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의 서막
한일 갈등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일까.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비롯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질서가 급변하는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무역전쟁을 넘어 군사·안보 분야로 확전일로다.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이 삐걱거리는 사이 북·중·러는 유례없는 유대를 과시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 드리운 ‘신냉전’의 그림자를 짚어봤다.
한일 갈등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일까.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비롯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질서가 급변하는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무역전쟁을 넘어 군사·안보 분야로 확전일로다.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이 삐걱거리는 사이 북·중·러는 유례없는 유대를 과시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 드리운 ‘신냉전’의 그림자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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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정세가 격랑에 휩싸였다. 한국을 겨냥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잇단 도발이 이어지면서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제한과 안보 공세의 와중에 중·러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독도 영공을 침범하는 군사 도발을 지난 23일 오전 감행했다.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사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균열 조짐이 일고 있는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의 약화를 가속화하려는 의도적 도발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러의 군사 행동은 특히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미·일 공조 와해를 막기 위해 일본을 거쳐 방한(23~24일)하기 직전에 보란 듯이 이뤄졌다. 이번 사태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상징하는 미·중 패권 경쟁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미국은 북핵과 중·러의 도전을 핵심 전략 지역인 인도·태평양의 최대 안보 위협 요인으로 본다. 이런 미국에 맞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 간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선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지역·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봉쇄 구상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호응하는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 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설명 자료에서 “두 정상은 강력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미 동맹의 전략적 위치를 ‘한반도와 지역 평화의 린치핀’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의 린치핀’으로 확대 규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미·중 무역분쟁과, 북·미 비핵화 협상, 한·일 갈등 등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미·중 균형외교에서 선회해 미국과 맞손을 잡은 것이란 분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이라는 '반작용'을 불러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강화된 중·러의 군사협력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 중·러 밀착에는 '미국 견제'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양국간 '협력' 관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한 2000년 이후 가시화했다. 러시아는 당시 유럽·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키우던 미국에 맞서 중국과 손을 잡았다. 2003년 집권한 후진타오 주석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밀착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러시아를 택하는 등 밀월 관계를 더 발전시켰다. 2016년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처음으로 미사일방어합동훈련에 나서는 등 군사협력도 강화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합동훈련도 이어졌다. 2017년 10월 트럼프 행정부가 개념화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러 관계를 한층 더 자극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의 공군 연합훈련을 보는 북한의 표정이 주목된다. 북한은 미국과 까다로운 비핵화 협상중이다. 한편으론 전통적 북방3각, 즉 북·중·러 관계도 복원되고 있다. 24일 외교당국과 전문가들을 종합하면 중·러의 비행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질서에 맞서고, 북한의 비핵화 선택에도 영향을 주는 전략적 노림수다. 느슨해졌던 북중러 3각 공조는 최근 다시 단단해지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라는 공동의 타깃이 3국을 다시 뭉치게 한다. 미국은 특히 중국 봉쇄를 뚜렷이 내비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핵심 외교안보 정책으로 밀어붙인다. 미국-북한이 대화국면이긴 하지만 팽팽한 기싸움 속에 실무대화는 번번이 밀린다. 한국의 시야에선 멀지만 러시아 또한 유럽에서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후 미국 등 서방은 대러 제재를 취했다. 이에 북중러는 밀착 국면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2년간 8회로 한반도 주변 6개국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도발은 한미일 안보 협력의 틀을 허물려는 시도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한국 때리기'로 한일 갈등과 3국 공조 약화의 단초를 제공한 일본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과 한국군의 경고 사격에 대해 자국 영토에서의 군사행동이라며 한국과 러시아에 각각 항의하는 궤변을 이어갔다. 자위대가 대응 차원에서 긴급발진까지 실시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과거사 갈등에 편승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수출규제 등의 경제보복 조치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추진에 이어 독도 도발까지 감행하면서 한일 관계와 한미일 협력 약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일 관계의 가장 큰 화약고는 ‘화이트리스트’ 문제다. 일본은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통관절차에 대한 간소화 혜택을 주기 위해 안보상 우호국가 리스트에 올린 27개국 중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기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