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방, AI·로봇 대전환
대형화·복합화되는 재난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인력 중심 소방 대응 체계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소방청은 무인소방로봇, 차세대 119 시스템 등 첨단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며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김승룡 체제 이후 기술 기반 소방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스마트 소방'으로의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화·복합화되는 재난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인력 중심 소방 대응 체계가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소방청은 무인소방로봇, 차세대 119 시스템 등 첨단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며 대응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김승룡 체제 이후 기술 기반 소방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스마트 소방'으로의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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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와 로봇 기술을 소방 대응체계에 접목하기 위해 '소방 AI·로봇 기술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다음 달 출범한다. 대형화·복합화되는 재난 환경에 대응해 전통적인 인력 중심 소방 체계를 첨단 기술 기반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소방청은 위원회 설치를 위한 훈령을 다음 달 초 발령할 예정이다. 훈령은 중앙행정기관장이 내부 조직 운영을 위해 제정하는 행정 규정으로 위원회 운영의 근거가 된다. 위원회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로봇 전문 연구소 로보틱스랩,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등이 참여한다. 현재 위원 구성은 최종 조율 단계로 훈령 발령 이후 위촉식과 함께 위원회는 다음 달 공식 출범이 이뤄질 전망이다. 위원회는 소방 분야 AI·로봇 기술 도입과 관련한 중장기 전략 수립 및 R&D(연구개발) 방향 설정, 기술 검증 등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는다. 특히 현장 적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기술 도입 우선순위를 정하고, 관련 정책 방향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지난달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가공공장 냉동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내부 진압 과정에서 고립됐다. 냉동창고 바닥 공사 중 토치 작업에서 시작된 불은 밀폐 공간에 쌓인 유증기가 폭발하며 순식간에 번졌다. 화마는 소방관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소방청은 극한의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을 도와 불길을 진압할 '무인소방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10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부터 화재 현장용 무인소방로봇이 정식 도입된다. 대형 지하공간 화재 등 위험 현장에서 소방대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첨단 대응 체계의 일환이다. 소방청은 앞서 지난 2월 현대자동차그룹과 공동 개발한 무인소방로봇 4대를 기증받아 시범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 2년간 18대를 우선 도입하고, 이후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100대까지 보급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극한 환경에 대응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특수 개조한 장비다. 방수포, 자체 분무 시스템, 시야 개선 카메라, 원격 제어 장치를 붙여 화재 진압용으로 탈바꿈했다.
소방청이 전국 단위 119 통합 체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119 신고 내용을 분석하고, 시·도 구분없이 현장과 가장 가까운 소방력을 출동시킬 수 있게 지령 체계를 전환한다. 단순히 불이 난 뒤 더 빨리 출동하는 체계를 넘어, 신고 데이터와 기상·건축물·위험시설 정보를 AI가 분석해 위험을 사전에 포착하는 '예측형 소방'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소방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차세대 119 통합시스템 ISMP(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를 수립 중이다. 내년부터 3년간 총 259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대형 재난 때 행정구역별 관할에 따라 출동·지휘 체계를 나누는 대신 전국 소방력을 통합 관제한다는 구상이다. 현행 119 시스템은 시·도 본부별로 구축·운영돼 대형 재난 대응에 제약이 있다. 소방 GIS(지리정보시스템)도 시·도별 지도와 좌표체계, 배경지도가 달라 다른 지역에서 출동한 소방력의 위치와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재난 대응 현장에 이미 투입해 운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방 분야는 여전히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국내 소방 장비는 핵심 분야에서 여전히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다. 소방헬기의 약 84%, 드론의 약 86. 7%가 해외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첨단 장비 자립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는 첨단 소방 장비 도입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는 배경이다. 반면 주요 선진국은 AI·로봇 기반 재난 대응 체계를 이미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서부 지역 초대형산불 대응을 계기로 AI와 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산불 감시 시스템 '파노(Pano) AI'는 360도 카메라로 연기를 감지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911 신고 이전에 소방 당국에 알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인 헬기 출동 기술도 시험·적용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도심 환경에 맞춰 소형 무인소방로봇과 전기소방차 중심의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