찾은 서울 행당역 안내부스는 텅 비어 있었다. 부스 안에서 일하던 역무원 A씨(40)가 승객 민원 처리를 위해 자리를 비웠다. A씨는 전체 5층으로 이뤄진 넓은 역사를 혼자 책임지느라 자리에 앉을 틈이 없었다. 신고 민원이 들어오면 곧바로 출동해야 했다. 그렇다고 부스를 오래 비울 수도 없어 항상 역사 내를 뛰어다니다시피 했다. 이날 A씨는 저녁 식사도 못했다. 2인 1조로 일하는 5~8호선 야간 근무자들은 식사를 교대로 하기 때문에 다른 근무자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A씨는 "1명이 식사를 하러 가면 근무자가 1명밖에 남지 않으니 서둘러 먹고 온다"며 "밥 먹다가 급히 돌아와야 할 때도 종종 있다"고 했다. 근무자가 2명이면 그나마 낫다. 1명이 갑작스레 몸이 안 좋거나 일이 생기면 넓은 역사를 역무원 혼자 지켜야 하는 상황도 종종 생긴다. 황우진 서울교통공사노조 역무본부 광화문지회장은 "인근 역에서 지원 나오기도 하지만 한달에 3~4번은 1인
서울 창동 지하철 4호선 차고지에서 27년째 전동차량 점검을 맡고 있는 김모씨(54·서울교통공사 소속)는 올 한 해만 동료 3명이 감전으로 다쳤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중 1명은 3도 화상을 입고 현재까지도 치료 중이다. 김씨는 동료들의 부상이 잦은 이유로 인력 부족을 꼽았다. 김씨는 "DC(직류) 1500볼트의 강력한 전압이 흐르는 전차로에서 다치지 않으려면 1명은 차량을 정비하고 다른 1명은 안전을 점검하는 2인1조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현재는 그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전체 90여명의 정비원들이 기존에는 3조 3교대로 일하다가 약 5년 전부터 비용절감 등을 위해 4조 2교대로 쪼개졌다. 1조당 20명 정도의 인원이 배정되는데 이처럼 근무조는 늘어나지만 인력 충원은 없다 보니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산업재해가 하청 비정규직에게 몰리는 경향도 뚜렷하다. 이른바 '위험과 죽음의 외주화'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인화·자동화를 놓고 곳곳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사측은 무인화·자동화를 경영 효율화의 기회로 본다. 반면 노동자들은 안전과 고용을 위협하는 '괴물'로 인식한다.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24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 일자리의 43%는 자동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체 취업자 약 2660만명 중에 1136만명이 향후 무인화될 가능성이 높은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고위험군 일자리의 72%에 해당하는 818만명은 '사무 종사자', '판매 종사자',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등에 해당한다. 최근까지도 무인시스템 도입으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지하철도 대부분 자동화 고위험군인 장치·기계 조작 분야다. 갈등은 지난 6월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8호선에서 DTO(전자동운전·Driverless train operation) 시험운행을 하며 촉발됐다. DTO는 운전업무는 자동이지만 비상 상황에 대비해 승객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효율을 내세운 무인화가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혁신에 따른 무인화가 안전 강화를 위한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JR(일본여객철도) 동일본의 역무원들은 인력이 부족해 한달에 5~7회 숙직을 하고 출퇴근 시간에도 혼자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2014년 JR 동일본 수도권 가와사키역에서 외주 작업 차량이 완전히 빠져나가기 전 열차가 진입하면서 탈선 사고도 발생했다.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JR에서 본사 인력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비정규직을 늘리는 방식으로 위험을 외주화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벌어진 사고의 피해는 대부분 하청 노동자의 몫이었다. 민영화 후 JR이 출범한 1987년부터 2013년까지 사망을 포함한 중대 재해를 당한 노동자 342명 중 약 80%(275명)가 하청 노동자였다. 김 연구위원은 "철도망이 촘촘하고 길어 외진 역이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