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4조 펫시장' 외면받는 펫보험]-①

국내 보험업계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반려동물보험(이하 펫보험)은 2018년 부활했다. 10여년만이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약속한 게 기폭제가 돼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를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펫보험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관심 밖이다. 게다가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또다시 조용히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빅3’를 포함해 총 10개 손해보험사가 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2만2000여건으로 2년 전과 비교해 10배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도 112억5000만원으로 9억8000만원에 그쳤던 2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도 지난 5월 기준 신계약 건수가 7000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국내 반려동물이 1000만 마리 이상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할 때 펫보험 가입률은 전체의 0.25%대에 머문다. 4000마리 중 1마리 꼴로 겨우 보험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2007년 말 처음으로 펫보험을 출시했지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 비율인 손해율이 나빠지면서 대부분 판매를 중단했다. 2014년 동물 등록제가 의무화되자 상품을 재출시하기 시작했으나 2017년의 경우 삼성화재 등 3개사만 겨우 제품을 파는 정도였다. 총 보유계약 건수도 3000건이 안 됐다. 펫보험 시장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는 미국이나 2조원대인 영국 등과 비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2018년 정부의 지원 속에 펫보험 신상품이 다시 쏟아지자 국내에서도 펫보험이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높아 판매에 소극적이다. 다시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슬개골(무릎뼈) 탈구와 같은 고액 치료비 청구가 증가하는 추세라 이대로 가면 조만간 손해율이 100%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려동물이 다른 반려동물이나 사람, 타인 소유 물건에 발생시킨 손해를 보상하는 ‘배상책임보장’은 손해율은 이미 200% 수준”이라고 말했다. 손해율이 200%라는 얘기는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200원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2010년 보험사들이 애견보험 판매를 중단한 것은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손해율이 200%를 넘어서 상품 판매를 지속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며 “펫보험 시장이 커지지 않는 상태에서 손해율까지 계속 오른다면 언제든 판매중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