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프리존부터 기회발전특구, 메가특구까지…정권따라 바뀌는 특구

규제프리존부터 기회발전특구, 메가특구까지…정권따라 바뀌는 특구

세종=조규희 기자
2026.04.22 04:10

[전국에 2437곳, 특구 공화국 대한민국]
그 많던 특구 왜 실패했나(상)③

/자료제공=지방시대위원회
/자료제공=지방시대위원회

대한민국은 '특구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지역 특례 제도를 운영해 왔다. 2025년 4분기 기준 전국 산업단지는 1359개에 달하며 부처별로 운영 중인 각종 특구는 약 2437개(지정 면적 기준)를 넘어섰다. 지역 발전을 위해 도입된 해당 제도는 시대적 요구와 정권의 철학에 따라 규제 철폐, 기술 실증, 세제 혜택 등 그 형태를 달리하며 진화해 왔다.

역대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각기 다른 핵심 기제를 활용해 왔다.

박근혜 정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역 전략산업 육성' 차원에서 규제프리존을 도입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별로 27개 전략산업을 선정, 특정 산업에 대해 덩어리 규제를 한꺼번에 푸는 '메뉴판식 규제 특례'를 지향했다.

△부산(해양플랜트, 사물인터넷) △대구(자율주행차, IoT) △전남(에너지신산업, 드론) 등이 대표적 사례다. 지역 주도의 상향식(Bottom-up) 모델을 처음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으나 규제프리존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법적 근거 마련에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는 '신산업 샌드박스를 통한 혁신성장 실증'을 모토로 규제자유특구를 마련한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광역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존 법령에 가로막힌 신기술을 일정 기간·지역에서 실증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경북(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부산(블록체인) △강원(디지털 헬스케어) 지정이 대표적 사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2024년 기술 이전과 매출 확대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특구 내 연구소기업들의 휴·폐업 관리 등 사후 관리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는 '파격적 세제 혜택을 통한 민간 투지 유치'를 중심에 뒀다. 기회발전특구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2월 기준 총 46개 지역이 지정됐다. '기업의 이전 확약'이 필수로 기업이 실제로 얼마를 투자하고 몇 명을 고용할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포항(이차전지) △구미(반도체·방산) △여수·광양(이차전지·수소)가 대표적 사례다. 과거 특구들이 규제 완화에 집중했다면 기회발전특구는 상속세 감면, 가업승계 특례 등 기업이 지방으로 내려갈 '실질적 돈의 유인'을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재명 정부도 5극3특 중심의 메가특구를 제안했다.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을 중심으로 지역 경쟁력을 발전시켜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특구 정책의 확장은 '분절적 운영'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부처마다 유사한 특구를 경쟁적으로 지정하면서 지자체는 행정력을 낭비하고 정책 효과는 희석되는 현상이 발생해서다.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57개 유형의 특구 관련 법령 중 성과 평가 조항을 명시한 경우는 19.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정 해제 요건이 구체적이지 않아 성과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특구'로 남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구가 지역을 살리는 '기회의 땅'이 될지, 예산만 축내는 '이름뿐인 제도'로 남을지는 향후 도입될 메가급 특구들의 실질적인 투자 유치 실적과 성과 관리 시스템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지정부터 해제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적 거버넌스를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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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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