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창민은 막아야 한다
고 김창민 감독 사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폭력은 일상이 됐고, 사법시스템은 제 역할을 못했다. 느린 걸음을 함께 하는 사회 분위기도 부족했다. 남겨진 가족이 외롭지 않게, '제2의 김창민'을 막기 위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짚어본다.
고 김창민 감독 사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폭력은 일상이 됐고, 사법시스템은 제 역할을 못했다. 느린 걸음을 함께 하는 사회 분위기도 부족했다. 남겨진 가족이 외롭지 않게, '제2의 김창민'을 막기 위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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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창민 감독의 죽음은 폭력의 잔혹함뿐 아니라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냈다. 수사가 더디자 가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반면 남겨진 피해자 가족은 보복 범죄 불안 속에서 생계와 돌봄 공백까지 감당해야 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0월20일 새벽 발생했다. 김 감독은 "돈가스가 먹고 싶다"는 아들과 함께 경기 구리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가 소음 문제로 옆자리 일행과 시비가 붙었고,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단 폭행을 당했다.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식당 안팎으로 끌려다니며 폭행이 이어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가 악화해 11월7일 뇌사 받정을 받았고, 장기 기증 이후 숨졌다. 이번 사건이 큰 공분을 산 이유는 범행의 잔혹함 때문만이 아니다. 사건 초기 수사 대응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다. 피해자가 중태에 이를 정도로 맞아 쓰러졌지만 경찰은 사건을 '쌍방 다툼'으로 판단했다. 김 감독이 나이프(돈가스를 자르기 위한 식기)를 먼저 들었다는 피의자들 주장과 식당 직원의 진술을 토대로 주범인 30대 남성 A씨만 파출소로 임의동행했고, 다른 일행은 인적 사항만 확인해 돌려보냈다.
"조용히 해달라"는 말 한마디가 집단 폭행으로 번졌다.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은 식당이라는 일상 공간에서 벌어진 사소한 시비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준 충격이 작지 않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20일 아들과 함께 식사하기 위해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옆자리 일행이 소란스럽자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 법한 상황이 한 가족의 삶을 무너뜨린 사건으로 이어진 건 순식간이었다. 문제는 이같은 폭력이 더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소한 갈등이 극단적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청주에서는 길을 비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달 기사가 차량 운전자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2024년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카페에서는 60대 남성이 '욕설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한 학부모 얼굴을 가격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7세 아들은 어머니가 폭행 당하는 상황에 그대로 노출됐다.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을 둘러싸고 수사기관의 부실한 초동 수사와 미온적인 판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 대응과 신병 확보 실패가 수사 지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지휘부가 책임있는 자세로 사건을 봤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감독 사건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문제는 사건 초기 대응이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가해자 일행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인적사항만 확인한 뒤 귀가 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CCTV에는 최소 6명이 폭행에 가담한 정황이 담겼지만 초기 수사에는 1명만 중상해 혐의로 입건하면서 부실 대응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수사도 순탄치 않았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주요 피의자로 판단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공범으로 지목된 B씨를 추가해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지만 검찰의 3차례 반려가 있었고, 보완 수사 이후 청구된 다음에도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반려와 기각이 반복되면서 이들이 불구속 송치되기까지 4개월이 흘렀다.
김창민 감독 사망 사건은 단순한 폭력 사건을 넘어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만 남겨지면서 가장이 사망할 경우 돌봄이 단절될 수 있는 현실적 문제점이 거론된다. 느리게 성장하는 발달장애인을 보듬어줄 수 있는 사회가 선진사회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적·자폐성 장애를 포함하는 발달장애인은 2023년 기준 26만7206명으로 집계됐다. 적지 않은 발달장애인의 돌봄은 여전히 '가족 책임'이다.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는 가정은 돌봄과 생계를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실제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주 제공자는 △배우자(37. 8%) △부모(21. 2%) △자녀(18. 5%) 등 가족이 82. 1%를 차지한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가족 의존도가 더 높다. 지적장애인의 경우 부모의 도움 비율이 74. 1%, 자폐성 장애인은 90. 4%에 달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보호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돌봄을 중단할 경우 남겨진 가족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