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發 시장개혁
3월 감사보고서 제출은 연례행사다. 올해는 달랐다. 회계법인은 대폭 강화된 책임에 맞춰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기업들의 아우성에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퇴출 위기에 몰린 곳이 속출했다. 굴지의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내년도 기약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회계 발 시장 개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3월 감사보고서 제출은 연례행사다. 올해는 달랐다. 회계법인은 대폭 강화된 책임에 맞춰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기업들의 아우성에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퇴출 위기에 몰린 곳이 속출했다. 굴지의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내년도 기약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회계 발 시장 개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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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개혁 바람이 거세다. 올해부터 감사인의 권한과 책임을 대폭 강화한 '신(新)외부감사법'이 시행되면서, 기업의 숫자세계에서 '절충'이라는 이름의 '관행'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굴지의 대기업도 회계 이슈 하나에 뿌리채 흔들릴 수 있고, 내노라하는 회계법인도 회계 감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가는 존립이 위태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사례는 충격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과 충당금 설정을 놓고 대립하다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시장에 '쇼크'를 줬고, 결국 '오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물러났다. 부채가 많은 아시아나항공은 충당금을 추가로 반영하는 문제를 놓고 감사인과 대립했지만, '부적정' 감사의견 앞에 이틀만에 무릎을 꿇고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결국 재감사를 통해 며칠만에 다시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지만, 상처는 너무 컸다. 실적은 쇼크 수준으로 악화됐고, 주가는 폭락했다. 더 큰 문제는 금융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금
감사인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인 ‘신(新)외부감사법’ 도입은 우리 경제 전반에 걸쳐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한다. 그만큼 갈등과 진통, 그리고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분식회계 등 회계와 관련한 큰 사건들이 많이 있었지만, 시장 개혁을 이끌 정도의 파동은 없었다. 이번 신외감법 도입은 기업과 회계법인 모두 '회계 투명성' 문제에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는 우리 사회에 회계 투명성에 눈을 뜨게 했고, 이에 마련된 신외감법은 2017년 9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민·관이 합동 회계개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세부안을 만들고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됐다. 신외감법은 △표준감사시간 도입 △회계 부정 및 부실감사에 대한 제재 강화 △상장사 주기적 감사인 지정 △외부 감사대상 회사 확대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강화 등을 담고 있다. 모두 우리 경제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제도들이다. 표준감사
“감사계약을 수주하지 못한 것은 괜찮다. 그러나 감사품질에 문제가 생긴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대형 회계법인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회계업계 분위기에 대해 “감사품질이 최우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회계법인들은 돈이 되는 대기업 감사건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무리수도 나왔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일단 큰 계약을 따내는 것이 중요한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악용한 사례도 있다. 실제로 오너 일가의 그릇된 행동으로 공분을 산 한 대기업은 회계업계에서 ‘저가 수주’를 유도하는 갑질 기업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러나 신외감법 시행으로 회계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빅4’ 회계법인들은 입을 모아 이제 ‘양보다 질’을 강조한다. 조직의 최우선 전략 목표도 ‘감사품질 향상’에 맞췄다.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은 신외감법 시행에 맞춰 ‘차세대 감사’(The Next Generation Audit)라는 새로운 개념의 회계감사방법론을
2018년 2월 기준 국내 회계법인은 175개다. 이 시기에 한국 공인회계사 수는 2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기업체 등에 근무하거나 개업한 인원을 제외하고 회계법인(감사반 포함)에 소속된 회계사는 약 1만2200명. 이들 중 절반 가량은 4대 회계법인, 이른바 '빅4' 소속이다. 회계업계 내 '빅4'의 절대적 영향력은 수습공인회계사 분포에서도 나타난다.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후 지난해 회계법인에서 수습과정을 거치는 수습공인회계사의 67%를 '빅4'가 싹쓸이했다. '빅4'는 매출액 기준 1위 삼일회계법인을 필두로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EY한영의 순이다. 이들 '빅4'는 크게 △회계감사 △세무자문 △재무자문 △컨설팅 등 사업조직을 갖추고 각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름을 대면 알 만한 국내 대기업의 회계감사는 사실상 '빅4'의 몫이다. 회계발 시장개혁을 이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글로벌 회계법인들과 멤버펌 계약을 맺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