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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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사는 대학생 보윈 드 위(22·여)는 휠체어를 타고 홀로 기차역으로 향했다. 보윈은 출발 1시간 전 미리 네덜란드의 주요 여객 철도청인 NS(네덜란드 스포르웨겐)어플이 제공하는 무료 승하차 도우미 서비스를 예약했다. 플랫폼에 도착하니 대기하고 있던 도우미가 활짝 웃으며 보윈을 맞이했다. 도우미는 이동식 경사로를 깔고 휠체어를 밀어 지정석까지 보윈을 안전히 데리고 갔다.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는 모모(60대·가명)는 인근 전철역을 주로 이용한다. 그는 지하철을 탈 때 심심찮게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나 노인을 보곤 한다. 그들은 지하철을 타기 전 역무원을 불러 목적지를 미리 알린다. 역무원은 발판을 들고나와 기다리다가 지하철이 들어오면 이를 깔아 길을 만들어 준다. 지하철이 출발하면 목적지에 있는 다른 역무원에게 연락해 발판을 들고 대기하게 한다. 휠체어와 유모차를 이용하는 이들이 직접 소송을 낸 것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제 도입 속도가 미진한 상황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경사로를 설치하려면 한 달 수익을 모두 쏟아부어야겠지요. 부담은 되겠지만 소상공인 입장에서 계속 영업하려면 어쩌겠어요." 지난 20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 점장 A씨(50대·남)는 '편의점 앞 경사로 설치가 전면 의무화되면 따를 것인지 묻는 말에 "폐업도, 시위도 할 생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소수를 위해 감내할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이 주변 땅값이 평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데 경사로 하나 들어서는 땅값 생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편의점에 장애인이 방문하면 버선발로 마중 나간다고 했다. A씨는 "편의점 앞에 휠체어가 서면 뛰어나가 돈이나 카드를 받고 가게에 들어와 상품을 직접 가져다드린다"며 "휠체어를 안에 들이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애인이 편의점을 방문하는 일은 생각보다 흔치 않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그가 운영하는 편의점을 휠체어를 타고 찾는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 뿐이다. A씨는 "편의점이라는 게
대법원이 교통약자의 이동권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 입법 부작위에 따른 배상 책임을 인정한다면 기존 판례를 깨는 최초의 판결이 된다. 국가의 입법 행위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세워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입법자(국회의원 등)의 부작위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례는 아직까지 없다. 입법 부작위는 입법 기관이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할 상황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법원에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가의 행위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행위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이론상 가능하지만 실무에서 이를 증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다루는 내용은 허술한 법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라며 "시행령 개정 의무를 해태한 것에 대해 고의나 과실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추상적인 법규범을 제때 개정하지 않은 것
대법원이 23일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열고 "국가가 편의점 접근권을 방치했다"며 장애인과 유모차 이용자, 노인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공개변론을 연다. 2021년 6월 이후 3년여만이자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이뤄지는 첫 공개변론이다. 그만큼 장애인과 임산부,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편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번 사건에서 국가 배상 책임이 인정되면 낙태법 등 입법 공백이나 지연이 일어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국가 상대 배상 청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국가가 장애인 관련법 시행령에서 '편의시설 설치 의무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잡아 장애인·유모차 이용자·노인 등 이용자들이 손해를 봤는지 여부다. 대법원은 국가가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규정한 시행령을 장기간 개정하지 않은 사실이 입법자의 부작위(해야할 일을 하지 않음)라 위법한지, 이 행위가 위법하더라도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해야 하는지를
20일 오전 10시 경기 수원시 수원역 인근 한 편의점 앞. 목이 말라 생수 한 병을 사려던 조봉현씨(65세·남)는 높이 약 10㎝ 문턱 앞에서 멈춰섰다. 서너살 어린아이도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이지만 휠체어를 탄 조씨에게는 넘기 힘든 장벽이다. 조씨에게 편의점의 문턱이 사실상 벽이 돼버린 것은 6년 전부터다. 조씨는 희귀병을 앓으면서 하루 아침에 두 다리를 못 쓰게 됐다. 예전엔 출·퇴근길에 수시로 드나들던 편의점이지만 이제는 경사로가 설치된 편의점을 찾아 헤맨다. 편의점 등 경사로가 없는 소규모 점포 앞에서 멈춰서는 이들이 조씨 같은 장애인만은 아니다. 유아차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도 계단과 문턱은 '일상의 장벽'이다. 경사로가 몸이 불편한 일부 시민들의 관심사만이 아닌 셈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1998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26년이 흘렀지만 경사로가 없어 쩔쩔매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
"요새 공격적인 사업 계획이나 투자 안건이 올라오면 '삼성 좀 봐라'라고 합니다." 최근 만난 재계 한 인사의 얘기다. 삼성물산 부당합병 혐의 사건 이후로 재계에서 웬만큼 파격적인 공격 투자는 자취를 감췄다는 뜻이다. 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사건 재판은 2020년 10월 첫 공판부터 올 2월 무죄 선고까지 1심에만 3년 5개월이 걸렸다. 오는 27일부터는 다시 2심 재판이 시작된다. 이 인사는 "수사는 그렇다 치고 삼성만한 기업이 재판에만 이렇게 3년 넘게 시달리는데 어느 기업이 예전 같이 과감한 사업 계획을 짤 수 있겠냐"고 말했다. 삼성만이 아니다. '국정농단·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6년 6월 검찰수사를 시작으로 3년 4개월이 지나서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 재계에서는 "요즘 재판은 기본이 3년"이라는 한숨이 나온다. "길어지는 재판이 최대 리스크"라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재판이 늦어지면 기업 경영 차질은 피할 수 없다. 반도체업계에
