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주가 고공시대 어두운 그늘 '파산' ③

개인파산 신청은 10년째 4만~5만건대에 머물고 있지만 개인회생 신청은 2023년 이후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회생 접수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 늘면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일정한 소득은 있지만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청년·장년층이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원통계월보·사법연감에 따르면 개인파산 신청은 △2016년 5만288건 △2017년 4만4246건 △2018년 4만3402건 △2019년 4만5642건 △2020년 5만379건 △2021년 4만9063건 △2022년 4만1463건 △2023년 4만1239건 △2024년 4만104건 △2025년 4만908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개인회생 신청은 2023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개인회생 신청은 △2016년 9만400건 △2017년 8만1592건 △2018년 9만1219건 △2019년 9만2587건 △2020년 8만6553건 △2021년 8만1030건 △2022년 8만9966건 △2023년 12만1017건 △2024년 12만9499건 △2025년 14만914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은 2022년보다 65.8% 늘었고 2016년과 비교해도 65.0%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개인회생은 폭증하고 있다. 올해 1~5월 개인회생 접수는 6만744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6만397건보다 7045건, 11.7% 늘었다. 지난 5월 한 달에만 1만2374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개인회생 신청이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까지 늘었는데도 올해 누적 건수가 다시 전년을 웃돌았다. 단순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올해 개인회생 신청은 16만건까지 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산과 회생 신청 비율은 연령대에서 뚜렷하게 갈렸다. 서울회생법원이 공개한 2025년 상반기 개인도산 통계 비교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파산 채무자 중 50세 이상은 78.36%였다. 60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히면 51.14%다. 반면 개인회생은 30~49세가 54.9%로 절반을 넘었다. 29세 이하도 9.5%를 차지했다. 파산은 장래 소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중·고령층에, 회생은 일정액을 변제할 수 있는 청년·장년층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서는 파산보다 회생 건수가 급증하는 배경에 주목한다. 일은 하지만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는 채무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서초동의 한 도산 전문 변호사는 "요즘 청년들은 결혼할 때부터 아파트 자금 마련을 위해 영끌로 수억원씩 빚을 갖고 시작한다. 전 국민이 빚쟁이"라며 "청년 채무 문제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비롯됐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 상승이 젊은 세대에게 '남들은 집 사는데 나는 뒤처진다'는 조바심을 만들었고 그 조바심이 코인·주식 같은 고위험 투자로도 번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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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개인 도산 증가의 원인으로 금리 부담과 내수 부진을 지목했다. 강 교수는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는 것이 파산·회생으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금리 요인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빚이 많고 원금과 이자를 갚고 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가 위축된다. 반도체 중심으로 총량 지표는 괜찮아 보여도 서비스업이나 자영업자 쪽으로 낙수효과가 퍼지는 것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