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K소방, AI·로봇 대전환④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재난 대응 현장에 이미 투입해 운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방 분야는 여전히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국내 소방 장비는 핵심 분야에서 여전히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다. 소방헬기의 약 84%, 드론의 약 86.7%가 해외 기술에 기반하고 있어 첨단 장비 자립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는 첨단 소방 장비 도입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는 배경이다.
반면 주요 선진국은 AI·로봇 기반 재난 대응 체계를 이미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서부 지역 초대형산불 대응을 계기로 AI와 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산불 감시 시스템 '파노(Pano) AI'는 360도 카메라로 연기를 감지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911 신고 이전에 소방 당국에 알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인 헬기 출동 기술도 시험·적용되고 있다.
EU(유럽연합)는 도심 환경에 맞춰 소형 무인소방로봇과 전기소방차 중심의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프랑스 '콜로서스' 로봇은 2019년 노트르담 화재에 투입됐고, 독일 '마기루스' 로봇은 자율주행 기반 화재진압 기능을 갖춘 장비로 운용되고 있다.
일본은 고위험 재난 대응을 위한 로봇 기술을 축적해 왔으며, 중국은 드론 기반 '공중 소방'을 확산시키며 무인 장비를 실제 현장에 적극 활용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에 비해 국내는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무인소방로봇은 시범 운영(내년 정식 도입) 수준에 그치고, AI 기술 활용도 역시 제한적이다. 사족보행로봇은 2028년 완료를 목표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드론은 인명 수색과 현장 지휘에는 활용되고 있지만, 화재를 직접 진압하는 '진압용 드론'은 중량과 비행 안정성 등의 한계로 아직 개발 중이다.
기술 수준 역시 격차가 존재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최고의 5G(5세대 이동통신)·반도체 역량을 보유했지만, 소방 현장은 여전히 무전기·육안에 의존하는 방식이다. 재난현장 소방 장비·시스템기술은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 대비 85% 수준에 불과하다.
김정현 대구가톨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한국 소방 AI 기술은 단순 기존 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준이 많아 스스로 학습·판단하는 '실질적인 AI'와는 거리가 있다"며 "AI는 감시·분석을 넘어 화재 진압까지 가능한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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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분야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현재 도입된 무인소방로봇은 원격으로 물을 방사하는 수준으로 실제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을 대체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궁극적으로는 위험 지역에 직접 진입해 탐색과 구조, 진압까지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