법원과 검찰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피고인이 법원에 합의금을 맡길 수 있는 형사특례 공탁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한 것은 처벌 감경을 노린 '기습·꼼수 공탁'의 부작용이 잇따르면서다. 대검찰청이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꼼수 공탁'에 엄정대응하도록 일선청에 하달한 데 이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8일 오후 3시 제129차 회의에서 형사공탁 관련 양형기준을 논의한다. 특례 공탁제도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일찌감치 제도 도입 논의 과정에서도 수차례 제기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11월 국회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 노력 없이 모든 사건에서 사건번호만 쓰는 식으로 공탁해서 취지가 변질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하는 등 2차 피해의 소지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온 변제공탁의 문제를 우선 개선해야 한다는 이유로 진지하게 논의되지 못했다. ━'인터넷에 공고' 피해자도 모르는 기습공탁 남발…사법 신뢰 훼
#2022년 12월 서울 청담동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1월 항소심 선고를 열흘여 앞두고 법원에 1억5000만원을 기습 공탁(법원에 맡기는 합의금)했다. 피해 아동의 유족이 "오로지 엄벌을 원한다"고 밝혔지만 재판부는 A씨가 1심 선고 직전 공탁한 3억5000만원까지 총 5억원을 공탁한 사실을 고려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으로 형량을 감형했다. 검찰의 2심 재판 구형은 징역 20년이었다. #2022년 수사로 드러난 '자매 그루밍(길들이기) 성폭력 사건'에서도 피고인인 40대 목사 B씨가 피해 자매의 합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피해자 계좌에 2000만원을 보냈다가 되돌려받자 지난해 10월 1심 판결 직전 이 돈을 법원에 공탁하면서 논란이 됐다. B씨는 2019년부터 2022년 여름까지 20여차례에 걸쳐 저지른 성폭행 및 성추행에 대해 법원에만 반성문과 공탁금을 제출하고 피해 자매에게는 단 한
# A씨는 최근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부동산과 예금, 주식을 상속받았다. 상속세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문제는 채무였다. 상속받은 부동산과 관련해 임차보증금 1억원, 지인의 채무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기 위해 채권채고액 1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다. 생전에 아버지 치료비와 변호사 비용도 약 1억원(추정)이 있었다. 상속세를 계산할 때 이런 채무는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A씨의 고민이 커졌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상속세 과세가액을 계산할 때 피상속인이나 상속재산에 관련된 공과금, 장례비용, 채무를 공제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공과금은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피상속인이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며 상속인에게 승계된 조세, 공공요금 기타 이와 유사한 것을 의미한다. 장례비용은 피상속인의 사망일로부터 장례일까지 장례에 직접 소요된 금액(최소 500만원, 최대 1000만원)과 봉안시설이나 장지의 사용에 소요된 금액(최대 50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49제와 같이 장례 이후에 지출한 비용은 공제대
올해도 법복을 벗은 평검사들이 두자릿수에 달한다. 지난해에 이어 수사 경력을 쌓은 '실무 검사' 다수가 로펌 등으로 빠져나갔다. 검찰 안팎에서는 과로 등 근무 악조건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머니투데이가 법무부로부터 확보한 '최근 5년간 퇴직 검사 수' 자료에 따르면 매년 검찰을 떠난 검사가 2019년 111명, 2020년 94명, 2021년 79명, 2022년 146명에 이어 올해는 10월 현재 기준 123명으로 집계된다. 특히 검사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평검사들의 사표가 최근 부쩍 늘었다. 퇴직 검사 중 10년차 이하 평검사는 2019년 19명, 2020년 21명, 2021년 22명에 머물다 지난해 2022년 41명으로 치솟았다. 올해 들어서는 10월 현재까지 35명의 10년차 이하 평검사를 검찰을 떠났다. 검사 재직 연수 4년 이하의 막내급 검사가 사표를 낸 사례도 지난해와 올해 각각 12명, 11명으로 2020년 4명, 2021년 6명
정년은 그대로인데 월급만 깎인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또는 정년이 늘더라도 월급 삭감 폭이 더 커 정년이 늘기 전보다 월급 총액이 줄어든다면 그저 좀더 오래 일할 수 있게 된 데 만족할 수 있을까. 임금피크제가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임금피크제에 대한 법정 공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노사가 첨예하게 맞서는 공방의 한가운데에는 정년과 임금에 대한 이런 근본적인 물음이 자리한다. 이미 대법원 판례가 적지 않지만 처한 현실별로 사례와 쟁점이 워낙 다르다 보니 아직까지도 재판부의 판결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소송전이 앞으로도 좀처럼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 이상인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유지하는 형태(정년 유지형)와 △정년을 늘려주는 형태(정년 연장형)로 구분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2003년 신용보증기금이었다. 이후 2016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자 인건비 부
국회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새로운 법리와 기준을 제시하는 전원합의체 판결이 밀리면 하급심의 유사 사건 재판에도 영향을 미쳐 재판 지연 사태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명수 대법원장 퇴임으로 당분간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와 선고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사회·정치적으로 관심도가 높거나 파급력이 큰 사건을 심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법원조직법에 따라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되지만 대법원장 공석시 권한대행을 맡는 안철상 선임 대법관이 재판장을 맡아 심리를 주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적으로 할 수 있다, 없다로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전원합의체 심리와 판결이 판례 변경, 법리 판시 등의 기능을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행 체제에서 전원합의체를 운영하는 것운 본래 취지에 맞춰 바람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