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K소방, AI·로봇 대전환③

소방청이 전국 단위 119 통합 체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119 신고 내용을 분석하고, 시·도 구분없이 현장과 가장 가까운 소방력을 출동시킬 수 있게 지령 체계를 전환한다. 단순히 불이 난 뒤 더 빨리 출동하는 체계를 넘어, 신고 데이터와 기상·건축물·위험시설 정보를 AI가 분석해 위험을 사전에 포착하는 '예측형 소방'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소방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차세대 119 통합시스템 ISMP(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를 수립 중이다. 내년부터 3년간 총 2598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대형 재난 때 행정구역별 관할에 따라 출동·지휘 체계를 나누는 대신 전국 소방력을 통합 관제한다는 구상이다.
현행 119 시스템은 시·도 본부별로 구축·운영돼 대형 재난 대응에 제약이 있다. 소방 GIS(지리정보시스템)도 시·도별 지도와 좌표체계, 배경지도가 달라 다른 지역에서 출동한 소방력의 위치와 현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산불·지진·집중호우처럼 여러 시·도 소방력이 동시에 움직이는 재난에서는 상황 파악과 자원 배치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9년 4월 발생한 강원 산불이다. 당시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등으로 불길이 확산하자 소방청은 전국 비상동원령을 발령했다. 산불 피해 면적은 축구장 2460여 개 수준(1757㏊(헥타르))에 달했고, 전국에서 소방차 900여대와 소방대원 3200여명, 소방헬기 등이 투입됐다. 시·도별 시스템이 완전히 연동되지 않은 탓에 광역 단위 자원 배치와 현장 정보 공유에 어려움을 겪었다.

차세대 119 통합시스템은 기존 행정구역 중심 출동 체계를 거리와 가용 자원 중심으로 바꾼다. 재난 현장과 가장 가까운 인력·장비를 자동 계산해 배치한다. △전국 단위 소방력 광역 모니터링 시스템 △긴급차량 교통신호 우선제어·실시간 교통정보·최적 출동 경로 안내 △통합 상황 관리·지휘 지원 기능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한다. 특정 지역 상황실이 마비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신고 접수와 출동 지령을 이어받는 백업 체계도 가능해진다.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폭주하는 119신고도 AI로 분류·대응한다. AI가 신고자 음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핵심 정보를 추려낸다는 설명이다. AI 기반 화재 위험 예측 시스템 고도화도 병행한다. 기상 정보, 건축물·시설물 정보, 과거 화재 발생 이력, 고위험 시설 데이터를 결합해 화재 취약지역과 위험 시간대를 사전에 포착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화재 사고 사망률을 10% 낮춘다는 방침이다.
소방청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차세대 시스템을 가동한다. 2029년 전국 단위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방청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에서는 전국에서 오는 소방 차량과 인력에 대한 관제가 가능하고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책임관 등과도 시스템상으로 연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