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펫시장' 외면받는 펫보험
국내 반려동물이 10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시장이 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반려동물호텔과 유치원은 물론 전용 피트니스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건강 문제와 맞닿은 보험은 가입률이 미미하다. 보험사들도 마케팅을 꺼린다. 왜 그런 것일까.
국내 반려동물이 1000만 마리를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시장이 4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반려동물호텔과 유치원은 물론 전용 피트니스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지출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건강 문제와 맞닿은 보험은 가입률이 미미하다. 보험사들도 마케팅을 꺼린다. 왜 그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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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업계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반려동물보험(이하 펫보험)은 2018년 부활했다. 10여년만이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약속한 게 기폭제가 돼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를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펫보험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관심 밖이다. 게다가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또다시 조용히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빅3’를 포함해 총 10개 손해보험사가 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2만2000여건으로 2년 전과 비교해 10배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도 112억5000만원으로 9억8000만원에 그쳤던 2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도 지난 5월 기준 신계약 건수가 7000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국내 반려동물이 1000만 마리 이상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할 때 펫보험 가입률은 전체의 0.25%대에 머문다. 4000마리 중 1마리 꼴로 겨우 보험에 가입했다는 의미
#신혼부부인 김정욱씨(가명)와 이미진씨(가명)는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운다. 매월 반려견에게 드는 비용은 100만원 가량이다. 맞벌이라 평일에 혼자 있는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애견 유치원에 월 40만~50만원을 지출한다. 사료와 미용 비용만도 한달에 약 10만원이 나간다. 주말에 애견카페라도 다녀오면 5만~6만원은 기본이다. 가끔 부부가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갈 때 애견 호텔을 이용하는 비용이 하룻밤에 3만원이다. 정기적인 예방접종을 비롯해 어디 아프기라도 해 3~4일간 입원하면 병원비가 50만원은 가뿐하게 나온다. “아이 하나 키우는 것 만큼 돈이 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반려견이 주는 기쁨이 크기 때문에 기꺼이 감수한다. 반려동물시장은 최근 몇 년 새 3조~4조원대까지 커졌다. 2027년에는 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반려동물 호텔과 유치원, 전용 피트니스 클럽은 물론 반려동물이 심심하지 않게 놀아주는 AI(인공지능) 로
유기견 ‘토리’를 입양해 청와대에서 함께 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반려동물에 깊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선공약이었던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등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다. 정부가 ‘로드맵’ 없이 일방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의업계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2일 정부 및 국회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동물진료비 사전 고지 등을 골자로 한 ‘수의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정부안과 유사한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해당 수의사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담긴 총 5건의 수의사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반려동물 진료비 제도개선은 크게 동물병원 진료항목 표준화와 진료비 사전고지(공시)제 도입 등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1999년에 동물병원의 수가제도를 폐지하고 진
“어떤 수의사들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손님이 줄어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 하루에 5명 오든 10명 오든 진료비는 부르기 나름이니까 매출은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수의업계 관계자) 동물진료비는 1999년 표준수가제가 폐지된 후 개별 동물병원이 정한다. 병원 간 자율 경쟁으로 의료 서비스 수준은 높이고 진료비 부담은 낮추겠다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부르는 게 값’인 됐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교류가 활발해졌다지만 약 5200개에 달하는 동물병원의 가격 정보를 소비자들이 항목별로 비교해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 소재 동물병원 50곳의 진료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비를 게시한 곳은 18%에 불과했다. 병원별 가격 편차는 최대 80배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 관련 진료항목 가격 차이가 가장 컸는데 발치가 최대 80배, 치석제거는 최대 35배였다. 중성화수술은 병원별로 약 5배 차이가 났다. 예방접종은 항목에 따라 2배에서
해외에서도 동물병원 진료비는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해외 주요국은 국내와 달리 반려동물보험(이하 펫보험)이 보편화 돼 있다. 미국, 영국 등은 진료비 고지나 공시제가 대부분 자리 잡아 비용 예측이 가능하고, 반려동물 소유주들은 보험을 통해 진료비 부담을 상당 부분 덜고 있다. 펫보험이 처음 탄생한 유럽은 가장 활성화된 시장이기도 하다. 펫보험은 1924년 스웨덴에서 세계 최초로 판매됐다. 스웨덴은 현재 펫보험 가입률이 40% 이상이다. 상품도 다양하다. 2016년 기준으로 80개 손보사 중 16개사가 펫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반려견의 90%, 반려묘의 50%가 펫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도 펫보험 가입률이 25%에 달한다. 펫보험 시장 규모는 2015년 9억7600만 파운드(1조5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16억 파운드(2조4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손보사들은 펫보험 개별 브랜드를 마련해 판매하고 있으며, 영국 내에만 약 80개 브랜드
2년 전 ‘TV동물농장’에서 소개된 유기견 ‘뚱이’는 애견용 이동장에 담겨 쓰레기 더미 옆에 버려졌다. 뚱이는 보통 체구가 작은 포메라리안과 달리 몸집이 컸는데 검사 결과 갑상선에 이상이 생겨 살이 쪘고 이 때문에 슬개골 상태도 좋지 않았다. 유기견으로 발견됐을 때 상태를 보면 피부병이 있거나 눈병이 있는 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눈에 백내장이 낀 것 같고 초록색 눈곱이 한가득이었다”, “피부가 좋지 않고 어금니가 깨져있다” 등 유기견의 상태를 전하는 목격담이 끊이지 않는다. 병치레를 하는 반려동물을 진료비 부담 때문에 유기하는 사람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도시문제를 연구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어려운 점을 ‘동물 진료비 부담’이라고 꼽은 사람이 27.3%로 가장 많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렇게 버려진 반려동물은 지난해 13만5000마리에 달한다. 유기된 반려동물은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